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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밥과 막걸리

커피에 빵과 쿠키(슈퍼비전)

by 세만월

슈퍼비전 끝나고

슈퍼바이저님과 수련 동료들과

국밥에 막걸리 한 잔씩을 들이켰다.

낮술. 오랜만에 낮술이었다.

오래전 편집자 생활할 때

낮술 먹고 교정 보던 때가 기억났다.


알딸딸하니

얼마 만에 낮술인가 싶었다.

15년 만에 낮술.

좋았다.


오랜 긴장이 풀리는 듯

날 좋은 봄날 화창한 오후

그들과 함께한 시간은 참 좋았다.


따뜻한 아메리카노 커피에

맛있는 빵과 쿠키까지

국밥과 막걸리는 슈퍼바이저님이

커피와 디저트는 동료들이 샀다.


배는 따끈이 채우고

마음은 푸근이 채우고

기분은 산뜻이 채우고


○○ 선생님은 방긋방긋 웃긴 하는데

웃음에 힘이 없어. 보약도 먹고 해요.

전보다 나은 거지, 다른 사람들처럼 편안해져야지.

다들 삶이 고단하다지만 사이사이 편안한 것도 있는 거니까.

길게 봐요.


슈퍼바이저님이 내게 해준 말이었다.


뒤 일정을 소화하다 보니

어느새 알딸딸하던 기분 좋은 취기는 가셨으나

좋은 사람들과 나눈 온기는 남아

아지랑이 피듯 봄날 기운에 몽글몽글

가슴 한켠 잔잔히 차올랐다.

아쉽게 사라진 취기를 대신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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