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이 데리고 와.
아빠가 너무 보고 싶어요.
남편과 헤어지고,
새아버지하고도 정리가 되고,
그러고 나서 아버지가 떠나신 거라..
뭔가 든든한 버팀목이 사라진 것 같아요.
제가 아빠를 이렇게 보고 싶어 할지 몰랐어요.
뭐가 제일 생각나?
아빠가 저 반지하 살 때
그때 항상 매일같이 저녁때마다 오셔서
괜찮냐고 문 두드리실 때
저는 열어주지 않았거든요.
근데, 매일같이 오셔서 있다 가셨어요. 문 앞에서.
2007년? 그때 저 가장 힘들었을 때였던 것 같아요.
그때가 제일 생각나요.
아, 항상 옆에 계셔주셨구나, 하고요.
아빠가 마지막에 OO이한테 뭐라고 하셨어?
떠나시기 전에 제가 마지막 면회 갔을 때요.
저랑 이야기를 하시다가,
정말 졸음이 오셨었나 봐요.
그때, 제가 앞에 있는데,
저보고 OO이 데려오라고 하셨어요.
제가 있는데 저를 데려오라고, 저를 찾으셨어요.
그러셨어요.
묵묵히 받아만 주셨던 존재가 아버지셨는데,
꿈에 한번 나타나셨으면 좋겠어요.
아는 분은 100일 정도 됐을 때
돌아가신 아버지가 꿈에 나오셨다 하더라고요.
저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아버지가 제 생일 바로 전날 돌아가셨거든요.
그것도 좋아요. 평생 기억할 수 있잖아요.
요즘도 청량리역에서 버스 타고 서울집 가는 길에
아빠 계셨던 병원을 지나가거든요. 그럼 기분이 이상해져요.
그랬다가 서울집 들어가면 아늑해요.
집까지 가는 길은 그런데,
막상 아빠 계시던 집 가면 포근해요.
설 전후로 아이가 아이 아빠랑 길게 시간을 보내기로 해서,
저는 서울에서 아빠 물건 정리하고,
제 물건도 정리하면서 있으려고요.
미사도 서울에서 드리려고요.
출퇴근도 금토 여기서 하고요.
아빠 잘 보내드리려고요.
아빠가 보내준 것 같은 병원에
이번 주부터 정식 출근인데, 잘 다니려고요.
주 2회라서 박사 과정 다니면서도 좋고,
아이랑 시간을 보내는 데도 무리 없고요.
환자들을 그때그때 만나
병원과 연계해서 상담을 하는 방식에도
익숙해져 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아버지가 제게 주시고 간 게 많아요.
다 주고 가신 것 같아요.
트라우마라는 걸 다 지워주고 가셨어요.
아버지가 너무 보고 싶습니다.
아버지랑 뭘 제일 하고 싶어?
같이 홍어 먹고, 아빠가 홍어를 좋아하셨거든요.
그리고 휠체어라도 타게 되면 같이 미사 드리러
성당에도 가고 싶었거든요.
뭐 그런 거요.
아빠는 묵묵히 제 감정을 다 받아주셨던 분이었어요.
그런 분은 세상에 아빠가 유일했거든요.
죄송하고 또 감사해요.
OO이 데리고 와라, 하셨던 게 마지막 인사셨던 것 같아요.
제가 당황해서 간병사 분에게 멋쩍게 웃으며
아빠, 나야. 나 여기 있는데, 그랬거든요.
그래도 또 아빠는 제게 얘기했어요.
OO이 데리고 오라고.
그때 아버지는 OO이랑 뭘 하고 싶으셨을까?
글쎄요.
아버지에게도 OO이가 전부셨나 보다.
○○이가 그랬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