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는 샘이 담아낸 성수동 작은 햄버거 가게들
성수동에는 ‘작은 햄버거 가게’가 많다. 대중화된 입맛보다는 개인에게 특화된 맛을 보여주는 성수동의 핫플레이스가 넘친다. 오늘은 햄버거 리뷰다.
길 가면서 순서대로 먹으라고 경로를 짜준 듯한 위치의 햄버거 가게들… 성수동에 산다면 이 모험길에 동참해보자.
일구공 버거
일명 '최현석 버거집'으로 더 유명한 일구공 버거는 최현석 셰프가 운영하는 버거집이다. 두툼한 베이컨과 맥주를 부르는 고기고기함은 버맥을 즐기는 이들에게 아주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미트 러버의 햄버거엔 로메인과 같은 야채를 아예 빼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일구공 버거는 야채가 곁들여져 좋았다. 검은깨가 수북이 쌓인 폭신한 번도 마음에 들었다.
ZESTY SALOON(제스티 살룬)
밤에 가면 더 멋진 제스티 살룬의 시그니처 메뉴는 와사비 쉬림프 버거다. 성수동 버거집 중에 웨이팅이 가장 길었던 관계로 다른 버거는 먹어보지 못했지만 아직 난 이보다 맛있는 새우버거를 먹어본 적이 없다.
두툼한 튀김옷 안에는 탱글탱글한 새우가 헤엄치고 있으며 적당히 썰린 양파가 풍미를 더한다(일단 번이 너무 잘 튀겨졌다). 번이 다소 밋밋하지만 그 밋밋함 덕에 새우의 맛이 더 잘 느껴지니 이것은 노림수가 분명하다.
엘더 버거
엘더 버거는 서울숲 위쪽에 위치하고 있다. '미국 버거 챔피언(그룹 ZAM의 황현민 님)이 만든 수제버거'라는 수식어로 유명한 가게이다. 베이컨까지 직접 만드는 게 특징, 위에 사진처럼 야채도 키워서 넣어주시는지는 의문이다(같은 수경재배로 자라난 야채를 이용한다고 한다).
버거는 무난하다. 패티의 굽기도 나쁘지 않았고 당일 날 구워지는 번의 신선함도 좋았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양파가 좀 맵다. 다른 맛을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맵다. 3번 갔는데 3번 다 매웠다.
BAS BURGER (바스 버거)
얼마 전 미트러버 행사 때 먹은 세트다. 바스 버거 또한 고기고기한 햄버거집이다. 또 하나의 버맥집, 점심때 가면 자리가 없어서 다른 데로 가야 할 정도로 장사가 잘 되는 편이다.
또한 드러내는 친절함이 이곳의 강점이다. 무슨 말이냐면 바스 버거는 음료의 리필과 감튀의 무한리필이 가능하다 :D 이 얼마나 혜자로운가 콜라가 무한이라니!
LE Freak (르프리크)
르프리크의 시그니처 버거인 내슈빌 핫 치킨버거는 치킨버거지만 치킨버거답지 않은 기품이 있다. 놀랍도록 기름지고 흉악한 맛이지만 패티 위에 듬뿍 올려진 코울슬로가 그 느끼함을 모조리 다 씹어 먹어준다.
흡사 원빈, 다이어트의 뚝배기를 깨부수는 맛이다. 2019년에 시작된 가게가 이렇게 핫해질지 누가 알았겠느냐마는 이곳에 와서 맛을 본다면 그 해답을 찾을 것이다.
Fingertips(핑거팁스)
핑거 팁스는 화려한 햄버거집은 아니다. 가벼운 분위기로 보여서 기대를 안 했던 햄버거 가게이기도 하다. 그. 러. 나 버거의 밸런스가 무척 좋은 편. 풍성한 야채와 달달한 번의 조화가 매우 좋다. 거기에 약간 핑크빛이 감도는 적당히 익힌 패티가 버거의 맛을 살려준다.
너무 고기고기한 버거로 일주일을 채워갈 때 핑거팁스의 버거 하나면 위장을 비워내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 by 벨레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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