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의자
내가 좋아하는 작품이 있는데
그냥 틀어놓고 눕고 싶었다.
출근길 서울역 카페에 잠시 앉았다.
지난주 내담자와 빈의자기법을 했다.
그는 자신의 어머니를 빈 의자에 앉혔다.
빈 의자는 집에서 들고온 내 작은 소파 피규어였다.
내담자 앞에 놓았다.
여기 어머니를 앉혀 볼까요.
어머니에게 지금 어떤 말이 하고 싶으세요.
혼자 주저리주저리 힘든다 하다가
지난주 내담자와 작업했던 빈 의자가 생각났다.
멍 때리고 바라보던 카페 창밖 바닥에
빈 의자를 놓았다.
누굴 앉혀 볼까요?
저요.
지금 ○○ 님은 여기 앉았을까요?
네.
지금 ○○ 님에게 뭘 해주고 싶으세요?
제가 좋아하는 작품이 있는데
그냥 틀어놓고 눕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누워서 들을 수 있는 작품은 아닌데
그냥 생각났어요.
틀어놓는 음악도 아니고
걸어놓는 그림도 아니라
무대 위에 올리는 것이라
그저 상상만 해본 거예요.
상상 속 제 쉼의 모습인 것 같아요.
사는 데는 너무나 많은 에너지가 들어요.
쉬고 싶어요.
천국은 있다고 믿어요.
아버지가 천국에 계시면 좋겠어요.
오롯이 제 것인 삶을 사는 게 버거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