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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자 Aug 11. 2023

왜? 은둔형 외톨이에게 불똥 튀나?

20대 은둔형 외톨이

히키코모리

오랜 기간(일반적으로 반년 이상) 집에 틀어박혀서 사회와의 접촉을 극단적으로 기피하는 행위, 혹은 그런 사람을 칭하는 일본어의 신조어. 정신병리학적으로는 회피성 성격장애 삽화다. 한국에서는 보통 줄여서 '히키'로 쓰거나, 언론에서는 일본어인 원래 단어를 수정해서 '은둔형 외톨이'라고 한다. 그러나 꼭 이런 사람들만 히키코모리라고 하는 것은 아니고, 밖에 잘 나가지 않고 집에 있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을 히키코모리라고 장난식으로 하기도 한다.


히키코모리는 회피성 성격장애 증상이 명확하게 보이고, 증상이 심해지면 혼자 살면 집, 부모와 함께 살면 방에만 있는 것이 특징이다. 주위 사람들이 자신에게 위협을 가하거나 피해를 주는 게 걱정돼서 밖에 나가지 않는 것이므로 피해망상도 함께 드러난다. 회피성 성격장애를 가지고 있는 것이 히키코모리의 시작이며, 증세가 크게 악화될 경우 남들에게 비교당하는 열등감에 시달리거나, 음성증상을 보이는 조현병으로 발전할 수 있다.

[출처 : 나무위키]


초등학교 1학년, 어머니가 가출했다.

초등학교 5학년, 아버지가 사찰로 들어가 승려가 되었다.


이후 고모의 손에 자랐으나 정서적, 신체적 학대를 경험했다.


"쇠 파이프로 맞기도 했어요."

"가족과 친척들에게 버림받았습니다."


어린 시절 또래와 다른 성장배경으로 늘 자신감이 없었다.

성인이 되어서 자신의 처지를 알게 되는 것이 불안해 주변 사람들을 경계했다.


의료진에서 사회복지상담을 의뢰했다.

상담 중에도 눈을 마주치지 못했고 초조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인관계에서 오는 불안감으로 한 직장에서 오랜 기간 근로활동이 불가능했다.

(근로기간이 길어질수록 친해지기 위해 다가오는 동료들로 인해 불안감은 높았고 한 직장에서 1~2개월밖에 버티지 못했다)


최근 믿고 의지하던 사람(아는 형)에게 사기 피해를 당했다.

대인관계에서 오는 불안감은 더 커졌고 무능함을 자책하기에 이른다.


남성보다 여성과 대인관계에서 더 큰 불안감과 증오가 생긴다고 한다.

(고모에게 학대를 경험하면서 생긴 불안과 증오인 것 같다)


양육자로부터 애착을 형성하지 못했고 정체성과 친밀감을 만들지 못했다.


몸에 문신을 새기기 시작했고 자살 시도를 했던 흉터를 감추기 위해 문신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새겨진 문신이 몸 전체를 빈틈없이 뒤덮었다.

('범죄도시' 초롱이의 문신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목 끝까지 덮은 전신 문신으로 인한 위화감은 안타까움으로 바뀌었다.

내가 생각하는 안타까움과 별개로 청년은 문신으로 인해 타인이 접근해 오지 않는 것에 매우 만족하고 있었다.


감정조절의 어려움과 대인관계로 인한 불안감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시작했다.


건설 현장에서 일용근로를 하며 생계를 유지했고 생활비가 없어 노숙하며 지내기도 했다.

도움을 기대할 가족이 없었고 매우 심각한 수준의 불안 반응과 대인기피, 자살 시도 위험이 있었다.


지금은 고시원에 생활하며 타인과 만날 일이 적은 새벽 시간 택배 상차(上車)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그마저도 최소한의 생계비가 모이면 아르바이트를 중단하고 집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컵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월세도 체납되었다.

당연히 병원비를 낼 여력이 없다.


관할 행정복지센터에 청년의 생활실태에 대해 알렸고 복지서비스 지원을 요청했다.

행정복지센터 사회복지 담당자는 가정방문을 위해 몇 번을 방문했지만, 청년은 수차례 문전 박대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에 극도로 불안감을 보였다)


행정복지센터 사회복지 담당자는 위기 상황을 인식하고 꾸준히 접촉하기 위해 애써 결국 상담을 하고 긴급생계비와 부식 등 복지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


국민기초생활수급자로 결정되었고 행정복지센터에서도 꾸준한 모니터링을 하고 있어 병원에서는 사례를 종결했다.


최근 몇 년간은 만난 일이 없지만 혹시 자살 시도라도 하지 않을까 우려되어 가끔 건강보험자격을 조회해 보고 있다.

보험 자격이 살아 있는 걸로 봐서 다행히 아직은 아무 일도 없는 것 같다.


2000년대 초반 은둔형 외톨이의 문제가 대두되었지만, 개인적인 문제나 성향 정도로 인식되었다.

지금은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조사와 연구가 더러 보이기는 하지만 그들의 실태를 전부 알기에는 부족하다.


은둔형 외톨이가 되는 이유는 다양하다.

성장 배경, 사회와 경제적 배경, 불안정한 노동환경, 극심한 입시경쟁 등이 원인으로 제기된다.


모종의 이유 때문에 부당하게 사회적으로 매장당하거나 억울하게 범죄의 가해자로 몰리는 경우에도 해당한다고 한다.


최근 흉기 난동 사건 등 사회문제를 다루면서 가해자 중 은둔형 외톨이가 많다는 식으로 언론에서 언급되는 것을 봤다.

흉기 난동과 은둔형 외톨이를 인터넷에 검색하면 많은 뉴스 기사도 볼 수 있다.


흉기 난동에 대한 국민의 분노와 불안감을 은둔형 외톨이에게 투사하고 있다.

부정적 선입견이 생겨나고 사회에서 고립된 배경은 고려하지 않는다.


성장배경이나 사회적 배경을 알게 된다면 그들의 삶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범죄행위를 두둔하자는 말이 아니라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찍지 말자는 것이다.

억울한 누명은 그들의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든다.


은둔형 외톨이도 사람에게 관심이 있고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다만, 지속적인 좌절의 경험과 무력감, 우울감으로 인해 일반적인 사회생활에 괴로워한다.

은둔생활이 장기화함에 따라 정서적, 심리적 문제가 심각해진다.


은둔형 외톨이가 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알고 그들을 사회구성원으로 생각하고 보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다시 우리 곁에 함께 생활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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