<가장 큰 상처는 어쩌면 가족이...>

by 카이

매일 열심히 데이서비스에 오시는 할머니가 한 분 계신다.


치매 초기에서 중기로 넘어가는 단계의 할머니이시다.


치매의 상태가 가족이 담당하기엔 무라가 있어보이는 상태이신지라, 요양원측에선 24시간 생활하는 형태로 아예 입소하시는 것이 어떤지 가족에게 의향을 물었었다.


가족은 그렇게 하기를 원하였으나, 정작 본인인 할머니는 입소를 거부하셨다.


하루는 체험식으로 요양원에서의 1박을 시도해 보았으나, 저녁이 되자 집으로 돌아가시겠다고 흥분하시며 계속 화를 내시는 바람에 단 하루도 요양원에서 주무시지 못했다.


그 후, 낮 시간만 요양원의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


......


하루는 이 분의 목욕을 돕던 중, 허벅지에 크고 선명한 멍 자국을 발견했다.


이 할머니가 데이서비스에 다니시기 시작한 이래, 세번째 멍자국이다.


첫번째 발견했을 때, 왜 멍이 있는지 물었을 때 할머니는


“집에 있는 남자애가 팡~ 하고 때렸어”


라고 말했다.


혼자 사시는 할머니는, 근처 딸의 집으로 저녁밥만 먹으러 가신다.


그리고 그 집에 십대의 소년이 살고 있다. 할머니의 손자이다.


아마도 그 손자일 폭행일 것이라 우리는 추측했다.


최초 발견시엔, 딸에게 이러이러한 상황을 전달했더니, 그런 일 없다며 펄쩍뛰며 흥분하며 부정했다.


두번째 멍이 발견되었을 때 딸에게 연락 했을 때는, 인정도 부정도 않고 애매한 태도를 취했었다.


그리고 이번이 세번째다


정황상 손자에게 그런 일을 겪으신 것이 맞는 것 같다.




“정황이 그렇다면 대부분 맞아. 뒤따르는 각자의 사정이 추가될 뿐이지” <드라마 미생 中>




딸이 할머니와 함께 살지 않는 이유가,

손자와 할머니의 관계가 좋지 않은 이유인 것을 입소 초기에 들었었다. 때문에 우리는 추측만 할 뿐이다. 관계가 안좋다는 의미가 이런 것 인줄 몰랐다.


치매 초기를 지나 중기에 접어든 할머니는,

온종일 쉼없이 아이처럼 떼를 쓰며 소리를 지르신다.

또한 매일밤 집에서 조용히 나와 밤거리를 배회하시기도 하신다.



...



치매할머니와 함께 살다 지칠대로 지쳐버린 손자.

어머니와 함께 살고 싶지만, 여러가지 상황상 함께 살지 않는 것을 결정한 딸 .

요양원에 입소를 온몸으로 거부하는 할머니


가족들의 편에 들어 줄 수도,

가족들을 비난할 수도 없는 슬픈 딜레마에 빠진다


치매노인이 있는 가정만이 이해할 수 있는 고통이리라




노인학대는 요양원 입장에서도 매우 큰 사안이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면 구청 및 케어매니저 등에게 보고를 합니다.


참고,


다나카 라는 할머니의 이름은 본명이 아닙니다.


제 글에 등장하는 노인분들의 이름은 (당연히) 모두 가명입니다


여러가지 글 속에 등장하는 노인분들의 이름 중, 여러분이 아는 이름이 등장한다 할지라도, 전혀 그 분이 아니니 오해하지 마시길 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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