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바구

by 카이

요양원 야근 중이다.


올해 100세가 되신 재일교포 할머니가 내게 오셨다. 아마 오늘도 잠이 잘 오지 않으신 모양이다.


-이바구좀 할라꼬 왔어요


교포2세 할머니는 일본에서 태어나셨지만 한국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하신다.


‘한국문화원(?)’ 이라는 곳에서 배웠다는데, 아마도 선생님이 경상도 출신이었던모양이다.


-그래, 요즘 한국사람들, 밥은 안굶고 사능교?


-밥이용?


-내가 젊을때, 먼 친척집 간다꼬 한국에 갔는데, 한국사람들 사는 모습을 보니 눈물이 나서, 들고 갔던 옷이랑 가방이랑 돈이랑 전부 줘뻐리고 빈손으로 돌아왔어요. 한국도 잘 살아야 할텐데, 내가 한국 생각하면 눙물이 나요


-그때가 언젠데요?


-박정희가 대통령되고나서 가봤어요


-하이고~할머니요~그때가 언제란 말인교.강산이 바뀌었어요~


-한국사람들 요즘엔 밥은 먹고 사능교?


-이젠, 잘 먹고 살아요


-밥은 안굶고 산다는 말이지라?그럼 됐씨요~


하시더니, 조용히 방으로 들어가서 주무셨다.


재일교포할머니의 조국사랑은 애틋하다.


그나저나 이바구는 일본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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