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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나누는 참만남

내담자들과의 만남

by 세만월

늦은 밤 교육분석을 받았다.


상담을 하면서 제가 갖고 있는 생각들을

나눌 사람들이 없다라는 것이

슬픈 것 같아요. 외로운 것 같아요.


눈물이 흘렀다.


지금 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왜 슬퍼지는지 모르겠어요.

눈물이 나는지도요.


우리가 슬퍼서도 울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것을 발견할 때도 울 때가 있잖아.

지금 OO이가 우는 건 후자 쪽인 거 같아.

상담을 할수록 OO이는 더욱 외로워질 거야.

깊이 있게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더욱 없을 거거든.


저의 우주를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은 내담자들이더라고요.


맞아. 내담자들은 자신의 문제를 진솔하게 꺼내놓거든.

그 순간에 한 지점에서 만나 깊이 있게 소통을 하니까.




제한을 두지 않고

진솔하게

우주를 나누는 참만남

내담자들과의 만남


상담을 할수록

나의 생각을 가두지 않고

나의 지평을 열어주는 존재들은 내담자들임을 알아간다.


나의 영혼을 나누는

제한을 두지 않는

내담자들과의 시간이 기다려지는 이유이다.


현실에 쫓기어 진실에 접촉해야 하는 것에서

각박해지는 것 또한 현실이나

인간의 깊은 내면에 접촉해야 하는 것에

목말라하며 쫓아가야 하는 것 또한 현실임에도

인간의 순수한 내면과 맞닿기 위해 깊이 있게 내려가는

결국 그 과정을 함께할 수 있는 이들도

내담자들임을 알아간다.


상담 장면에서 그들과 진실로 접촉하는 순간

인간의 고귀한 영혼이 깨어나는 순간

이론이니 기법이니 하는 부분은 의미가 없어진다.

인간과 인간이 진솔하게 만난 그 순간 그 지점에서

우리는 서로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

이미 내담자는 상담사와 이미 상담사는 내담자와

존재로서 만나 같은 순간에 머무르고 있다.


나 자신을

우주의 영역 속에 한 점으로 존재할 수 있게 해주는

내담자들을 만나는 일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나의 한 영혼을

고귀한 생명체로 살 수 있게 해주는

내담자들을 만나는 일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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