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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만월 Jun 16. 2024

상담사의 기운

알아차림; 자기 점검

정선아리랑행 기차는 처음 탄다.

어색하고 낯설다.

이 낯선 공간에서 글을 쓰며 어느새 익숙해 있다.


나의 인생 과정과 비슷한 것이 많은 여고생 내담자가 있다. 이제 곧 종결회기를 맞는다.

헤어짐을 서로가 아쉬워함을 느낀다.

상담사는 내담자를 늘 보내지만

내담자도 상담사를 늘 보낸다.


'내담자 작업동맹'이란 단어가 있다.

상담사로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용어이기도 하다. '작업동맹'. '동맹'.


내담자의 문제해결을 위해 상담사내담자와 편을 먹는다. 상담실이라는 공간에서 어느 날 만나게 되는 내담자와

한 편을 맺고 진솔한 시간을 갖는다.

내담자의 침묵조차 진솔한 시간이다.

상담실 안 소리가 차든 비든 공기마저 진솔하다.


상담사 내담자를 결코 해결해 줄 수 없다.

내담자는 그들 안에 이미 힘을 갖고 있다.

상담사는 내담자를 도울 뿐이다.

옆에서. 어쩔 마주 보고 앞에서.


한번 편을 먹었음 종결 지었어도 그들은 내 맘속 편이다. 어느 하늘 아래 있듯 보이지 않는 연결된 공기 안에서 

같이 흘러간다. 공기 안에서 기운은 서로에게 전해진다.


그러하기에 상담사는 알아차림에 늘 기민해야 한다.

상담사 알아차림은 먼저는 내담자가 아닌 자기여야 한다. 

상담사자기의 기운에 늘 신경 써야 한다.

상담사기운은 내담자의 세포 하나하나에 침투되므로.

내담자가 먼저여야 할 것 같지만 자기가 먼저여야 한다.

그럼으로 비로소 내담자를 볼 수 있으므로.

내담자는 상담사를 깨우치는 스승이다.


그녀는 내게 또 하나의 인생 화두를 던지고 갈 것이다.

종결회기라 부르지만 내담자와의 상담 회기가 끝났을 뿐

내담자에게도 상담사에게도 끝은 없다.


종결이지만 시작이기도 하고 어딘가의 중간쯤이기도 하다.

그녀와의 종결회기를 맞으며 나는 어디쯤일까 점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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