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소한 오르간
엊그제와 어제 미사 시간
반주를 무사히 마쳤다.
사실 무사히는 아니다.
엊그제는 한 옥타브를 올려 쳤고
어제는 이것저것 실수가 쏟아졌다.
성도들이 박자 맞춰주고
전주 반주 놓치자
알아서 시작해주고
그분들을 따라 한 음 한 음 다시 쳤다.
옆에 해설자님도
조용히 박자를 맞춰주었다.
엊그제 처음으로 반주하는데 잘했다며
신부님이 성도들 앞에서 칭찬해주셨는데
어제는 생각하면 창피하다.
그래도 젊은 사람이 반주 봉사한다며
다들, 괜찮아 괜찮아, 해주셨다.
엊그제 반주석에 앉아 오르간을 치는데
하느님이 포근히 나를 안아주는 것만 같았다.
눈물이 났다.
그 자리가 너무 따뜻하고 좋았다.
반주 실수를 많이 했음에도
그 따뜻함과 포근함이 좋아
실수를 반추하며 괴로워하지 않았다.
첫술에 배부르랴, 하며
다음엔 더 많이 연습해야지, 하고
툴툴 털었다.
포근히 나를 감싸주셨다. 참 좋았다.
생소한 오르간과 친해지는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