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_배가 아팠어요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우철이예요. 해종일 비가 내리는 날에도 저는 미소 가득한 얼굴을 지닌 아가랍니다. 우리 엄마 아빠는 언제나 웃고 있는 저를 보면 힘이 나신대요.
오늘 아침에는 우리 집 정원에 직박구리 한 쌍이 놀러 왔어요. 집에서 제일 가까운 나무의 가장 낮은 가지에 앉아 있어서, 엄마와 저는 거실에서 새들을 편하게 구경할 수 있었답니다. 비가 와서 산책을 나갈 수 없었는데 직박구리들이 찾아와서 얼마나 반가웠는지 몰라요.
한 이 주 동안 저는 화장실을 들락날락했어요. 엄마는 하루에 두세 번 이상을 엉덩이를 씻겨주신 후, 욕조 안에 큰 플라스틱 대야를 넣고 물을 받으셨어요. 그리고 저는 그 대야 안에 들어가 동물 장난감들을 가지고 놀았어요.
오늘은 비가 와서 아침에도 저녁 같이 어두컴컴했어요. 이젠 배가 아프지 않고 대변 상태가 좋아졌지만 엄마는 평소대로 욕조 안 대야에서 물놀이를 하게 해 주셨답니다. 그리고 플라스틱 빈 우유병을 하나 주셔서 저는 병에 물을 담고 쏟기를 반복하며 재미있게 놀았어요.
그런데 제가 병에 든 물을 마시려고 할 때마다 엄마는 저지하셨지요. 그래도 많이 슬프지는 않았어요. 이제 저도 안된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게 되었거든요. 병에 물이 차오를 때 물방울이 뽀글뽀글 소리를 내는 게 아주 신기하고 재미있었어요. 값비싼 물놀이 장난감 종합세트가 아니어도 조그마한 빈 우우병 하나만으로 한참 동안 혼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저를 지켜보시며 엄마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저를 바라보셨어요.
오후에 집에 들어오신 아빠는 오늘 처음으로 에어컨을 틀어 주셨어요. 제습모드로 틀어 놓아 거실이 금세 보송보송해지고 시원해져서 기분이 한결 더 좋아지더라고요. 엄마아빠는 흰 러닝셔츠를 입은 제 모습이 무척 귀엽다고 웃으셨어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