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딸 꼴통

by 세만월

저희와 일해 주세요.

와, 연락 없으셔서 안 된 줄 알았어요.

감사합니다.


합격 연락 직전

월세 놓은 집 세입자가 구해졌다며

부동산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오늘 저녁 계약서를 쓰기로 했다.


이제 아버지 병원비를 해결해 보자.

몇 달 뒤까지 미리 내다보며 살 수는 없지만

하루하루 쳐내가며

열심히 주어진 오늘을 산다.


주민센터에 들러 서류를 떼고

그다음 스텝을 밟는다.

성체조배실에 들러 마음을 가다듬었다.

기차를 탔다.


고객님, 절망만 하고 살지 말아요.

이제 잘 풀릴 거예요.


재무 팀장님의 응원 섞인 위로의 말이었다.

팀장님 말만 믿어요. 고마워요, 아멘.

아버님 일도 해결될 것 같아요. 내 촉을 믿어봐요.


어제 아빠가 많이 좋아졌다며

일반 병실로 옮겼다고

간병사 분에게 전화를 받았다.

창가 자리라 했다.


주치의 선생님이 아빠를 보러 왔는데

때마침 창가 자리 환자 분이 퇴원하게 되어

바로 창가 자리로 옮길 수 있었다며

어제 바로 면회를 갔더니

간병사 분은 한 번 더 얘기하신다.

좋으셨나 보다.


오시자마자 창가 자리면 좋은데 하셨잖아요.

바로 하루 만에 자리가 났네요.

저희가 운이 좋았네요.

그러게 말이야. 우리가 운이 좋았어.


간병사 분은 아빠가 어제부터

콧줄로 식사도 시작했다고 얘기해 주셨다.

여전히 잠만 쿨쿨이지만,

좀 있으면 걸어서 집에 돌아오실 것만 같다.


조금 전 요양보호사 님이

아버지 컨디션을 묻는 전화를 주셨다.

내일, 병원에 이렇게 물어봐요. 하며

내가 잘 모르는 사안들을 세심히 알려주셨다.

찬찬히 한번 지켜보자고. 잘 될 거야.

저 취업됐어요.

아이고, 애썼네.

혼자 발 동동 거릴까 봐 전화했지.

잘하고 있네.

하나씩 다 알려주시니까 하죠.

그래, 지켜보자고. 또 통화해.

네.



아빠, 나 취업됐어.

내일 면회 가면 말해 줄게요.


꼴똥이 붙었네. 하실 것 같다.


오늘 낮 아이는 태권도 차를 타고 학원에 갔다.

운전해 주시는 실장님에게

꼴통 잘 부탁드려요. 했다.

엄마도 꼴통인가 보네. 하며

실장님은 크게 웃으셨다.


꼴통.

아빠가 나를 부르는 애정 섞인 표현이다.

꼴통, 내일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