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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만월 May 11. 2024

영화와 음악; 영향(력)

영화 <The Hours>, 음악 <Dead Things>

<Dead Things>는 영화 <The Hours> OST 중 하나이다.

영화 속 버지니아 울프가

외투 주머니에 돌을 가득 넣고 강에 빠지는

자살을 시도할 때 깔리는 음악이다.

<The Hours>는 다섯 손가락에 꼽을 만큼

내가 좋아하는 영화다.


1923년 영국의 한 교외

버지니아 울프는 <댈러웨이 부인>을 집필 중이다.

심란하다.

버지니아 울프(니콜 키드먼 역)는 저녁을 앞두고

기차역으로 무작정 뛰쳐나간다.

남편은 그런 그녀를 따라가 팔짱을 끼고 집으로 돌아온다.

순간, 벗어나고 싶었을까.


1951년 미국의 LA

로라는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을 읽는다.

소설에 푹 빠져 있다.

로라(줄리안 무어 역)는 남편의 생일날

아들과 케이크를 만들다 말고 호텔로 무작정 뛰쳐나간다.

남편은 그날 아침도 그녀를 깨우지 않고

자기 생일상을 직접 차렸다.

순간, 벗어나고 싶었을까.


2001년 미국의 뉴욕

클래리사(메릴 스트립 역)는 댈러웨이 부인이라 불리는

출판 편집자다.

옛 애인 리처드의 문학상 수상 기념 파티를 준비 중이다.

리처드는 엄마(로라)에 대한 상처를 가슴에 품고

병을 앓고 있다.

리처드는 클래리사와의 행복했던 추억을 이야기하고

창 밖으로 뛰어내린다.

순간, 벗어나고 싶었을까.


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각기 다른 시대와 장소에 머무는 세 여인에게서 

영향을 주고받는 인생의 굴레와 같은

존재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무엇 하나 허투루 돌지 않는 시대와 장소를 뛰어넘는

영향력 때문이다.


1923년 영국의 여류작가의 소설을 읽는

1951년 미국 LA의 가정주부,

그리고 유명한 작가로 성장한 그녀의 아들,

그리고 그의 옛 연인인

2001년 미국 뉴욕의 출판 편집자에 이르기까지

그 영향력은 리처드의 죽음으로 끝이 난다.

리처드의 죽음은 이후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그의 죽음을 눈앞에서 본 클래리사는 어떠한 인생을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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