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유를 빕니다.
글래스고 과학센터에 갔다.
숙소에서 도보로 30분을 걸어서 갔다.
10시에 입장해 1시 반이 다 되어서 나왔다.
아이는 눈이 돌아갈 정도로 몰입해서 시간을 보냈다.
샵에 들러 6.5파운드짜리 Rock Collector 한 통을 샀다.
돌아갈 때는 아이는 피곤했는지 버스를 타자고 해
X19번 버스를 타고 글래스고 대성당으로 갔다.
오늘 새벽 한국에서 받은 톡으로 종일 심란했다.
이혼 소송 서류 정리가 필요한 내용이었는데
그 사람의 이름 석 자를 보는 것뿐인데 힘들었다.
여기 날씨처럼 내 마음도 종일 흐렸다.
대모님과 구역장님에게 드릴 선물을 사고 싶었으나
기념품 샵은 영업시간이 끝나 있었다.
성당 내부만 둘러보았다.
심란한 마음을 내려놓고자 잠시 벤치에 앉아 기도를 했다.
언젠가 끝은 날 텐데 그 끝이 참 오지를 않는다.
믿고 기도로서 마음을 내려놓자 했다.
한결 가벼웠다.
종일 심란함도 구름 안개 걷히듯 사라졌다.
어제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본 bibimbap에서 저녁을 했다.
비빔밥 두 개와 참치김밥을 시켰다. 김치 반찬도 함께.
외국에서 먹는 한식 식당의 한식이 어색하기만 했다.
외국인들이 한식을 주문하고 한식을 즐기고 젓가락질을 하는 모든 것이 신기했다.
벽에는 김기영 감독의 하녀, 박하사탕 포스터가 있었다.
바로 옆 테이블에서는 20대로 보이는 외국인 남녀가
불고기, 떡볶이, 김치볶음밥 등을 시켜서 잘 먹었다.
10년 전 여행 때와는 사뭇 다른 것 같았다.
뿌듯하기도 했고 나라가 힘이 있어야 하는구나 싶기도 했다.
어제의 에든버러성이 생각났다.
한 나라의 지도자가 성을 사수하기 위해 어떤 생각을 했을까. 나는 지금 무엇을 내다보며 어떤 생각을 해야 할까.
숙소로 들어오기 전 숙소와 연결되어 있는 글래스고 중앙역 내 scribbler 샵에 들러 부모님과 남동생, 아이, 아이의 인도 친구들에게 전하고 싶은 생일카드 엽서를 샀다. 많이 샀는지 한 개는 무료로 주었다.
숙소로 들어가자마자 데스크에 내일 공항으로 가는 택시 예약을 요청했다. 7시에 택시를 요청해 아이가 즐기던 조식은 안타깝게 하지 못한다.
이곳을 떠나는 아쉬움이라고 해야 할까.
그때 마침 맘 언니에게 전화가 왔다.
오늘은 어땠는지 물었다.
내일부터 2, 3주 심장수술로 통화가 어렵지만
한국에 가면 꼭 통화하자는 내용이었다.
언제나 마음이 안 좋으면 주저 말고 전화하라 했다.
지금도 이 문장을 쓰면서는 눈물이 난다.
종일 심란한 내 마음을 어찌 아셨을까 싶었다.
아이에게도 안부를 물었다.
아이도 잘 보냈다며 예쓰라고 쑥스럽게 답했다.
좋은 시간 보내라는 말에도 예쓰라고 쑥스럽게 답했다.
심장수술 잘 마치고 서로 연락하자며 통화를 마쳤다.
파리에서도 너는 아이와 잘 보낼 것이니 걱정 마라.
넌 잘 지낼 거야.
유럽은 처음인 데다가 아이와의 동행이라 걱정한 것을 언니가 알고 통화 끝에 내게 해준 말이었다.
말의 힘은 놀랍다. 그리고 그 말에 힘이 실리려면 진심이어야 함을 또 한 번 경험했다. 그저 감사한 분이다.
내일은 프랑스 파리로 간다.
내 마음을 잘 추슬러 하루를 시작하려 기록을 남긴다.
Take ca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