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함과 설렘, 두려움과 고마움(내가 나에게)
20대 영문학도로 다녔던 대학 내 성당에서
침묵피정과 무료피정이 있다는 안내글을 보았다.
며칠 전 침묵피정을 신청했고
무료피정은 개별 신청이 필요한지 문의했다.
이 학교를 다니던 당시
20대 초중반 시절
나는 제일 우울한 시기를 보냈다.
학교 상담센터에 가서 처음 상담이란 것을 받아도 보고
울적할 때면 캠퍼스 내 성당에 가 멍 때리다 나와도 보고
이 학교를 떠올리면
나의 우울했던 나날, 성당, 상담, 도서관이 떠오른다.
도서관에 앉아 책을 읽고 있으면 마음이 평온해졌었다.
안타깝게도 자주 가지는 못했다.
앞으로 9월,
아침 일찍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낮에 미사를 드리고
피정을 가지며
첫 주의 시작을 정돈하려 한다.
한때 장소들을 다시 만나게 되는 적이 종종, 또는 자주 있다.
재회를 하는 것이겠다.
시간은 다르지만
내가 한때 거쳤던 장소, 지난날 나를 거쳐
지금의 나라는 장소로 이동할 수 있게 도와준다.
과거의 나의 시간이라는 장소가
지금의 나의 시간이라는 장소와 맞물릴 때
나의 시간과 공간은 입체적이게 되며 현실을 찾게 된다.
과거와 현재는 다른 시간과 공간이 아닌 것 같다.
어느 한 지점에서 지금이라고 부르는 이 순간에도
나는 과거에도 있고 미래에도 있으며 현재에도 있다.
나의 시간과 공간은 그래서 남과 공유할 수 없다.
나를 알아야 하는 이유인 듯싶다.
지난날의 내가 다녔던 학교와 종종 들르곤 했던 성당
20년이란 세월이 흘러 재회할 때
나는 어디에 있을까!
궁금하고 설레다.
아니, 다시 묻겠다.
너는 어디에 있고 싶을까?
과거? 미래? 현재?
궁금하고 설레다.
두렵고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