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전시회
7시 40분. 예상보다 이른 도착에 아침의 여유를 얻는다.
커피를 내리고 루틴을 맞이한다.
하루 중 가장 맑고 고요한 시간 앞에 소중히 집중한다.
어제 퇴근 전 북마크 해둔 그룹의 신규 프로젝트를 찾다 길게 줄을 선 '즐겨찾기'에 시선이 멈춘다.
지난 관심사와 거쳐온 업무 관련 정보들이 궤적처럼 쌓여있다.
시선을 따라 지난 시간이 흐른다.
아득한 탐색의 역사들이 다정히 전시되어 있다.
당시에는 방앗간처럼 드나들었을 무수한 주소들.
이 또한 추억 같아 일부만 손을 대고, 대개의 흔적은 남겨둔다.
그러고 보면 '즐겨찾기'의 영어 역시 'favorites', 문화어로는 '수집통'이다.
차곡차곡 모아 온 나의 최애들이 나를 오감 가득한 여정으로 이끌었을 것이고, 취미라는 일상의 재미를 안겨주었을 것이며, 다양하게 거쳐온 업무를 차분히 풀어가는 실마리가 되었을 것이다.
내 인생의 즐겨찾기를 생각해 본다.
나의 과거의, 현재의, 미래의 즐겨찾기(Favorites)를.
시간의 전시회 속에 더 많은 나를 발견하고, 눈앞에 놓인 행복처럼 부지런한 여정을 기록할 것.
나를 초대할 것.
*대문 이미지 출처: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