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CLUB DMC

커리어 디자인, 직장인 vs. 직업인?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 를 읽고

by Wendy An

안녕하세요, 헤드헌터 Wendy입니다! 몇 주간의 지난 여정을 뒤돌아 보니 어느덧 '면접에 관한 모든 것'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연재를 해온 지 8번의 시간이 지났네요. 시즌1에서 20편의 글로 인사드리고 또 소통을 하겠다는 약속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이 과정이 무척 의미 있고 뿌듯하기도 하고 더불어 다시금 스스로 옷깃을 여미게 되는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읽어주시고 구독해주시고 또 격려와 응원 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 계속하는 힘, 내도록 하겠습니다.


면접에 관한 모든 것을 마치고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기 전 꼭 한 번 함께 생각해보고픈 것이 있었는데요. 마침 그 생각과 물음에 더할 나위 없이 최고의 답변이 되어 주면서도 필요할 때마다 지침서가 되어줄 수 있는 책을 만났습니다. 책을 두어 번 정독하고 정리하고 이어서 최근 저자의 북토크에 다녀오는 것으로 생각의 타래를 완성시켜볼 수 있었는데요. 그 책은 바로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 (김호 지음)입니다. 일독을 강력 추천드립니다.




오늘날의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빠르기도 하거니와 늘 새롭죠. 그런 세상에서 직장인의 수명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저자 김호님은 이제 내 삶을 중심에 놓고 직장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설파하고 있습니다. 그는 또한 이렇게 말합니다(↓).


p.7
직장(place of work)은 남이 만들어 놓은 조직이지만, 직업(occupation)은 내 몸과 머리에 남는 개인기이며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어 돈과 교환할 수 있는(팔 수 있는) 기술이다.


책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는 우리(직장인)에게 많은 질문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특히 '성장'과 '변화'를 꿈꾸는 직장인들에게 의미와 울림이 큰 질문을 건네고 있는데요. 아래는 저자가 직접 정리해준 10가지 주요 질문과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도구입니다. 일독 후 활용을 위한 자료이기도 하지만 책을 아직 읽지 않았어도 충분히 스스로 묻고 답해보면서 '직장인으로서의 나'를 점검해볼 수 있을 정도로 유용한 가이드 질문이랄까요. 꼭 시간을 따로 떼어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가져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자, 그렇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볼 수 있을까요? 저자는 자기만의 '직업적 욕망'이 무엇인지를 아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 이후로 직업을 만들어 가면서 내가 가진 기술(개인기) 가운데 무엇을 돈을 주고 살 의향이 있는지 고려해볼 수 있다는 것인데요.


직업적 욕망을 자신으로부터 찾아내는 것 또한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지요. 직장인으로서의 나를 정의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요. 직장이라는 소속이 있고 내가 맡고 있는 역할인 직책과 자리인 직위가 있으니까요. 직업인으로서의 나의 관점으로 정의해보려 하면 막상 표현하기가 쉽지 않아 깊은 생각에 빠지게 됩니다. 거기서부터 시작되는 것이겠죠? 회사라는 울타리가 없다면 과연 내가 세상에 내놓을 수 있는 기술, 역량, 상품, 서비스는 무엇이 될 수 있을지 하나씩 꺼내보고 정리해보는 것 말입니다. 저도 아래와 같이 최근 국영문 이력서를 새롭게 작성해보는 시간을 가져 보았는데요. 며칠에 걸친, 어렵고 고된 시간이긴 했지만 계속해서 생각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면서, 수정/보완 하는 시간을 통해 지금까지의 제 경력을 하나의 스토리로 연결 지어 보면서, 직업적 욕망 또한 보다 구체적으로 정의해볼 수 있었습니다.


