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마음
어제 아이는 아이아빠에게 갔다.
13일 거의 2주를 아이아빠와 보내기로 했다.
어제 어머니와 저녁 미사를 드렸다.
옆에서 종알종알 대던 아이 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미사가 끝나갈 때쯤 아버지가 보고 싶어 눈물이 났다.
미사를 마치고 어머니와 돌아오는 길,
엄마, ○○가 너무 보고 싶네.
늦은 시간 교육분석을 받았다.
선생님, ○○가 제 일 순위인가 봐요.
엊그제, 아이에게 말했다.
너, 아빠랑 거의 2주 동안 있잖아.
엄마 안 보고 싶을까?
응, 당연히 안 보고 싶지.
○○, 넌 네가 중요해 엄마가 중요해?
당연히 나지.
이런 싹바가지. (아이는 큰 소리로 웃더니)
엄마도 내가 중요하다고 했잖아.
그래, 이눔아. (아이는 뭐가 좋은지 또 웃었다)
그날 밤, 아이는 자기가 태권도에서 배운
1장부터 금강까지 보여줄 테니
영상을 찍어 할머니에게는 보내고
엄마는 영상 지우고 보지 말라며
나를 놀려댔다.
아이는 1장부터 시작했다.
엄마, 한다. 시작.
작년과 또 달랐다.
아버지 돌아가시기 이틀 전날 밤
아이가 아버지 앞에서 품새를 보여주었는데
아버지는 "오, ○○가 힘이 있네. 됐네, 됐어" 그러셨다.
어제 어머니에게 아이 영상을 보내드렸다.
종알종알 대던 아이,
투덜거리던 아이,
삐쳐 눈물 뚝뚝 흘리던 아이,
레고 조립하는 데 여념 없던 아이,
한자 쓰고, "나 티브이 봐도 돼" 하고 묻던 아이 등등
참 생각나는 어젯밤이었다.
조용했다.
아이 소리가 빠지고 나니.
내 마음은 조용했다.
조용한 마음으로 잠을 청했다.
엄마는 할아버지 짐들을 정리하며
널 기다리마.
밤에 꼭 이 닦고 자고
늦게까지 게임하지 말고
아빠랑 좋은 시간 보내고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