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엄마 그들만의 카페
아이와 다니는 화실
화가님 소개로
모임의 회원이 되어
그림 한 점을 제출했고
오늘이 전시회 철거일이었다.
그동안 시간을 낼 수 없다가
오늘 짬이 생겨
아이와 함께 전시관을 갔다.
그림을 이미 찾아간 회원분들도 있었지만
엄마가 그린 작품이 걸려 있는 공간에
아이가 머무르게 하고 싶었다.
물론 아직 내리지 않은
다른 작가님들의 그림도
아이가 보았으면 했다.
전시관에서 철거 준비를 하고 있던 두 분은
나와 아이를 보시고는
내려놓았던 그림들을 벽에 다시 걸어주시고
나와 아이 둘의 사진을
내 그림 앞에서
예쁘게 찍어 주셨다.
그림을 들고 나와
전시관 앞 산책로를 다시 걸어내려 갔다.
경치가 참 좋았다.
가을 끝자락 여운이 묻어나는
약간은 포근한 겨울의 초입에 있는 기온이었다.
걸어내려 간 지 5분도 안 돼
한 카페 이정표가 보였다.
아이와 나는 잠깐 들러
따뜻한 코코아를 마시기로 했다.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두 어르신 내외가 반갑게 맞아주셨다.
고양이 한 마리가 아이 눈에 들어왔다.
고양이를 너무나 좋아하는 아이는
이미 이곳이 마음에 들었다.
엘피판이 한쪽 벽에 꽂아 있었고
좋은 스피커에
빌리조엘, 비틀스, 카펜터즈 등등
음악을 너무나 좋아하는 나는
이미 이곳이 마음에 들었다.
손님도 아는 분들만 조용히 왔다가는 곳인 듯했다.
우리 집 역에서 25분 정도
전철 타고 오기에도 좋았다.
○○야, 기분이 좋거나 안 좋을 때
여기 카페 오는 거 어때?
여기 오고 싶을 때 말해, 엄마한테.
그래, 내일 또 오자.
아이는 고양이를 쓰다듬어주었고
나는 음악을 감상했다.
엄마, 고양이가 볼수록 귀여워.
고양이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야, 여기 코코아 맛있지 않았어?
응. 맛있었어. 다른 데랑 달랐어.
맞아, 엄마도 맛있더라.
따뜻하게 몸을 녹이는 코코아 한 잔씩이었다.
우리는 한 잔으로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