이에 대한 제 경험적 의견을 통해 제안을 하나 드려보자면 '이력서'를 정성껏 작성해보되, 어떤 형식적 제약이나 내용상의 주저함 없이 자유롭게 써보기입니다. 지원하는 기업 및 JD/자격요건 등에 부합되는 이력서를 쓰다 보면 아무래도 '남(회사)'을 위한 글처럼 내 이력을 작성하게 되는 경향을 갖는 게 불가피하죠. 그런데 나를 위한 이력서를 써보면 발견하게 되는 게 분명 있습니다. 바로 '내가 내 경력(경험)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내 경력(경험)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 '성과와 무관하게 가장 유의미했던 또는 즐거웠던 경력/경험', 그리고 저자가 첫 출발지점으로 지정한 '직업적 욕망'입니다.


p.103
모든 사람은 어떤 분야에서든 전문가라는 말이 있다. 자기만의 전문성이 누구에게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발견하는 사람은 자신의 직업으로 살아가게 되고, 발견하지 못하면 남이 만든 직장에서 불안하게 살아가게 된다. 미래는 앞으로 무엇이 유망한 지를 고민하는 사람보다 자신이 무엇을 정말 좋아하고 빠져들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사람에게 기회와 행복감을 선사한다.


저자가 말하듯 우리는 어떤 분야에서든 전문가입니다. 그 전문성을 발견해야 '직업인'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하니 지금부터 발견하기를 시작해보는 거죠! 직장에서의 맡은 업무 중에서 정말 좋아하고 빠져드는 일을 발견할 수도 있고, 직장 밖에서의 시간 동안 여러모로 시도하고 있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통해 정말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를 찾을 수도 있겠습니다. 적어도 몇 개월의 시간을 스스로에게 허락하면서 찬찬히 그리고 세밀하게 자기 자신을 관찰 해보셨으면 합니다.


설득의 대가 로버트 치알디니는 영향력 있는 사람은 누군가를 만날 때 그 사람의 특징 중 자신이 좋아하는 점을 찾아내고 직간접적으로 당사자에게 알려준다고 말한 바 있다(p.106)고 합니다. 전문성이란 것은 본디 내가 주장(?)하는 것이 아닌 누군가가 인정해줄 때 비로소 사실이 되며 빛이 나는 법이죠. 치알디니의 말처럼 만일 누군가가 나의 특징 중(또는 내 역량 중) 좋아하는 점을 말해준다면 그게 바로 나의 잠재된 능력이며 곧 전문성이 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듯한데요. 나아가서는 나 또한 그런 영향력 있는 존재가 돼가는 것이지요. 우리 누군가의 한마디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꼭 고민해보기로 해요! 저자 김호님이 제안하는 '고민하는 법'은 바로 '자기 혼자만의 시간과 기록'입니다.


여러분은 잠시 숨을 고르는, 그리고 찬찬히 계획을 세우고 수정하고 점검하기 위한 시간을 어떻게 보내시나요? 저는 지난 6월 30일 셀프 워크숍(Self-Workshop) 시간을 가져 보았습니다. 하루의 시간을 미리 계획하여 동선을 고려한 세 군데의 장소 선정 또한 미리 해두었습니다. 장소 선정의 기준은 뷰(view)가 초록의 푸르름이면 참 좋겠다, 란 바람과 이동에 에너지를 크게 쏟지 않아도 되는 동선 그리고 잠시라도 확보할 수 있는 고요함이었습니다. 한 가지 더한 것은 '낯섦'이었는데요. 그래서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으로 정하고 익숙함에서 잠시라도 벗어나 새로운 관점으로 지난 상반기를 바라보고 또 하반기를 준비하자는 의도였지요. 고민을 덜기 위해 종일 듣고픈 BGM(조성진 앨범, The Wanderer)도 미리 정해두었더니 매끄러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열심히 생각하고, 돌아보고, 기록한 다음 하반기를 계획했지요. 하루의 중간 즈음엔 생각도 쉼을 갖기 위해 당시 읽고 있던 책을 보는 1시간여의 놀이도 함께 해주었습니다. 부담을 주기 위함이 아닌 힘을 얻기 위한 나만의 워크숍이었으니까요. 여름휴가 중 하루 반나절 정도라도 이런 시간을 가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


책에서 흥미로웠던 부분들 중 격하게 공감되고 또 잊히지 않았던 한 문장이 있었습니다.


p.167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은 '통장'이고 직업, 즉 나의 전문성은 '현금'이다.


