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우리가 선택하는 과업은 사랑이겠다.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임에도

by 세만월

내 마음을 채우는 것도

내 머리를 채우는 것도

내 표정을 채우는 것도

내 몸을 채우는 것도

누구도 아닌 나이므로

나는 내 것을 보살필 책임과 의무가 따른다.

내가 내 것을 돌보지 않을 시에

나의 책임과 의무를 내게 소홀히 했을 시에

나는 내 것을 사랑함에 주저함이 따른다.

사랑함에도 책임과 의무가 따르는 법이다.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임에도

내가 내게 부여한 책임과 의무와 선택이 따른다.

내가 나를 사랑하는 일은 온갖 것이 따르는 막중한 일이다.

이 일이 누군가에게는 복잡한 것일 수 있고

이 일이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것일 수 있고

이 일에 어떤 시간과 노력이 들든 간에

내가 나를 사랑하는 일은 우리의 과업이다.

과업을 완수하면 더없이 좋겠지만

과업을 이루려는 과정에서

우리는 얼마나 우리 자신을 사랑하려 애쓰겠는가.

애를 쓰며 나를 사랑하는 일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

우리가 선택하는 과업은 사랑이겠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야속함이 어디 야속함만 있는 거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