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결정

나는 성장하기로 결정한다.

by 세만월

아버지가 조용히 나를 불렀다.

어제 어머니와 진술하러 다녀오셔서

내가 걱정이 되었던 것이다.


그 아이는 앞으로 가망이 없을 거다.

너를 괴롭히는 데 계속 머리를 쓸 것이다.

네 업으로 알고 살아야 한다.

그러니 잘 생각하며 살아라.

수사관도 내게 말을 꺼냈다.

무고하게 계속 신고받는 것에 대해.

그것도 네가 신중히 잘 생각해 보거라.


네.


착잡했다.

아버지 말씀은 뼈아프지만

현실을 직시하게 해 주었다.


그 집에서 나와

변호사 사무실에 작성해 보낸

내 호소문을 보시고

두 분은 몇 날며칠 잠을 이루지 못하셨다.


그리고 며칠 뒤

아버지가 내게 말씀하셨다.

이럴 때 건강이 안 좋을 수 있으니

검진받아 보거라.


다음 날 검진을 받았고

검진 결과를 확인 중에

큰 병원으로 갔으면 한다며

시디를 구워주었고

바로 다음 날로 대학병원에 갔다.


그 과정에서

맹장이 터져 장기에 붙어 있는 것이 발견돼

수술을 하고

3주 뒤 난소암 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그 사이 혹이 작아져

그것들만 떼어냈다.


변호사 분도 바로 연결시켜 주셨다.

자기의 이야기까지 그분에게 알려야 했음에도

얘기해 뒀으니 내일 바로 찾아뵙거라 하셨다.


오늘 내게 해준 말씀도 그런 의미의 것이었다.

귀담아듣고 잘 준비해야겠다 생각했다.

판결문도 여러 번 읽어서 정확히 이해해 둬야 한다 하셨다.


하지만 착잡한 것도 사실이었다.

내 업이란 말이 참 무겁게 들렸다.

뼈아팠으나 내 현실이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생각했다.

생각을 바꾸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자만하지 않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삶을 신중히 살 수 있게 하시는구나.

경거망동 않고 기도하며 살게 하시는구나.

나는 달리 생각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나를 성장시켜 주는 사람이라 생각할 것이다.

나는 그만큼 성장할 것이고

내 인생을 거짓 없이 당당히 살 것이다.

나는 달리 생각하기로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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