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도 1학기
매일 밤 아이에게 책을 읽어 준다.
아이가 읽어 달라는 책은
작년부터 꽂힌 흔한남매 만화책이다.
저녁 8시 이후 못 먹게 하자
흔한남매에 소개되는 요리 레시피 관련
꼭지를 읽으며 아이는 대리 만족한다.
엄마, 우리 내일 이거 해 먹자.
엄마, 이 책 보니까 더 배고파지네.
엄마, 지금 몇 시지?(먹어도 되는지 시간을 묻는 것이다.)
안 돼 하면, 엄마, 나빴어 하고 장난을 치기 시작한다.
그래도 안 돼 하고 책을 읽으면
아이는 책으로 바로 따라온다.
어제도 자리에 누워 책을 읽어 주려는데
지인에게 중요한 연락이 왔다.
메시지를 확인하느라
아이에게 누워 있게 하고는
조금 지체했다.
엄마, 책 언제 읽어줘.
응, 잠깐만.
5월 10일 교사연수가 있다는
성당에서 온 톡이었다.
나는 수첩을 펼쳐 일정을 확인하며
혼잣말로 "5월 10일" 했다.
그러자 아이는,
엄마, 5월 10일에 책 읽어 준다고?
나는 빵 터졌다.
학교 수업이 오전부터 있어
이른 기차를 타느라
아이가 일어나기 직전에 집을 나섰다.
아이는 정신없이 자고 있다.
잘 때가 가장 예쁘다는 말도 괜히 있는 말은 아닌가 보다.
자고 있는 아이를 보면
나도 모르게 아이 볼때기에 손을 얹어 마구 비빈다.
아구, 귀여운 것, 아구, 내 새끼 하고 말이다.
엄마 수업 듣고 올게. 이따 저녁에 봐 하고 나왔다.
아이는 쿨쿨이었다.
지금쯤이면 일어나 학교 갈 준비를 하고 있겠다.
아이의 26년도 1학기도
엄마의 26년도 1학기도
응원하는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