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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미와 회오리바람

__ 4월이 왔어요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보미예요. 저는요, 요즘은 날이 따뜻해져서 놀이터에 매일 나가요.


우리 동네는 향기 진동하던 고운 매화꽃은 졌고요, 벚꽃, 앵두꽃, 황매화꽃, 자엽나무꽃, 살구꽃, 민들레가 저마다 예쁘게 피어 있어요. 돌단풍은 화단 맨 앞에 대를 위로 쭉 뻗고 작고 귀여운 하얀 별을 대여섯 개 대롱대롱 달고 있어요. 저는 그 꽃이 만지고 싶어 손을 뻗었지만, 엄마는 꽃은 보기만 하고 꺾는 거 아니라고 여러 차례 말했어요.


오늘은 난데없는 회오리바람이 불어 놀이터에 떨어져 있던 대왕참나무 갈색 잎들을 공중으로 들어 올려 살아 움직이며 춤추게 했어요. 바람이 세차게 부는 바람에 저는 실눈을 뜨고 그 진풍경을 바라보았어요. 진짜 굉장했어요. 근데요, 신기하게도 대왕참나무에는 아직도 갈색 잎들이 많이 매달려 있었어요. 봄바람은 대왕참나무에게 바짝 마른 잎들과 이젠 그만 안녕 인사하라고 찾아온 거 같아요.


사월의 봄볕은 따스한데 바람은 손이 시릴 정도로 차네요. 저는 놀이터에서 시소, 그네, 뱅뱅이, 미끄럼틀을 타면서 아주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어요. 그리고 어린아이, 어른, 자동차, 오토바이, 강아지, 까마귀, 까치도 만나지요. 보고 느끼는 모든 게 신기하고 재미있고 알고 싶어요.


엄마랑 나온 친구들,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다니는 언니 오빠들, 초등학생들, 할머니와 할아버지들, 그 누구를 만나든지 엄마는 안녕! 안녕하세요! 하고 상냥하게 먼저 인사해요. 그러면 우리는 그들과 금세 친해져 가벼운 대화를 시작하게 된답니다. 다들 저를 보며 '아유~~ 귀여워라' 하고 말하며 웃음 짓지요. 그럼 저는 말은 못 하지만 '고마워요 ' 하는 귀여운 표정을 지어 보이지요. 헤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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