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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이와 이사

__엄마는 왜 울까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바바이에요. 오늘은 사랑하는 친구들과 이별하는 날이었어요. 일 년 넘게 주 5회 만나던 친구는 저와 정말 잘 어울려 놀았던 친구였지요. 친구는 저보다 훨씬 나이가 많으신데요, 저를 무척 귀여워해 주셨지요.


우리 집은 곧 먼 곳으로 이사를 간대요. 그래서 제 나이 많은 친구와 저는 이별할 사람들과 가게와 놀이터들, 그리고 새들에게 차례차례 인사를 했어요. 일방적인 작별인사였지만요.


저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엄마와 손을 잡고 일찌감치 산책을 나갔어요. 동네 단골 빵집과 두부가게에 들렀어요. 갓 구운 빵과 따끈한 두부를 사 왔어요. 아침은 간장과 깨소금을 뿌린 순두부를 맛나게 먹었어요. 제가 직접 걸어가서 사온 두부여서 그런지 더욱 맛있었어요.


뒤돌아보면 추억이 가득한 공간들인데요, 헤어진다는 게 도무지 뭔지 모르는 저에게는 늘 그 곁에 있을 줄 알았던 즐거운 때만 생각할 뿐이랍니다. 그네, 뱅뱅이, 미끄럼틀과 구름다리를 처음부터 배우고 마스터한 정겨운 동네 놀이터를 바라보았어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최근에 엄마랑 이사 가는 집에 미리 가봤었는데요, 거기는 산과 인접한 집이어서 아주 좋았어요. 세상은 아주 넓어요. 저는 지금은 뛰어다닐 정도로 튼튼한 다리가 있으니 감사해요. 사랑하는 친구들과 두 팔로 안으며 작별 인사를 할 때도 저는 슬프지도 않고 눈물도 나지 않았어요. 이별이 진짜로 뭔지 몰랐으니까요. 다시 만나자고 친구들과 약속만 할 뿐이었지요. 건강한 모습으로 걸어서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하지만 우리 엄마는 친구들과 이별하며 눈물을 글썽거리시며 고개를 다른 쪽으로 돌리셨어요. 저는 이유가 궁금했어요. 뭐가 슬프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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