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조의 하루

__ 직박구리와 나비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조예요. 저는 매일 새를 관찰하는 걸 좋아해요.


까마귀, 까치, 직박구리, 박새, 비둘기, 참새들이 우리 집 주변에 많이 살거든요.


어렸을 때는 새들이 저를 보러 찾아왔어요. 거실창 밖 나뭇가지에 내려앉거나 땅에 내려앉는 새들과 저는 매일매일 친구로 지냈답니다.


집안에서 걸음마를 시작하고 열심히 걷는 연습을 하고 있을 무렵 기다리던 봄이 왔어요.


어느 추운 봄날, 엄마의 손을 꼭 잡고 밖으로 걸어 나온 저는 새들을 바라보며 "안녕, 친구들아. 나 왔어!"라고 소리 질렀어요. 새들은 저를 보고 반겨주었고요.


그런데 하늘에는 가끔 두두두두 소리를 내며 날아가는 커다란 회색빛 새가 있었어요. 어렸을 때는 본 적이 없는 신기한 그 새는 멀리 시야에 보이지 않을 때부터 큰 소리를 내더니 사라지면 소리가 잦아들고 조용해지더라고요. 내 친구 새들은 그 소리에 깜짝 놀라지 않았을까요?


오늘은 놀이터에서 놀라운 광경을 보았어요. 엄마와 함께 놀이터에 서 있었는데요, 뭔가가 공중에서 옆으로 급히 하강했어요. 눈앞에서 회색빛 직박구리 한 마리가 나풀나풀 날아가는 호랑나비에게 쫓아가 부리를 들어내더라고요.


엄마와 저는 너무 놀라서 유심히 그 둘을 지켜보았는데, 새는 나비를 쫓아 한 번 더 날아가 나비를 삼키려고 해지만 실패했어요.


저는 나비가 새에게 잡아먹히지 않고 도망가서 매우 기뻤어요. 엄마도 그런 광경은 처음이라며 놀라워하셨어요. 오늘 본 그 일이 평생 잊히지 않고 생각날 거 같아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