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울가 산책로 조깅(입추를 보내며)
입추가 지나자
하늘 바람 별빛에서
가을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여전히 낮은 덥다.
무더위에도 가을 냄새가 난다.
집 앞 개울가를 매일 아침 달려보자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울가 산책로를 지나며 보이는 뷰는
사실 시간을 따로 내어 여행 갈 필요가 없을 정도로 좋다.
철길 따라 KTX ITX 일반 전철이 지나가고
푸릇푸릇 알록달록
계절옷을 입고 있는 풀과 꽃들
희고 우아한 자태로
개울가에 잠깐 들러 쉼을 청하는 두루미
멀리 짙은 녹음을 자랑하는 우거진 산
클라이밍을 생각나게 하는 거대한 암벽
소나기 속 소년과 소녀를 떠올리게 하는 징검돌
그 길을 매일 아침 따라 달려보자.
이어폰을 뺀다, 이제.
자연을 따라 보고 듣고 느끼자.
충분히 붙잡고 있었다.
진짜 음악을 듣자, 이제.
음악으로서 음악을 대하고
나로서 나의 음악을 듣자.
이어폰은 뺀다, 이제.
이어폰을 빼기까지 4년이 걸렸다.
충분히 붙잡고 있었다.
소리를 차단한 채
원 없이 듣지 않았고 원 없이 보지 않았다.
충분했다.
붙잡고 있던 것들은 이제 소리가 없다.
소리 없는 소리를 들으려 애쓰지 말고
소리 있는 소리를 귀담아들으려 하자.
소리가 없을 때도 소리일 수 있고
소리가 있을 때도 소리가 아닐 수 있지 않는가.
의구심이 들어온다.
그 기준은 너 마음이 이미 알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결국 소리라는 것은 너 자신의 소리이고
그 소리를 듣고 말지는
너의 결정이고 선택이다.
듣고 싶지 않은 소리는 소리가 없다 여길 것이고
듣고 싶은 소리는 소리가 있다 여길 것이나
결국 그 소리라는 것은
너, 깊은 마음 안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아니, 알고 있다.
소리는 너다.
너를 알아야
소리가 제대로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