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똥밭에 있다.

그래서 감사가 소중하다.

by 세만월

나는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지 않고

적은 사람들과 오래 관계를 맺는 편이다.


나를 대충 보는 사람들은

아는 사람들도 많다 할 때도 있는데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은

그게 아닌 것을 안다.


오랜 인연을 맺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

나로서 편해지는 것 같다.


어제저녁 그런 친구를 만났다.

몇 달 만에 만났다.

나보다 10살 정도 많은 언니다.

어쩔 땐 언니라는 말이 나오는데

학교 다니며 만나서 그런지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더 많이 쓴다.


우리 꼬부랑 할머니 돼서도 차 마시며 얘기 나눠요.

너무 좋아요.

헤어지며 톡을 보냈다.


나도 그래. 하고 톡이 왔다.


세상살이는 꽃밭이 아니다.

누누이 말하지만.

말 못 하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내가 브런치에 올리는 것은

발톱의 때만도 안 되는 것들이다.


내가 있는 곳은 그냥 밭이다.

꽃밭보다는 똥밭이 더 맞을 것 같다.

꽃을 꺾어 내 머리에 꽂으려 할 필요가 없는 이유인 것 같다.

보이는 것들보다 안 보이는 것들이 더 많고

보이는 것들보다 말 못 하는 것들이 더 많기에.


그래서일까.

어제 언니를 보고 온 잠깐의 두세 시간이 감사했다.

그래서 이 시간 글로 남기는 것 같다.


나는 똥밭에 있다.

그래서 감사가 소중해지는 것 같다.

세상에 거저는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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