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살고 내일을 준비한다.(음악과 나)
변호사를 선임해 합의가 결렬되고
만 2년을 넘고 4개월이 지나 추석을 맞이하니
어머니는 심란하여 새아버지께
판결1심은 언제 나냐며 재촉한다.
아버지 입장에서도 미안하신지
변호사가 자기 지인이었기에
어머니에게 대뜸 성을 내신다.
두 분의 언성이 올라간 대화는
결국 내 걱정을 하시는 걸로 들린다.
하지만 내 속도 심란하다.
어제 아이랑 친아버지를 보기 위해 서울집에 왔다.
나는 종일 서울집 대청소를 했다.
남동생은 조카랑 서울집에 왔다.
도울 게 있으면 말해 달라는 고마운 걱정이었지만
누나가 해야 하는 것들을 제때 잘해야 한다는 것이기에
그래서 내 속도 심란하다.
내 명의의 집이 두 채
결혼 전 마련한
친정아버지 살고 계신 서울집 하나
대출원금이자를 지금껏 내가 다 내고 있으나
남편이 살고 있는 곳 하나
거기서 왜 나왔냐
어떻게든 거기서 선 긋고 넘어오지 말라 하고
cctv라도 달고 살았어야 한다며
만 3년이 넘어서도 끝이 안 나는 이혼소송에
남동생의 푸념 섞인 걱정이다.
상상만 해도 아니 상상할 수도 없는 끔찍한 장면이지만
아버지 어머니 친아버지 동생 너나 할 것 없이
나에게 강요하는 무서운 장면이다.
심란하나 아무에게 말을 않는 이유다.
삭히고 그들을 안심시키는 이유다.
나 스스로 안정을 찾기 위함이다.
3년이나 지났고 내년 내후년이면 깔끔히 정리될 거다.
집이 두 채니 지금은 힘들어도 시간 지나면 좋아질 거다.
이혼 판결이 길어질 걸 대비해 대출도 받았으니 걱정 마라.
파킨슨 등급도 받고 요양보호사 구하면 되니 걱정 마라.
안심시키는 말을 스스로에게 하고는 마저 청소를 이어갔다.
내 현실을 마주했다.
○○아, 네가 처한 현실이다.
뜬구름 잡는 현실이 아니니 너의 현실을 충실히 살아라.
내 현실을 살자.
현실을 겪어 내며 사는 지금 고된 순간
충분히 느끼며 충실히 사는 지금 고된 순간
나는 나의 오늘을 산다.
아이와 집으로 돌아가는 무궁화호 기차에
머리를 맞대고 단잠을 잤다.
개운했다.
아이는 거품목욕으로 피곤을 풀고 있다.
나는 브런치에 글을 쓰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오늘을 살고
음악과 글로 여운을 남기며
내일을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