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차림; 자기 점검
정선아리랑행 기차는 처음 탄다.
어색하고 낯설다.
이 낯선 공간에서 글을 쓰며 어느새 익숙해 있다.
나의 인생 과정과 비슷한 것이 많은 여고생 내담자가 있다.
이제 곧 종결회기를 맞는다.
헤어짐을 서로가 아쉬워함을 느낀다.
상담사는 내담자를 늘 보내지만
내담자도 상담사를 늘 보낸다.
'내담자 작업동맹'이란 단어가 있다.
상담사로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용어이기도 하다.
'작업동맹'. '동맹'.
내담자의 문제해결을 위해 상담사는 내담자와 편을 먹는다.
상담실이라는 공간에서 어느 날 만나게 되는 내담자와
한 편을 맺고 진솔한 시간을 갖는다.
내담자의 침묵조차 진솔한 시간이다.
상담실 안 소리가 차든 비든 공기마저 진솔하다.
상담사는 내담자를 결코 해결해 줄 수 없다.
내담자는 그들 안에 이미 힘을 갖고 있다.
상담사는 내담자를 도울 뿐이다.
옆에서. 어쩔 땐 마주 보고 앞에서.
한번 편을 먹었음 종결 지었어도 그들은 내 맘속 한 편이다.
어느 하늘 아래 있듯 보이지 않는 연결된 공기 안에서
같이 흘러간다. 공기 안에서 기운은 서로에게 전해진다.
그러하기에 상담사는 알아차림에 늘 기민해야 한다.
상담사의 알아차림은 먼저는 내담자가 아닌 자기여야 한다.
상담사는 자기의 기운에 늘 신경 써야 한다.
상담사의 기운은 내담자의 세포 하나하나에 침투되므로.
내담자가 먼저여야 할 것 같지만 자기가 먼저여야 한다.
그럼으로 비로소 내담자를 볼 수 있으므로.
내담자는 상담사를 깨우치는 스승이다.
그녀는 내게 또 하나의 인생 화두를 던지고 갈 것이다.
종결회기라 부르지만 내담자와의 상담 회기가 끝났을 뿐
내담자에게도 상담사에게도 끝은 없다.
종결이지만 시작이기도 하고 어딘가의 중간쯤이기도 하다.
그녀와의 종결회기를 맞으며 나는 어디쯤일까 점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