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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endy An Sep 21. 2023

채용 공고,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Supersense Letter 11

개인 사업이든 법인이든, 대표든 조직 구성원이든 어느 정도 세월이 흘러 경력이 쌓이면 거의 모두가 동의하는 한마디가 있습니다. 바로 '결국, 사람이다'라는 말인데요. 그게 뭐 특별한 것도 아니고 놀랍지 않다고들 하실 수 있지만 이 진리에 다다르기까지는 피 땀 눈물이, 그리고 시간이 적잖이 필요합니다. 깨달았다고 해도 내 일과 삶의 가치관으로 체화시켜 실행에 빠르게 적용하는 건 또 다른 노력이 필요하고요. 이 진리의 기쁨과 슬픔을 최전선에서 먼저 경험하는 영역이 바로 '채용'이지요. 시즌이 되거나 공석으로 인한 긴급 채용 상황이 되면 말 그대로 울고 웃는 날들의 연속입니다(대체로 울지만요...). 이러한 여정을 지날 때마다 투자 및 주식 시장에서 말하는 high risk high return을 절실히 체감하고요.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한 사람 한 사람 모여 이루어 가는 일이니 그야말로 사람 한 명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데다가, 여럿이 모이면 몸집이 불어난 조직이 되니 조직 안팎에서의 조화도 못지않게 중요하지요.


채용의 모든 과정은 경중을 가릴 것 없이 중요합니다. 다만, 채용이란 본질적으로 어려운 일이고, 안 되는 게 디폴트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예상을 비껴가기 때문에 첫 단추부터 잘 끼워야 할 텐데요. 정성과 시간이 필요한 그 첫 단추는 바로 '채용 공고'라 볼 수 있습니다. HR로 현업에 있을 때 각 팀 리더들로부터 공고 초안을 받거나 HR에서 작성한 초안에 대한 검토 요청을 건네고 피드백을 받아 완성하는 일이 녹록지 않았어요. 어느 시점이 되면 모두 저를 피해 다니시고(ㅎㅎ), 슬랙엔 미안하다 시간을 더 달라,라는 메시지만 쏟아졌습니다. 공고는 정말 장인 정신으로 한 땀 한 땀 수놓는 마스터피스에 빗대어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간절히 원하는 '그 한 사람'을 만나야 하기 때문이죠. 역할과 자격 요건을 기술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회사와 팀을 어필하고 동기 부여와 가치 제공 등의 효과까지 내야 하니까요. 너무 노골적이어서도 안 되고 너무 부족해서도 안 되며 행간의 뉘앙스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그런데, 채용 공고는 고민하고 만들고 다듬어 인재를 모집하는 입장에 있는 이들에게만 중요한 게 아니죠. 입사를 희망하는 지원자들에게도 중요합니다('더' 중요합니다). 왜일까요? 결정적인 정보이기 때문이죠. 공고 내용을 정독하며 해당 포지션 세부 내용을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즉, 단서를 여럿 찾고 그중 핵심을 파악해 본 다음 내 경력 및 역량과의 연결점을 찾아보아야 하는 것이죠. 아울러, 채용 공고의 질과 양을 가늠해 봄으로써 지원하는 기업에 대해 내밀한 개인적인 평가도 해볼 수 있습니다. 진정성이 배어 있는지, 구체적인 기술보단 추상적인 기술에 그쳐있는지, 이해를 돕는 부가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는지 아닌지, 원하는 인재상에 대한 힌트를 제공하고 있는지 등의 여부 말이죠.

자, 공고가 중요하다는 건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다만, 그저 흘깃 보기만 한 채 과정은 스킵하고 그저 지원하기 바쁜 사람들이 충격적이게도 꽤 많아요. 수퍼센스와 함께 하고 있는 여러분은 정독하고, 재독하고, 본인에게 유리한 단서를 찾아내 활용하는 지원자가 됩시다. 그리하여, '채용의 최전선 vs. 지원자' 두 입장 모두 고강도와 짙은 농도로 긴 세월 경험해 본 수퍼센스가 또 준비했습니다.


Supersense의 Super Tips! '채용 공고, 어떻게 활용해 볼까?'


1. '우대 사항' → '자격 요건' → '주요 업무' → '직무 타이틀' 순서로 검토하며 '연결점'을 찾자.

