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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endy An Sep 14. 2023

Supersense News 2

번외 레터 2

꽤 오래전 일이 문득 떠오르네요. 채용(헤드헌팅) 분야에 발을 들였을 때 정확히는 헌팅(?)을 당한 후 면접에 참석했을 때 미래의 제 사수가 될 이사님께 홀딱 반해버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부러 만들어낸 것 같지 않은 자연스러운 카리스마에 압도됐었고, 꼿꼿한 자세와 유려한 말솜씨 그리고 멋진 패션 스타일 모두 생생하게 뇌리에 각인돼 있지요. 당시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엔 탈락인 줄 알았기에 전전긍긍하다가 이렇게 결심했던 것도 기억나요. '떨어질 땐 떨어지더라도 이사님께 제대로 나를 각인시키고 인사를 드려야겠다'라고요. 예전에 다른 글에서 언급한 적 있지만 이런 마음이었기 때문에 결과가 나오기도 전 이메일을 드려 인사를 드리고 책 추천을 부탁드렸었지요. 3권을 추천받았고, 합격했고, 추천받은 책 3권을 읽다가 토할 뻔한 심정으로 잠시 입사를 망설였던 그때의 심정도 손끝 발끝에서 느껴질 만큼 생생한 추억입니다. 


입사 후 열심히 했지만 제대로 혼났고 알차게 배웠습니다. 몇 년의 여정 동안 행복은 잠시 고통과 아픔이 지속됐었지만 사수를 떠나고 나서 깨달았습니다. 기본기를 탄탄히 잡아주신 덕분에 이후로 무엇이든 자신감을 가지고 할 수 있었다는 것을요. 서두가 길었는데요. 퇴사 후 사수의 초대로 저녁 식사를 함께 한 날이었습니다. 식사를 마친 후 함께 서점을 가자고 하시는 거예요. 서점이라면야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흠모하는 곳이니 흔쾌히 따라나섰는데, 그때 사수가 제일 처음 건네신 질문이 이거였어요. "책 잘 읽고 있니?" 책이야 실은 늘 품에 끼고 살았으니 자신 있게 "네!"하고 외쳤었는데 왠지 행간을 다 읽지 못했던 거 아닌가 싶었죠. 일하는 사람으로서 '책'이란 게 정말 중요하다는 걸 가르쳐주신 분이었기에 또 그 카리스마에 압도당했다랄까요. 아무튼, 서점 구경도 잠시 저를 데리고 한 코너로 가시더니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책을 소개해 주시면서 선물로 사주셨습니다. 그날밤 헤어지고 나서 잠 못 이루고 단숨에 다 읽었어요. 완전히 빠져들었고 계속 읽고 싶었고 그로부터 오랫동안 나만의 북클럽을 꿈꾸며 지냈습니다. 스토리텔링과 캐릭터 모두 훌륭한 건 이제 대부분의 애독가분들은 다 아실 테지만 전쟁과 이별과 아픔 가운데서도 북클럽으로 인해 살고, 살기로 결심하고, 통과하고 극복하고, 공생하는 그 자체에 매료되었던 거죠. 그로부터 약 10년이 지났지만 그날밤은 결코 잊을 수가 없습니다.


오늘은 Supersense Letter는 잠시 쉬어가고, 지난 News 1에 이어 News 2로 수퍼센스 소식을 전하고자 합니다. 오랜 숙원이기도 하지만 수퍼센스를 론칭하면 꼭 하겠다고 다짐하고 준비했던 게 바로 북클럽인데요. 드디어 오늘 Supersense Book Salon을 엽니다. 오픈한다고 끝도 아니고 모집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지만 지금 이 순간이 제법 의미 있고, 가치 있고, 뿐만 아니라 즐겁습니다! :)


상세한 내용은 맨 하단 링크를 통해 확인해 주세요! 문의와 관심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아래에 해당되신다면 함께 하시죠! :)


1. 커리어 라이프의 근간이 되는 지성과 감성을 독서와 나눔을 통해 쌓고싶은 분

2. 책을 깊이 있게 읽는 여정에 동참해 커리어 및 세계관을 확장하고자 하시는 분

3. 끈끈한 독서와 열렬한 소통과 느슨한 연대로 커리어와 라이프의 네트워크를 촘촘히 다지고 싶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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