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이 통하지 않는 이유

설득에는 좋은 설득과 나쁜 설득이 있다

by 김광영

좋은 설득과 나쁜 설득의 차이


영업사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할 때다

나는 보통 이런 질문으로 시작한다.


"고객 설득, 자신 있으신 분?"


몇몇은 고개를 끄덕이고,

몇몇은 멎쩍은 미소만 보인다.


그리고 이렇게 다시 묻는다.


"그런데 그 설득,

고객이 정말 원해서 한 결정이었습니까?"


잠깐 정적이 흐른다.

그때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설득에는 두 가지가 있다.

좋은 설득과 나쁜 설득이다.


나쁜 설득은 이런 특징이 있다.

설득은 되었지만 어딘가 찜찜하다.

결정을 했지만 내 선택 같지 않다.

시간이 지나면 생각한다.


'내가 산 게 맞나'

'괜히 했나'


그리고 결국 그 관계는 오래 가지 않는다.


반대로 좋은 설득은 다르다.

결정을 한 사람이 이렇게 느낀다.


'내가 선택했다'


그래서 행동이 이어지고 관계도 이어진다.




설득하려 할수록 실패하는 이유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설득을 기술로 생각한다는 데 있다.


어떻게 말할까,

어떤 타이밍에 제안할까,

어떻게 밀어붙일까.


하지만 여기서부터 설득은 어긋난다.


사람은

누군가 나를 설득하려 한다는 걸 느끼는 순간

본능적으로 저항한다.


이건 고집의 문제가 아니다.

통제권의 문제다.


내가 선택한다고 느껴야 하는데

누군가 나를 움직이려 한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

사람은 반대로 반응한다.


그래서 이런 현상이 생긴다.


부모가 반대할수록

더 사랑이 깊어지는 것..


우리는 이것을

'로미오와 줄리엣 효과'라고 부른다.


막을수록 더 강해진다.

밀어붙일수록 더 멀어진다.




설득은 내 말이 아니라 상대의 욕구다


여기서 설득의 방향이 바뀌어야 한다.


설득은

내가 얼마나 말을 잘하느냐가 아니라

상대가 무엇을 원하느냐의 문제다.


이때 자주 드는 비유가 있다.


낚시다.

훌륭한 낚시꾼은

자기가 좋아하는 미끼를 쓰지 않는다.


물고기가 좋아하는 미끼를 쓴다.

물의 온도, 위치, 깊이까지 파악한다.


그래야 잡힌다.


설득도 똑같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으로 말해야 한다.


내 기준이 아니라

상대의 기준으로 움직여야 한다.




설득은 한 번에 끝나지 않는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더 오해가 있다.


설득은

한 번에 끝나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강한 한마디,

결정적인 한 번의 제안.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설득은 사건이 아니라 과정이다.


신뢰는

한 번의 말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시간이 쌓이고,

경험이 쌓이고,

관계가 쌓여야 한다.




설득의 마지막은 책임이다


그래서 설득의 마지막은

결국 이 지점에 닿는다.


책임이다.


많은 사람들이

책임을 결과로만 생각한다.


성과가 나왔는가,

계약이 되었는가.


하지만 진짜 책임은 다르다.


설득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그 이후까지

함께 가는 것이다.


영어로 책임은 responsibility다.

response와 ability가 합쳐진 말이다.

반응할 수 있는 능력.


즉 설득이란

상대가 그 선택 이후

어려움을 겪을 때

의문이 생길 때

그 순간에 반응해주는 것까지 포함된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정의한다.


설득은

상대를 움직이는 기술이 아니다.

그 선택을 함께 책임지는 태도다.


그리고 그 태도가 없다면

그건 설득이 아니라

그저 조금 더 정교한 강요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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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뮤니케이션 칼럼니스트 김광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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