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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endy An Sep 07. 2023

좋은 팀원이 되겠다는 다짐, 해본 적 있나요?

Supersense Letter 10

(이 글을 세상의 모든 '팀원'들이 싫어합니다... 흑)


드림팀, 베스트팀, 환상의 팀워크, 미친 케미

이런 멋진 표현은 진정 스포츠나 영화만의 전유물일까요? 그렇지 않죠! 우리도 일터에서 발현할 수 있죠. 결코 쉽지 않고, 원하는 대로 팀을 선택할 수 없다는 큰 제약이 있지만 말입니다.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꿈꾸는 게 바로 '드림팀' 아닐까 싶은데요. 물론 저도 늘 바라마지않던 게 바로 '환상의 케미'를 펼치는 팀워크였습니다. 수퍼센스는 이제 막 시작한 1인 사업이지만 머잖아 꼭 드림팀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요. 그 욕심에 집착하며(?) 달려가 볼 심산입니다.


드림팀, 베스트팀이라는 건 과연 어떻게 만들고, 이루어갈 수 있는 것일까요? 케이스 바이 케이스이겠지만, 대체적으로 세상은 리더의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훌륭한 리더, 서번트 리더십, 탁월한 매니지먼트가 받쳐 주어야 팀워크가 제대로 발휘될 수 있다는 거죠. 더할 나위 없이 옳지만 환상의 팀워크를 위한 '유일한' 조건 혹은 솔루션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팀워크는 팀의 구성원들과 리더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상호작용하고 협력함으로써 점진적으로 쌓아가는 것이니까요. 리더십은 리더의 자리에서 하루하루 살아가보는 게 (고통스럽지만) 가장 실질적이고, 빠른 데다가, 유용한 방법이죠. 거인들의 어깨에 올라타 열심히 배우는 방법도 있겠고요. 그렇다면 잠재적 리더인 '팀원'으로서 베스트팀을 만드는 데 기여하며 일에서의 만족도와 성취감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팀워크에서 시작된 생각의 타래는 결국 이 질문으로 연결되었습니다.


최근 언 15년 이상 조직 안팎에서 일해온 지난날들을 돌아보며 '팀워크'가 필요했던, 발휘됐던 혹은 아쉬웠던 순간들을 갈무리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도 리더의 자리보다는 팀원의 자리에서 더 길게 일해왔는데요. 최근 몇 년 간의 리더 경험은 정말 주옥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양쪽 모두 경험하고 나니 생각과 관점에 균형감이 잡혔고, 이전보다는 더 성숙해진 마인드로 두 입장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랄까요.


그리하여, 준비했습니다. 다시 돌아온 Supersense의 Super Tips! '이런 팀원 돼보는 거 어때?'

(시리즈로 밀어보려는 은밀한 작전 구사중 ㅎㅎ)


1. '어떻게 하면 최고의 팀원으로서 기능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팀원이 되자.

팀 리더는 반드시 필요해요. 파일럿 없이 비행할 수 없는 만큼의 명백함이니 이유는 생략할게요. 그런데 만약 리더 곁에 '내가 팀원으로서 최적으로 기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부터 행동으로 옮겨보면 좋을까'를 고민하는 팀원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그 팀은 분명 성과를 낼 거예요. 때때로 리더는 당연히 놓치는 것들이 있어요. 팀원들 간의 결속력이나 친밀감을 따라갈 수 없을 때도 있고, 건강한 거리감을 유지하려다 보니 간과하는 게 있기도 해요. 그럴 때, '팀장이 어떻게 이런 것도 몰라?'라고 생각하고 아쉬워하기보다는 리더가 놓친 그 디테일을 넌지시 공유해 주는 팀원이 되어보는 건 어떨까요? 리더 입장에서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몰라요. 이런 다정한 넛지에 되려 불쾌한 내색을 하거나 부끄러워하기만 하는 리더라면 떠나도 좋아요. 그런데 만약 즉각적으로 고마움을 표현하고 스스로의 실수나 부족을 결국 인정하는 리더라면 부디 신뢰로운 관계를 다져가세요. 아마도 겸손과 두려움으로 그 자리에서 고군분투 중일 텐데 이런 섬세한 도움을 모른 척할 리 없거든요. 적시에 더 큰 도움과 지지를 건네며 화답할 거라는 걸 기대해 보아도 좋아요. 결정적인 순간에 누군가 도움을 건넬 때 우린 더 감동하곤 하잖아요? 내가 '먼저' 그런 존재가 돼보는 거예요. 머리론 알지만 마음이 허락지 않아 도저히 그렇게 못하겠다고 토로하는 분들이 있죠. 그 입장에 처해봤기 때문에 너무 이해해요. 그런데 '탁월함'이라는 건 모두가 하기 어려워하는 것을 내가 먼저 행동으로 옮기는 그 순간에 발현돼요. 단 한 번의 다짐과 행동만으로 영원히 내 것으로 체화시킬 수 있고요. 한 번 이 맛을 본 사람은 다시 예전으로 못 돌아가요. 그리고 지금의 내 리더보다 더 훌륭한 리더가 될 게 자명해요. 그 누구보다도 '내가' 먼저 그런 팀원이 되겠다고 결심해 보시고 속히 실천해 보세요. Trust me, 여전히 이토록 '귀한' 팀원은 많지 않으니까요.


