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운 Nov 04. 2022

사랑의 능률

[문장 우리기] #13. 두 여자의 인생 편집 기술

일을 하거나 기획을 할 때, 밑그림을 그리듯 ‘스토리텔링‘을 시작으로 삼는다.

타자의 이야기가 우리의 이야기로 확장되듯 모든 경험이 그 안의 이야기를 나의 이야기로 체화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글쓰기를 사랑하는 나도 연결되어 있다. 사랑이 능률을 높이고, 동기를 부여한다.


그런 맥락에서 <두 여자의 인생 편집 기술>은 마음이 통하는 인사이트를 기대했다.

책을 수식하는 카피에도 동했지만, 출판 계에 오랜 이력을 남긴 두 사람 고유의 이야기를 기대했기 때문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공감이 잔잔히 남을 뿐 파동은 일지 않았다.

하지만 여타 자기 계발서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건 꿈을 향해 산다는 자체가 유사하기 때문 아닐까 생각해본다. 잘 사는 것에 대한, 행복해지고 싶은, 일을 잘해 인정받고 그 보상을 내 행복에 보태는 것.

그 일상과 꿈을 좀 더 오래 꾼다고 해서 다를 건 없을 것이다.

다만, 성공한 인생 선배로서 보다 꾸준히 고민하고 이겨낸 그들의 오랜 시간을 동경한다.




흔히 '유전적, 환경적 요소를 넘어서는 노력을 재능이라 부르지만, 진정으로 대단한 재능은 질리지 않는 것(<시선으로부터>, 정세랑)이라는 인용처럼 꾸준한 힘은 결코 어디에서도 밀리지 않는단 믿음이 항상 있다. 지속은 노력을 배신하지 않는단 믿음.

내 경우, 꾸준의 힘이 '글'에 와닿길 바라는 마음을 갖고 있다.

스스로 1차 독자가 되어 인생 절정의 순간을 다시 꺼내 되새김하는 기쁨을 맛본다는 작가처럼, 습작은 온전히 나의 기쁨에서 시작되었다.

추억을 말할 때 과거를 미화하거나 검열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꺼내보는 일.

잊고 있던 지난 기쁨이나 내 안의 나를 기억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즐기며, 나의 시간이 글을 따라 역사처럼 깊어지는 경험.

현재를 살지만 과거를 아끼게 되는 이유다.

더불어 ‘가장 흥분되고 도전적이고 중요한 우정은 나 자신과 가지는 관계’라는 말에 공감한다.

글을 쓰면서 내가 기억 못 하던 혹은 변화한 나와 만나 가까워지고 있다. 매일 조금씩 새로운 사람이 되어보고 싶다.



언제나 사소한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상의 감각이 합해져 한 사람의 태도를 만들고 언어를 탄생시키니까. 누군가를 추억할 때 떠오르는 건 실력이 아니고 태도의 말들이었다. <태도의 말들> (엄지혜, 유유)  P45
70퍼센트 정도 힘들고 30퍼센트 즐겁다면, 괜찮은 일이라 생각해요.   P71
일은 '잘하고 싶어야' 잘하는 것 같아요. 이 분야에서, 이런 일에 있어서는 정말 잘해보겠다, 이 업계에서 최고가 되어보겠다, 뭐 그런 결심 비슷한 것이 있어야 시동을 걸 수 있지 않을까요?    P84
좋아한다는 말, 고맙다는 말, 미안하다는 말을 자주 하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말에는 묘한 힘이 있어서 마음속에 있던 것들도 이렇게 밖으로 끄집어내면 그 말에 충실하게 살려고 노력하게 되더라고요.   P145
후회가 꿈을 대신하는 순간, 우리는 늙기 시작한다.  <나이 드는 것의 미덕> (이끌리오, 1999)   P199
이미 흘러간 과거에 사로잡히지 말고 막연한 미래에 기대지 말고 일단 현실에서 매일 열심히 살 것. 안 가본 곳을 가보고 안 해본 일을 하고 매일 조금씩 새로운 사람이 되어볼 것.    P243
그 대상이 사람이건 취미이건 나이와 상관없이 마음속에 꺼지지 않는 전등을 하나 밝혀놓고 있는 것. 그것이 덕질의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나 자신은 물론이고 세상을 유쾌하고 재미있게 만들어주는데 일조하는 것이 바로 이런 애정과 집착이 아닐까 싶어요.   P250
행복이란,
평범한 일상이 유지되는 것이다


최근 들어 내가 생각하는 행복이란 내가 원하는 대상들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것이다.

원할 때 꺼내어 볼 수 있는 것, 함께 할 수 있는 것이다. 그 현실에 일상이 다정해지는 순간이다.

단순해도 결코 가볍지 않은 매일매일의 일상.

일단 현실의 매일을 열심히 살되, 일상에 행복을 느끼는 순간을 많이 심어 두자 생각한다.

꾸준히 글을 쓰고, 기억하며, 더 많이 사랑하자 생각한다.

행복을 향한 몰입이자 행복의 다른 이름.


#오늘의 추천 BGM

starry night by Peggy gou (출처: Gudu records Youtube)


 


매거진의 이전글 사랑하는 사람에게 시를 주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