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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운 Aug 16. 2022

비에도 지지 않고

조금은 친절하게

요사이 비를 좋아하는 마음과 말 모두를 아끼고 있다.

지난주 여행길에 만난 비 폭탄에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운전이 아슬아슬했지만 그럼에도 비가 무섭거나 싫지 않았다.

연한 비가 사랑스럽대도 여름날 장대비는 투박한 소리마저 시원하고 달았다.

그럼에도 연일 보도되는 폭우 피해에 마음이 좋지 않은 건 어쩔 수 없다.

성에 차지 않은  비를   보고 싶대도 이젠 그만  때가 되었나 싶다.

 

어제저녁은 짧은 소나기가 스쳤을 뿐 밤 사이 대체로 안녕한 듯보인다.

입추가 지난 하늘은 더 높아졌고, 오늘 출근길에 본 잠수교도 아침 해에 몸을 말리고 있었다.

이제 모든 게 가을로 향하는지 아침 공기도 어제와는 사뭇 다르다.

점심에 외출을 하며 본 하늘은 선하게 푸르고 예뻤다.


예보대로라면, 이번 주 몇 번의 비가 더 올 예정이지만 누군가의 아픔으로 확장되진 않았음 하는 바람이다.

조금 친절히 찾아오길 바라는 나의 욕심이 무력하대도 말이다.


雨ニモマケズ 비에도 지지 않고

비에도 지지 않고
바람에도 지지 않고
눈에도 여름 더위에도 지지 않는
튼튼한 몸으로
욕심은 없이
결코 화내지 않으며 늘 조용히 웃고,
하루에 현미 네 홉과 된장과 채소를 조금 먹고
모든 일에 자기 잇속을 따지지 않고
잘 보고 듣고 알고
그래서 잊지 않고
들판 소나무 숲 그늘 아래 작은 초가집에 살고
동네에 아픈 아이 있으면
가서 돌보아 주고
서쪽에 지친 어머니 있으면
가서 볏단 지어 날라 주고
북쪽에 싸움이나 소송이 있으면
별거 아니니까 그만두라 말하고
모두에게 멍청이라고 불리는
칭찬도 받지 않고
미움도 받지 않는
그러한 사람이
나는 되고 싶다.

※ 출처: 책 <비에도 지지 않고 (미야자와 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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