2. 전체를 조망하며 먼저 묻고, 적시에 묻고, 사후 질문까지 야무지게 챙기는 '프로 질문러'가 되자.

속도가 매우 중요한 세상이에요. 따라가지 못하면 도태되고 임팩트를 뺏기기도 하는 게 현실이니까요. 그런데 종종 목표가 흐릿해지고, 방향감각을 상실하고, 사기가 떨어질 때가 있어요. 팀워크가 끈끈하지 않은 채로 속도를 낸다는 건 어려운 일이기도 하고요. 여러모로 어렵고 답답한 상황에 처하게 됐을 때 먼저 '질문하는' 팀원이 돼보는 건 어떨까요? 질문은 '환기의 효과'가 있어요. 옆을 보지 못하는 경주마를 멈춰 세울 수 있는 위력을 갖고 있기도 하고요. 원망, 비난, 질책이 아닌 '질문'을 함으로써 리더와 팀원들 모두가 스스로를 그리고 일을 점검해 보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거죠. 정중하고 다정하게 어떤 일이나 결정에 대한 '이유'와 '근거'를 묻는 건 리더와 팀 모두를 배려하는 일이 될 수 있어요. 초반에 세워둔 목표와 약속을 상기시켜줄 수도 있고요. 실시간 브레인스토밍 효과도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빠르게 반추함으로써 실수나 잘못된 방향성을 바로잡을 수도 있지요. 나는 리더도 아니고, 내게 맡겨진 역할과 책임만 다하면 된다라고만 생각하지 말고(틀리다는 건 아니에요) 종종 팀과 일의 전체를 조망해 보세요. 언제가 잠시 호흡을 고르고 쉼을 가져야 할 때인지, 언제 어떤 질문을 건넴으로써 부족한 것 혹은 과한 것을 체크할 수 있는지, 개인과 팀 모두에게 도움이 될 만한 사후 피드백은 어떻게 주고 받을 수 있을지 등을 고민해 보는 장본인이 돼보는 거죠. 최적의 타이밍에 던지는 한 마디의 질문이 팀과 프로젝트 모두를 살리는 경험을 꼭 해보세요. 마음이 잘 따라오지 않아도 손발을 먼저 움직여 보시길! 그 어려운 결심과 시도는 언제 어디에서든 내게 꼭 보답으로 돌아올 거예요. 그리고 주변 사람들은 다 '보고' 있어요, 모른척 할 뿐. 탄탄한 '평판'을 구축해가는 전략으로도 활용해 보세요.


3. 리더에게 먼저 다가가자. 그리고 이렇게 한마디 건네보자. "혹 제가 도울 게 있을까요?"

