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죽이다.

쿵쾅거리다.

by 세만월

역 앞에서 택시를 탔다.

집 근처에 다 와서

다리에 세워 달라 말씀드렸는데

어느 다리를 말하는 거냐고 물어보았다.

나는 이어폰을 꽂아 못 들었고

기사님은 재차 물어보는 과정에서 짜증을 내었다.


저 다리는 개인 집 문이에요. 하고 말했으나

다 그렇지 뭐. 하며 웃었다.


그런데, 나는 그때 짜증이 났다.

택시비를 결제하고 인사도 없이 내렸다.

문도 쾅 닫았다.


집까지 걸어 올라가면서

기분이 망가졌다.

문을 쾅 닫고

쌩하고 내린

내 태도도 별로였다.


오늘 아침

가족복지과 담당자분을

마지막으로 뵈었고

많은 부분 이해받았고

그래도 상쾌했다.


그 앞 카페에서 자격연수 강의를 듣고

집에 돌아가는 길이었다.


늦은 점심을 하는데

먹으면서도 체할 것 같은 찜찜함이었다.


그렇게 30분쯤 지났을까.

대표변호사님에게 판결문 이미지를

문자로 받았다.


내용은 다행이었다.


다음 절차를 물었다.

조금 기다려 달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감사합니다 메시지를 넣고

기다리겠다고 했다.


내용은 내게 다행이었는데도

심장이 쿵쾅거렸다.


무엇인가가 더 있을 거란 생각에서인지

아직도 쿵쾅거리는

내 심장을 모르겠다.


그럼에도 한켠에는

기사님과의 찜찜한 아까의 상황이

같이 있었다.


뭘까, 지금, 나는?


내용이 내게 다행인 상황에서

마음이 놓이면서

오늘의 아쉬운 순간이 떠오르는 것일까.

모르겠다.


상대와 헤어진다는

한 줄 문장을 서류상으로 확인받았다.

그밖에 다행인 상황에서

왜 이리 심장이 쿵쾅거릴까.


예전에 그와 마주쳤을 때 겁나 도망쳤던

그때의 쿵쾅거림과 흡사했다.

왜, 지금?

그때와 지금은 다른데.

내 심장의 쿵쾅거림은

교육분석 시간에 봐야겠다 생각했다.


기사님과의 아까 그 순간은

어떻게 처리하고 싶니? 내게 물었다.

모르겠다.

이것도 봐야겠다 생각했다.


함부로 좋아할 수 없는

오히려 숨죽이는 순간의 지금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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