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엄마는 언제나 무죄

언젠가는, 반드시, 꼭.

by 김서르


로망 이랄까.


마음 한켠에 곱게 접어둔,

늘 나의 머릿속에서만 펼쳐지는

<언제가는, 반드시, 꼭.>

하고 바라는 나만의 판타지 세계가 있다.





드 넓게 펼쳐진 초록빛 물결이 이르는 들판,

귀엽게 재잘거리는 듯한 새 하얀 작은 꽃들이

만발해 있는 그런 곳에 나 혼자 있는거야.

튼튼한 나무 이젤 위에 놓인 커다란 캔버스 앞에서

내가 좋아하는 그림을 맘 껏 그리면서.

서툰 솜씨에도 마냥 즐거워하지.


눈이 시리도록 청명한 하늘에 반해버린 나는

내 발끝에 지나가는 개미조차 사랑하겠다 다짐해.

뭉게구름 사이로 살며시 얼굴을 내민 햇살이

나를 향해 미소지으면

나도 한번 찡긋해주었다가

나를 통하는 바람에 입 맞춰보기도 하면서.


작고 하얀 꽃들이,

머금던 이슬 방울로 장난을 걸어오면

꺄르르 웃다가

그대로 드리눕지.

그리고 이 초원은 내 침대가 되는거야.


그렇게 온 종일을 혼자서 보내다가

노을이 내 어깨에 살포시 내려 앉을때,

누군가 나를 찾는 소리가 들리지.

그러면 나는 아쉬운듯

<이제 갈께>하고 인사하며 마치는 하루.


여기서 그 누군가는 아무래도 상관없어.

그게 엄마든, 친구든, 사랑하는 그이든,

이렇게 동화속 같은 하루를 보내고 싶어.

어쩌면 평생 꿈으로만 남을 것 같은.



엄마가 된 지금의 나는,

딱 한나절만 카페에 혼자 앉아

책이나 맘껏 읽었으면 좋겠다.


그냥 멍하게 혼자서 걷다가,

거리에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를 따라 흥얼거리며

쇼윈도에 우연히 비친 내 모습이

아직 예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


가고 싶은 곳에

망설임 없이 떠나 마음껏 머물다

그래도 집이 좋지 하는 마음에

돌아오는 날이 있었으면 좋겠다.


스무살 그날들 처럼,

설레이는 내일에

잠 못 이루는 밤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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