리더의 자리는 수많은 이유로 꽤 힘들어요. 리더가 되기 전에는 막연히 그렇게 생각했지만 리더의 자리를 경험하고 나서는 격하게 공감했죠. 리더도 리더가 처음이잖아요?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고민들 수백여 가지를 이고 지고 가야 하고, 한동안(아니 꽤 오래) 자괴감과 절망감에 빠져 살아가요. 종종 쪽도 팔리고요. 게다가 훌륭한 리더로 성장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는 법인데 스스로에게도 팀원들에게도 기다림은 질색이니까요. 하아... 기다림이란... 인내란...(두 손 가지런히 모으고 반성의 시간을 또 가져봅니다). 팀원들이 리더의 정확하고도 다정한 피드백과 지지를 통해 성장하듯 리더도 팀원들의 피드백과 격려가 필요해요. 그런데 요청이 쉽지 않죠. 밀어주고 끌어주는 자리여야 한다는 강박에 정작 더 중요할지도 모를 피드백은 차마 묻지 못하는 거예요. 그 요청 자체만으로도 부담이 될까 싶은 미안함 혹은 거절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등의 이유로 쉽지 않은 거죠. 제아무리 잘 숨긴 들 웬만하면 힘들 때는 티가 나곤 하잖아요? 뭔가 평소와 다르거나 지쳐 보일 때, 유독 업무가 과중해 보일 때, 상사에게 말로 두드려 맞았을 때(리더도 리더가 있죠)를 포착했다면 놓치지 마시고 한마디 건네보세요. "혹 제가 도울 게 있을까요?"라는 한마디요. 메신저로도 좋고 직접 말로 건네도 좋지요. 가급적 비공개 맨투맨으로요. 그 말 한마디만으로도 엄청나지만 도움의 경중을 떠나 무척 감동할 거예요. 부러 내뱉진 않겠지만 순간 마음속으로 그 팀원을 향해 충성을 맹세할지도 몰라요(I mean it!).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게 무슨 말인지 저는 조직 생활하면서 여실히 깨달았어요. 불편하고 어색한 관계 사이의 벽이 무심히 건넨 한마디 말로 순식간에 눈 녹듯 녹아내리는 경험을 직간접적으로 해보았고, 다니기 싫은 회사가 다닐만한 회사로 탈바꿈되는 진기한(?) 순간을 만나보기도 했고요(이럴 때 깨닫는 게 바로 바꿀 수 있는 건 오직 '나 자신'이구나라는 진리죠).



HR로 일하던 어느 때였어요.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리더가 한 분 있었죠. 왜 이 클리셰 다들 아시죠? '나쁜 사람은 아닌데...' 마침 해당 팀의 팀원 중 한 분이 면담을 요청해 왔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팀원이 어렵게 꺼낸 이야기는 슬프게도 반박의 여지가 없는 팩트였어요. 함께 고민과 갈등을 나눈 시간이었죠. (고민 했지만) 대화의 말미에 HR로서 이렇게 한마디 건넸어요. "그런데, 요즘 ㅇㅇ팀장님 뒷모습 본 적 있어요?"라고요.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성숙함을 지닌 상대방이었기에 꺼낼 수 있던 말이기도 했죠. 당시 몇 차례 목격한 그 리더의 뒷모습 이미지는 좌절과 절망으로 축 처진 어깨 그 자체였거든요. 바로 다음날, 제 자리 근처 미팅룸에서 그 팀 전체가 모여있는 모습을 지나가며 보았고 미팅하는 구나 싶었죠. 그런데 팀장님 생일 축하 자리더라고요. 뭐 어느 팀이나 하는 축하파티 아닌가 싶겠지만 당시 그 팀의 상황은 안 하는 게 노멀하고 하는 게 이상하고 어색한 분위기였기 때문에 제 가슴이 뜨거워졌던 기억이 있어요. 어찌나 우렁차고 근사하게 축하를 해주던지 제가 다 고맙더라고요. 그 직후로 그 리더분의 처진 어깨는 한동안 보지 못했습니다. 채용 미팅으로 만났을 땐 목소리 톤도 올라가 있더라고요. 여담이지만 업무 역량과 리더십이 부족했던 그 리더는 결국 회사를 떠났지만 말이죠...더보기.


팀원으로 지내는 동안의 시간은 결국 '리더 수업'입니다. 여러분도 꼭 리더가 되세요. 훌륭한 리더가 이끄는 팀에 있었다면 보고 배운 대로 행하는 리더가 되시고, 부족한 리더의 팀에 있었다면 중요한 포인트들을 반면교사 삼아 반대로 행동하는 리더가 되세요. 리더가 돼야 하는 인재들이 리더를 안 하려고 하는 모습들을 종종 목격해요. 아직 부족하고 자신이 없다는 이유로요. 부족하다는 근거는 거의 없고 그저 삶에서 새로운 단계로 진입할 때면 동반되는 두려움인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그러지 않았으면 해요. 누구에게나 처음이니까요. 삶의 어떤 갈림길에서 한쪽엔 태풍이 불어닥치고 있고 한쪽엔 잔잔한 호수가 보일 때 한 번쯤은 꼭 태풍으로 뛰어들어 보세요. 소용돌이를 지나면 그 어느 곳보다도 잔잔한 평화가 깃든 '태풍의 눈'을 만날 테니까요. 그리고 그때 스스로 읊조리게 될 거예요. 'I am the Leader.' 진심을 담아 정중히 한마디 건네고 글을 마칠게요. '꼭 리더가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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