만들어 놓은 계좌가 많다고 부자가 아니지요. 각 계좌에 보유해둔 현금이 많아야 부자라고 할 수 있듯이 갈고닦고 또 쌓아둔 '전문성'이 반드시 있어야 조직 생활을 유지하며 이런저런 고민과 갈등을 겪어온 보람이 있겠지요. 결국 계좌가 아니라 '현금'을 만드는 것에 더 심도 있게 집중하자는 것이죠. 어떻게요? 직장에 의지하기보다는 나 스스로 독립할 수 있기 위해 공부하고 연구하고 서로 묻고 답하는 것으로요. 저자는 말합니다. 경쟁보다는 성장에 초점을 둘 때 비로소 퇴직 후에도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다고요. 직장생활 동안 쌓인 연차가 곧 역량도 전문성도 아니니까요.


책에서 저자가 소개하는 또 하나의 흥미로운 개념 및 방법론이 있습니다. 바로 '피드포워드(feedforward)'인데요. 우리에게 익숙한 피드백(feedback)이 아닌 피드포워드를 활용하길 제안하는 이유는 과거를 돌아보며 주는 평가보다 '미래에 더 잘하기 위한 조언을 구하거나 주는 행위'가 더 효과적이란 것입니다. 누구든 (그 아무리 옳은 소리일지라도) 지적당하는 것을 좋아하기는 어려우니까요. 저자의 제안대로 우리는 더 많은 피드포워드를 주고받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앞을 보며 함께 걸어갈 때는 방어보다는 공감과 협력의 장이 더 펼쳐지지 않을까요? 우리 이번 주에 바로 실제 삶의 현장에서, 특히 직장에서 바로 적용해보아요!


p.215
피드백 - "제가 지난 1년 동안 어땠나요?"
피드포워드 - "제가 앞으로 1년 동안 좀 더 나은 과장 역할을 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12월에 인사 평가가 있다고 치자. 대부분의 사람은 평가 시기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막판에 상사에게 잘 보이려고 한다. 전략을 바꿔보자. 1년의 절반 정도가 끝난 즈음에 작년 말에 상사와 논의했던 연간 목표를 갖고 상사에게 먼저 피드포워드를 요청해보라.

"부장님, 올해도 절반이 지나갔는데요. 남은 반년 동안 제가 어떤 점들을 신경 쓰면 좀 더 제 역할을 잘할 수 있을지 조언 부탁합니다." (...) 피드백을 줄 때까지 기다리는 직원과 스스로 먼저 요청하는 직원은 상사에게 다르게 인식된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능력(?)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끊임없이 이 질문을 나에게 던지며 살아가는 삶이란 정말이지 녹록지 않습니다. 그렇죠? 하지만 하는 만큼 단 몇 걸음이라도 더 나아갈 수 있는 건 확실한 것 같아요. 내게 묻고 내가 답하는 이 여정 속에서 우리는 분명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 변화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파괴적 혁신이론으로 유명한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의 부고를 접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매년 한 해를 마무리하며 반복해서 읽는 책 <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소개했습니다.


p.326
그는 자신의 삶이 어디로 가게 될지 알고 싶다면 나의 미래 계획을 살펴보는 것보다는 내가 현재 시간, 돈, 에너지 등 주어진 자원을 어디에 할당하고 있는지 보면 된다고 말한다. 즉, 자원 할당의 문제다. 많은 직장인이 잠까지 줄여가며 깨어 있는 시간의 대부분을 직장 일에 몰아넣는다. 나의 직업적 욕망이 무엇인지는 살펴보지 못한 채 말이다.


'나는 내게 주어진 자원을 어디에 가장 많이 할당하고 있는가?'를 진중하게 물을 수 있었던 계기가 되어준 글입니다. 냉정하게 답하려니 자못 부끄러워지기도 하였습니다. 자원 할당의 기준을 내 직장생활을 점검하는 데에 중요한 포인트로 적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고요. 여러분은 어떤가요? 오늘 한 번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는, 점검의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라요!




직장인이라는 정체성을 넘어 전문성을 갖춘 (어쩌면 평생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될 수도 있는) 직업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탑재하게 되는 그날까지 함께 가보자고요, 우리. 끊임없이 질문해야 하고, 공부해야 하고, 생각해야 합니다. 변화와 나이 듦에 수동적으로 끌려가는 게 아닌, 능동적으로 '반응'하며 때로는 변화를 이끌어가 보는 거죠. 그러기 위해서 날마다 물어야 할 한마디로 마지막을 장식해보겠습니다.


What do you want?



Stay tuned, Coming Up Next Monday Again!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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