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는데,
영혼이 털털 털린 것처럼
피곤했다.
집에 와서
블루베리부터 찬물에 헹궈
물기를 탈탈 털어 작은 접시에 담았다.
달았다.
냉동실에 손질된 순살 고등어 냉동팩이 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보름 전쯤
혼자 티브이를 보다가
홈쇼핑 채널에서 괜찮아 보여 주문하신 것이었다.
아버지 돌아가시기 이틀 전이었나.
아이랑 같이 아버지께 간 날이었다.
주방 한쪽 구석
쟁반에 고등어팩 두 개가 있었다.
고등어 먹고 싶어서 샀다.
괜찮은 거 같다.
○○이 너도 먹어라.
냉동실에 있어. 많이 주더라.
이거면 며칠 먹겠더라, 입맛도 없었는데. 잘됐어.
아버지께 고등어 두 팩을 구워 드렸다.
아버지는 맛있다며 잘 드셨다.
괜찮네.
하나 더 해드려요?
그래, 하나 더 해봐라. 맛있네.
그리고 오늘
나도 팬에 노릇하게 구워 먹었다.
아빠, 맛있다.
퇴근길에 전철에서 내리는데
오늘은 많이 피곤했던 것 같다.
아빠, 힘들다, 하고 조용히 혼잣말로 내뱉었다.
피곤함이 조금 줄어드는 것 같았다.
나는 아버지 식성을 똑 닮았다.
둘은 해산물을 좋아했다.
그러고 보니 외양도 성격도 식성도
내가 아빠를 참 많이 닮았구나.
아빠, 너무 보고 싶어요.
유독 힘든 날이면 아빠에게 그렇게 짜증을 냈는데..
아빠, 나중에 꼭 만나요.
아빠 보고 싶다고 우는 딸 지켜봐 줘요 거기서.
거기 잘 계시죠?
일은 할 만하냐, 하며 분명 나에게 물어봐 주셨을 텐데..
그런 아빠가 너무 보고 싶다.
아버지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