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 시간에 주로 뭐 하나요?

음... 인터넷?

by 명희

누가 "인터넷이 사람에게 좋은가 안 좋은가?"라는 토론을 하자고 하면 나는 아마도 안 좋다는 쪽에서 합리적 주장을 폈을 거다. 이유는 중독성 때문이다. 물론 이건 인터넷 잘못은 아니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 인터넷에서 과다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인터넷 없는 시간을 견딜 수 없게 될 거다. 특히 한국은 어른의 95%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인터넷 보급률과 접속 속도가 세계 1위라니 아무래도 더 많은 사람이 사이버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고 그만큼 중독이 될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한 통계에 따르면 2020년 한국인은 주당 20.1시간 인터넷을 사용한단다. 그런데 2021년 통계를 보면 세계 인구의 59.5%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하루 평균 이용 시간은 6시간 58분이다. 그러면 인터넷 보급률이 96%인 한국은 앞에서 언급한 수치보다 더 오래 인터넷을 사용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중독성 문제만 조절된다면 인터넷 덕분에 다양하고 많은 정보를 쉽고 빠르게 얻을 수 있으니 혼자 공부하기가 편해진 건 부인할 수 없다.


예전에 지금처럼 온라인 사전이나 유튜브 강의가 많았다면 여러 분야의 지식을 더 빨리 습득했을 거다. 그러나 정보가 너무 많아서 무엇을 봐야 좋을지 모를 때가 많고 비디오만 계속 보다 보면 분명 많은 걸 들었는데 머릿속에서 정리가 안 될 때가 있다. 그래서 유튜브 같은 동영상 플랫폼에 올라온 정보를 자기 주도 학습에 잘 이용하려면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인터넷은 세 가지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전자사전을 보고, 구글 검색을 하고, 유튜브를 본다.


첫째, 전자 사전은 책을 읽거나 글을 쓸 때 자주 사용한다. 책을 읽는 동안에는 내용의 흐름을 끊고 싶지 않아 단어를 찾지 않는다. 그러나 꼭 알고 싶은 단어가 나오면 메모지에 기입해 놓았다가 나중에 한꺼번에 찾아서 노트에 쓰고 비슷한 낱말을 어휘집(thesaurus)에서 찾아보면 더 많은 단어를 기억할 수 있다. 물론 전자책은 낱말을 누르면 직접 뜻을 볼 수 있어서 편리하다. 그러나 어휘를 익히는데 더 효율적인 것 같진 않다. 종이책에 익숙해서 그런지 단어도 직접 손으로 써야 더 기억에 오래 남는다. 때로 어떤 단어는 고집스럽게 장기 저장이 안 되는데 그래도 계속하다 보면 어느 순간 익혀진다. 그리고 프랑스어를 공부하다 보니 영어 단어와 비슷한 게 많아서 함께 익히면 서로 시너지 효과가 있다. 특히 프랑스어는 영어보다 발음 변화가 적어서 철자를 익히는데 좋다. 예를 들어, '계급제'라는 뜻을 가진 hierarchy를 영어로 읽을 때 철자를 기억하기가 어렵지만 프랑스어로 읽으면 기억하기가 쉽다. 발음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전자 사전에서 발음도 들을 수 있으니 정말 외국어 공부하는 게 너무 편해졌다.


둘째, 구글 검색은 알고 싶은 내용을 간단히 훑어보고 싶을 때 사용한다. 예를 들어 이 글을 쓰면서도 인터넷에 관한 통계를 찾고 싶어서 구글 검색을 했다. 한국어로 검색하는 것보다 영어는 좀 더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좋다. 그런데 이것도 검색창에 어떤 내용을 쓰는가에 따라 조금씩 다른 정보가 올라온다. "인터넷에서 보낸 시간 (time spent on the Internet)"라고 검색해서 처음 나온 기사와 "온라인 평균 사용 시간 (average time spent online)"을 검색할 때 나온 기사가 다르다. 그러나 두 기사는 다 스태티스타(Statista)라는 통계 회사의 자료를 바탕으로 쓴 글이었다. 그래서 나도 스태디 스타의 통계자료만 인용했다. 어쨌든 구글 검색으로 가장 많이 방문하는 곳은 위키피디아(Wikipedia)다. 인문학이든 과학이든 개론 수준은 위키피디아에서 어느 정도 학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유튜브는 학습뿐만 아니라 오락도 즐길 수 있어서 가장 길게 머무르는 플랫폼이다. 30년 넘게 잘하지 못하던 요리를 유튜브 덕분에 단번에 해결했으니 확실히 학습 효과가 증명된 셈이다. 가지나물, 오이김치, 깻잎찜 등 다양한 반찬을 유튜브를 보고 따라 하니 제법 맛이 났다. 요리 외에도 구글 클래스 줌 등 새로 나온 플랫폼에 관한 정보도 모두 줌으로 학습했다. 그뿐인가? 듣고 있으면 에너지를 받는 동기 부여 동영상은 상담사 역할까지 해준다. 외국어를 공부한다면 이런 동영상을 들어보라고 추천한다. 자연스럽게 말하는 걸 배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쁜 습관 버리기” “당신을 변화시키는 7가지 습관” 등 실용적인 지침을 제공하고 있어서 좀 우울할 때 들으면 이상하게 기운이 솟는다. 물론 어떤 일이든 자신이 필요하다고 느껴야 실행에 옮기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그래서?"라고 시큰둥하게 받아들이겠지만 외국어를 공부하고 있는 사람이면 한번 찾아보기 바란다. 최근에는 눈이 피곤해서 유튜브에 올라온 오디오 책도 자주 듣는데 옛날에 라디오로 연속극 들었을 때처럼 재미있다. 게다가 책에 나온 개념이 잘 이해가 안 되면 그걸 설명해주는 동영상을 찾아서 공부할 수도 있다. 인문학의 경우 미국 영국 대학 교수들이 올린 다양한 동영상이 배포되어 있어서 누구나 스스로 공부하며 터득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인터넷 덕분에 할 수 있는 게 많아지다 보니 자연히 인터넷에 오래 머물게 된다. 그러나 아무리 지식을 함양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활동이더라도 사이버 공간에서 너무 오래 노는 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게 느껴진다. 눈도 아프고 어깨도 쑤시고 혈액순환도 잘 안 되어 다리도 붓고. 그래서 한 번에 1시간 이상 앉아 있지 않으려고 하는데 잘 되지 않는다. 어떤 땐 5시간 앉아 있다 일어나면 머리가 핑 돈다. 오노레 드 발자크(Honoré de Balzac)가 글을 쓰다 돌아가셨다는데 나는 인터넷 하다 어떻게 될 것 같다. 다행히 줌 수업 대신 교실 수업을 재개하여 많이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스스로 좀 더 움직일 일을 만들어야겠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손자의 옹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