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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수의 하루

ㅡ낙엽 치우시는 어르신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경수예요.

요즘 우리 동네 어르신들은 낙엽 치우시느라 바쁘세요. 열심히 빗질을 하시는 분도 있고, 낙엽 청소기 긴 바람통으로 낙엽을 길에서 화단 쪽으로 날려버리시는 분도 있고, 커다란 비닐 자루에 낙엽을 옮겨 담으시는 분도 있어요.

오늘은 아침에 한 번, 오후에 한 번 엄마와 아빠에게 엄청 혼났어요. 하루에 두 번이나. 요즘 제가 원하는 대로, 제 방식대로 되지 않으면 떼를 쓰고 원하는 것을 얻을 때까지 고집을 부리거든요.

엄마 아빠는 오늘 처음으로 제 눈을 똑바로 쳐다보시고 어려운 말로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무조건 떼를 쓰면서 울면 안 되는 거라고 설명하셨어요.

우리 오빠도 오늘 엄마아빠에게 많이 혼났어요. 오빠 역시 떼쓰고 울면 오랫동안 그치지를 않고 고집을 부리거든요.




집 주변을 산책하러 나가면 강아지들도 나와서 산책하고 있어요. 두세 마리가 같이 나오는 집도 있어요. 나와서 오줌도 누고, 응가도 해요.


저는 응가 그림책을 보는 걸 좋아해요. 강아지들이 응가하는 걸 잘 관찰해요. 비둘기와 까치가 응가하는 순간도 봤었어요. 엄마는 살아 있는 동물은 모두 다 응가를 한다고 말했어요.

저는 노래도 잘 불러요. ‘문어의 꿈’ 노래를 좋아해서 아~아아아아아~!!! 제가 목청껏 노래를 하면 우리 엄마 아빠 얼굴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의 표정으로 바뀌지요. 이런 제가 이번 주엔 왜 다르게 변해가는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히잉. 엄마는 제가 커가는 과정이라서 그렇다고 하셨어요. 그 말에 저는 살짝 안심이 되었어요. 엄마, 아빠, 많이 많이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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