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표현하기(아이와의 대화)
아이는 똥을 누고 나면
엄마, 하고 나를 크게 부른다.
아이는 비데를 하고 나서 나를 부르는 것이다.
사실 묻어나는 것도 없지만
아이는 나를 부른다.
나는 청소기를 돌리고 있었다.
아이의 소리를 듣고
화장실 앞으로 가 청소기를 밀며
아이를 보고는 씩 웃었다.
너 똥 닦아 주는 것보다 청소기 돌리는 게 중요해, 했다.
그러고는 바로 청소기를 끄고 닦아 주었다.
아이는 손을 씻으며 내게 물었다.
엄마, 내가 중요해 청소기가 중요해?
당연히 네가 중요하지.
엄마, 내가 중요해 엄마가 중요해?
당연히 너지.
아이는 멋쩍게 수줍어하며
잘만 치던 장난을 멈추고는
살짝 무안해하며 웃으며
손을 씻었다.
너, 지금 쑥스럽구나.
엄마가 단번에 너라고 해서. 맞지?
아이는 딴소리를 했지만
좋아하는 게 역력히 보였다.
당연한 걸 말했는데 이렇게 좋아하다니.
때로는 당연히 알 거라 생각한 것들을
말로 표현해 주는 것이 필요하구나 느꼈다.
엄마는 내가 중요해 엄마가 중요해?
당연히 너지, 뭘 물어.
쑥스러워하지만 미소 짓는 아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