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에단이야. 오늘은 가장 유명한 모터스포츠, 포뮬러 1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할 거야. 여기에 앞으로 WRC, 르망 24시 내구 레이스와 같은 모터스포츠들을 차례로 소개할 테니 많은 기대 바래.
가장 유명한 모터스포츠, Formula 1을 즐겨보자
모두들 F1 레이싱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있을 거야. 경주용 자동차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모양을 한 머신이 달리는 레이스 정도로 잘 알려져 있지. 하지만 여전히 한국에서는 생소하고 마이너한 모터 스포츠지. 같은 트랙을 똑같이 돌기만 하는 것처럼 보이는 F1, 그 재미를 한번 찾아볼까?
F1은 1950년, 영국 실버스톤에서 최초로 세계 챔피언을 뽑는 월드 드라이버스 챔피언십(world Driver’s Championship)이 열리면서 역사가 시작돼.
F1의 공식적인 이름은 FIA, Formula One World Championship이며, FIA(국제 자동차 연맹)가 관장하는 포뮬러 원 챔피언십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 ‘포뮬러’라는 의미는 모든 참가자의 차가 지켜야 하는 규칙을 말해.
F1은 세계 각국을 순회하면서 각각의 트랙을 달리게 되는데, 각 경주를 그랑프리(GrandPrix)라고 칭해. 각 그랑프리마다 순위대로 포인트를 부여하지. 시즌 그랑프리가 모두 끝나면 가장 많은 포인트를 얻은 드라이버가 월드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를 얻는 방식이야.
2020 시즌은 22개의 그랑프리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이슈로 총 17개의 그랑프리만 진행이 됐어. 시계를 앞으로 돌려보면 2010년, 전라남도 영암에서 코리아 그랑프리가 열렸던 기억도 있지.
하나의 그랑프리는 프랙티스(Practice), 퀄리파잉(Qualifying), 본선 레이스(Race) 세 단계로 구성되어 있어. 프랙티스는 연습 주행으로 주어진 시간 동안 선수들이 머신과 트랙 등 여러 가지 컨디션을 체크하는 기간이야.
퀄리파잉은 예선전으로, 순위 경쟁이 아닌 가장 빠른 랩타임으로 경쟁을 하게 돼. 총 3번의 퀄리파잉이 룰을 따라 진행되고, 세 번째 퀄리파잉에서 가장 빠른 랩타임을 낸 드라이버가 본 레이스에서 폴 포지션을 차지해. 즉 가장 앞에서 레이스를 시작하게 되지.
이제 머신에 대해 얘기해 볼까. F1 머신은 일반적인 자동차와는 많이 달라. 현대 자동차 공학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는 각종 하이테크 기술력과 소재를 쏟아부어 만들어지지. 한 대당 100억이 넘는다고 알려져 있어.
분당 1만 8천 번 회전하는 엔진과 최고 레벨의 하이브리드 기술력은 아반떼 급 1600cc 엔진에서 약 800마력의 출력을 뿜어내. 놀랍게도 이 숫자는 환경 문제로 인해 제약된 출력이야. 10년 전만 해도 2400cc 엔진이 서킷을 누볐지.
F1 머신은 공기역학 덕분에 F1 머신은 이론상으로 천장에 거꾸로 매달려 달릴 수도 있다고 해. 일정 속도에서는 바람이 차체를 아래로 누르는 힘이 자동차의 무게가 가지는 중력보다 더 강하다는 뜻이야.
F1 머신의 최고 시속은 350km 정도인데, 사실 F1 머신이 가장 빠른 자동차는 아니야. 예를 들어 일반 도로에서 달릴 수 있는 부가티 치론을 비롯해 여러 하이퍼 카들은 400km에 가까운 속도를 낼 수 있는 차들도 있지.
하지만 F1 머신은 최고 속력보다는 무시무시하게 빠른 가속력과 코너링 스피드가 중요해. 코너에서는 5G에 달하는 중력가속도를 견뎌야 해. 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h까지 2초 만에 가속하고, 200km/h까지는 4초가 걸린다고 하니 정말 상상이 안 되는 운동 성능을 지니고 있지.
F1, 어떻게 보아야 재밌을까?
자 그러면, 뭘 어떻게 보아야 F1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까? F1에 흥미를 불어넣는 요소들은 아주 많아. 가장 먼저, 선수 개개인에 집중하는 것도 아주 재미있어. 전 세계에 20명밖에 없는 F1 드라이버들은 한 명 한 명이 그야말로 월드스타니까.
오랜 기간 정점의 기량을 뽐내고 있는 루이스 해밀턴은 2020년 시즌 우승하며, 마하엘 슈마허의 7회 월드 챔피언 기록과 타이를 이루기도 했어. 이슈가 발생해 순위를 잃었을 때에는 화려한 오버 테이크 쇼를 펼치기도 해.
