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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락이의 오후

__ 키즈카페와 수족관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희락이에요. 오늘은 가족들과 키즈카페에 갔다 왔어요. 두 번째 간 거라 새롭진 않았어요. 그래도 왠지 모르겠지만 뭔가 좀 새롭게 느껴졌지요.


아빠는 모처럼 시간이 나서 우리랑 같이 가서 열심히 놀아주셨어요. 그리고는 가끔씩 한숨을 내쉬며 힘든 내색을 보이셨어요. 그런 아빠 모습을 보면 살짝 걱정이 돼요. 아빠는 제가 늘 엄마! 하고 부르면 엄마만 부른다고 섭섭해하시는데요, 오늘은 제가 아빠를 향해 홈런을 쳤어요. 저도 모르게 적시에 제 입에서 아빠! 하는 발성이 튀어나왔거든요. 앗싸~~~!! 아빠가 크게 기뻐하시는 표정을 보고 저도 아빠 얼굴을 바라보며 함박웃음을 지어 보였답니다. 우리들의 행복한 순간이었지요!


아참, 거기서 어떤 동갑내기 여자아이도 만났어요. 그 애는 덩치도, 키도 저보다 컸어요. 우리는 언젠가 학교에서 다시 만날 수도 있겠지요?


이번에는 조그만 수족관 앞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고 왔어요. 어미 물고기들이 제가 무서웠는지 수초 뒤로 들어가 숨었어요 그래서 멀리 떨어져 있다가 물고기들이 일제히 앞으로 몰려나오면 슬그머니 다가가 관찰했어요. 몇 번 반복하다 보니 물고기들이 부끄러워서 뒤로 숨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는 법. 주차장에서 나와 집에 가려고 엘리베이터를 탈 때 저는 집에 들어가기 싫어서 마구 울었어요. 현관문을 열었을 때도 벽을 향해 두 손을 뻗으며 소리쳐 울었고요. 하지만 엄마는 제가 물 가지고 노는 걸 좋아한다는 걸 아시거든요. 그래서 후다닥 더러워진 옷을 벗기시고는 저를 번쩍 들어 올려 욕조에 넣으시고 온수를 틀어놓으셨어요. 따뜻한 물에 손을 담그자 순식간에 기분이 좋아진 저는 뼛속까지 따뜻한 물속에 앉아 형이랑 즐겁게 놀았답니다. 우리를 바라보는 엄마의 얼굴이 환해졌어요.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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