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_ 축구공
안녕하세요. 제 별명은 하하예요. 얼마 전에는 저의 돌이었어요. 우리 엄마는 저를 위해 하얀 풍선과 생화 꽃 장식이 풍성한 멋진 첫 번째 생일 파티를 열어주셨어요.
입구의 한쪽 구석에는 저의 1년을 돌아보게 하는 사진과 가족사진이 작은 액자에 끼워져 전시되고 있었어요. 제가 더 어렸을 때 병원복을 입은 채 웃고 있는 사진을 보니 서울에 있는 어느 대형병원에서 수술을 받으며 힘들었던 때가 떠올랐어요. 감사하게도, 지금은 제가 아주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고 모든 가족들에게 기쁨을, 웃음을 주는 존재랍니다.
부모님은 코로나시국이라 많은 친척들을 돌잔치에 초대할 수 없어서 아쉽다고 하셨어요. 우리 할아버지는 저를 품에 안고 아주 길게 축복 기도를 해주셨지요. 할머니는 까만 턱시도 예복에 검은 나비넥타이를 맨 제가 너무나 귀엽다며 제 뺨에 연신 뽀뽀를 하셨고요.
돌잡이 시간이 되었어요. 저는 조그마한 축구공을 집어 들었어요. 저를 안고 계시던 아빠는 입을 동그랗게 벌려 놀라움을 표시했어요. 저는 또 마이크를 집어 들었답니다. 커서 축구해설위원이 될까요? 히힛.
그런데요, 요즘 제가 식탁에 올라가려 하면 엄마 아빠는 못 올라가게 해요. 그럴 때마다 저는 앙앙 울음을 터뜨리고 크게 운답니다. 다른 건 제 뜻을 다 받아주고 하라고 하시는데 왜 식탁은 못 올라가게 하실까요? 잉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