여기에 2020년, 한국계 영국인이 처음으로 F1 레이스에 참가했다는 소식이 화제가 되었었지. 영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한세용(잭 에이킨) 선수가 그 주인공이야.
사키르 그랑프리에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루이스 해밀턴의 공백 때문에 메르세데스 벤츠의 하위 팀 윌리엄스에서 1개의 그랑프리를 소화했지. 그렇게 F2 드라이버인 한세용 선수는 무난하게 F1 그랑프리를 마치게 되었고 유니폼에는 태극기와 유니언잭이 나란히 새겨져 있었어.
드라이버뿐만 아니라 각 팀 머신들은 톱 스피드가 좋다거나, 코너링이 좋다거나 하는 특징이 있어. 그래서 여기에 따라 팀 작전이 크게 변화하게 돼. 또 한정적으로 주어지는 하드, 미디엄, 소프트 3종류의 타이어를 어떻게 사용하고 분배하느냐에 따라 피트 전략을 다르게 세우게 되지.
타이어를 관리하며 천천히 오래 타는 선택을 할 수도 있고, 최고의 페이스로 달리며 한 번 더 피트를 하는 작전도 가능해. 한계에 다다른 타이어를 어르고 달래며 도망치는 레이스 선두의 모습을 보는 것도 하나의 묘미라고 할 수 있지.
피트에서 순식간에 타이어를 바꿔주는 피트 크루 역시 변수가 되기도 해. 최고의 크루 같은 경우 1.9초 만에 타이어 4개의 교체를 끝내며, 작은 실수로 1초의 시간을 잃는 순간 순위를 함께 잃어버리기도 하지.
DRS와 ERS라는 흥미로운 시스템도 F1을 보는 또 하나의 재미야.
DRS(Drag Reduction System)는 순간적으로 리어 스포일러의 각도를 열어 다운 포스를 줄이고 직선 주로에서 최고 속도를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이지. 순간적으로 10km/h 이상의 속도를 얻을 수 있지만 트랙의 특정 부분에서 선행 차량과의 기록이 1초 이내일 때에만 사용이 가능해. 오버 테이크 버튼이라는 비꼬는 듯한 별명도 가지고 있지만 덕분에 직선 주로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며 중요한 변수로 작용해.
반면 ERS(Energy Recovery System)는 F1 머신이 달리면서 발생하는 에너지들을 회수해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선택적으로 동력에 보태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이야. 엔진 열에너지까지도 전력으로 바꾸어 저장하지. 이렇게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 에너지는 동력 에너지로 변환되어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어. 어디에서 전력을 모으고 어디에서 사용할지에 대한 전략적 선택이 가능해져.
이 두 가지 시스템은 각 팀 작전과 결합돼 조금 더 다채롭고 흥미로운 레이스 장면들을 연출해. 오버 테이크가 더욱 장려되는 만큼 박진감 넘치는 레이스가 만들어지게 됐어.
F1은 여기에 우발적인 변수들이 더해지게 돼. 레이스 도중 갑자기 비가 오는 경우 미끄러워진 트랙은 새로운 타이어를 요구하고 드라이버들은 피트인을 강요당하지. 막 새 타이어로 바꾼 드라이버와 팀에게는 천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봐야 해.
또 노면 위의 이슈 혹은 드라이버의 실수에 의해 사고가 발생하기도 해. 작은 크랙이나 돌이 타이어 파열을 일으키고, 과욕이 부른 대가를 치르며 경기에서 리타이어 하기도 하지.
이런 요소들이 동시에 요동치는 게 바로 F1이야. 조금만 관심을 갖고 보게 된다면 여러 가지 스토리가 눈에 보이기 시작해. 그러면 바깥쪽과 안쪽을 속이며 추월하려는 머신의 놀라운 움직임이나, 닳고 닳은 타이어를 안고 매섭게 어택 하는 후행차량을 막으며 달리는 박진감 있는 레이스가 보여. 그렇게 집중하다 보면 어느덧 시간이 흘러 그랑프리가 끝나가고 있지.
분명 F1은 한국에서 즐기기엔 그 인프라가 부족한 실정이야. 접근성이 용이하지 못하지. 모터스포츠 자체가 불모지라 할 수 있어. 하지만 다음에 다룰 현대자동차의 WRC(World Rally Championship) 우승이나 한국계 선수의 F1 등장 같은 이슈들이 계속 나오는 만큼 앞으로 우리나라 모터스포츠 인기가 더 커지길 바래.
에단 한마디 : 전기차도 좋지만 내연기관이 영원했으면 해! V8! V8!
이미지 = www.formula1.com
*편집자 주 : 넷플릭스 <F1, 본능의 질주> 시리즈 추천합니다. 큰 화면, 사운드바 필수.
https://www.youtube.com/watch?v=iDlKRLmmy1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