지원하고 싶은 채용 공고를 찾았다면 검토 순서를 여느 때와 반대로 해보는 겁니다. '우대 사항' 내용을 먼저 상세히 검토해 보고, 우대 사항 중 내 경력이나 역량 및 성과와 연결할 수 있는 지점이 있는지 찾아보는 거죠. 우대 사항 목록 중 상단 1-2가지는 조직에서 현재 매우 원하고 있고 필요로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우대사항의 영문 표기가 'preferred'잖아요? 말 그대로 '선호'하지만 필수는 아니다,라는 의미로 주로 읽히지만, '선호'보다는 강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경우가 적잖아요. 우대 사항과 연결해 어필할 수 있는 직무 에피소드나 보유 역량이 있다면 해당 내용들이 이력서나 포트폴리오 서두에 위치하도록 전략적으로 구성해야 합니다. 평가자에게 초반부터 '긍정 프레임'을 씌우는 효과를 낼 수 있지요. 갈증을 해소해 주는 셈이니 면접으로 초대될 가능성도 높일 수 있습니다. 우대 사항에서 제시된 '기술'을 배우고 있거나, 관련 자격증 취득 과정에 있거나, 머잖은 미래에 계획을 갖고 있는 점도 충분히 '연결점'이 될 수 있으니 어필 포인트로 꼭 활용해 보세요.


2. 조직/팀 소개 내용 및 주요 업무 내용을 토대로 면접을 위한 '질문 목록'을 작성하자.

채용 공고 작성도 사람이 하는 일이죠. 완벽할 수 없습니다(완성도가 충분한 공고는 많지만요). 어떤 직무인지 대체로 파악은 되지만 공고 내 내용들 중 직관적으로 이해되지 않거나 호기심을 더 자아내는 내용이 있다면 메모해 두세요. 향후 면접에 초대받았을 때 '질문'해볼 수 있는 목록으로 활용할 수 있으니까요. 약 2년 전 프로젝트성으로 글로벌 게임사에서 TA(Talent Acquisition) 매니저로 일하고 있던 때였어요. 해당 기업은 지원자는 수도 없이 몰리지만 단계별 합격률이 워낙 저조했기에 서류 합격자가 발생하면 인사, 채용, 현업 모두가 지원자를 돕는 분위기였습니다. 프리 인터뷰라고도 하는 과정을 통해 해당 지원자에게 면접 과정을 안내하고 전략으로 사용할 수 있는 tip도 건네는 거죠. 당시 서류 합격자와 함께 면접을 앞두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공고 내 모든 내용을 함께 하나하나 곱씹으며 각 내용을 어떻게 경력/역량/경험과 연결할지, 해당 팀의 현재 가장 큰 니즈는 무엇인지 예측해 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그가 공고를 씹어먹었구나,라는 걸 여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역시 자신감과 여유는 충분히 '준비'된 자에게서 나타나는 오라(aura) 임을 목격했지요. 이미 직무 내용의 핵심을 충분히 숙지한 상태였고, 어떻게 본인의 직무적 강점과 연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전략적 고민도 돼있었지만 몇몇 내용에 대해선 의문을 갖고 있었습니다. 일부 업무 내용이 해당 직무 타이틀에 맞지 않는 듯한 역할로 이해된 것과 내용이 다소 추상적이어서 구체적으로 알고 싶은 게 있었던 거죠. 하여, 그 의문을 호기심이 깃든 '질문'으로 변환해 보았고, 면접 상황에서 질문할 기회를 얻었을 때 바로 질문했고, 기대 이상의 중요 정보들을 힌트처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최종 합격한 것도 이유겠지만, 이 지원자는 면접 과정 동안의 스스로에게 만족했고, 그로 인해 커리어 자존감이 채워지는 충만한 경험을 했다는 소감과 함께 감사를 전해왔습니다. 모두에게 win-win이었던 것이죠.


3. 직무 타이틀에 얽매이지 말고 공고 내용을 씹어 먹어 승률을 높이자.

채용 공고 검색에는 주로 직무 타이틀을 활용합니다. 당연한 거죠. 그런데, 생각을 조금 달리해야 할 필요가 있어요. 왜인고 하니, 직무 타이틀 만으로는 포지션을 온전히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기업마다 주로 사용하는 직무 타이틀이 상이한 경우가 많고, 기대하는 역할에 대한 기술도 천차만별이니까요. 사실, 지구상에 같은 '사람'이 한 명도 없듯 같은 포지션도 없는 거 아니겠어요?(ㅎㅎ) 가령, 프로젝트 매니저나 프로덕트 매니저(PM or PO)의 경우 일반적인 직무 타이틀이고 기대하는 바가 어느 정도 예측되는 것 같지만 업무 내용이나 자격 요건 등을 상세히 검토해 보면 차이가 꽤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직무 타이틀에만 얽매이게 되면 승률이 높을지도 모를 공고를(기회를) 눈앞에서 놓치게 되는 셈이니까요. 채용도 삶의 여러 기회들처럼 '타이밍'이 관건이니 놓치는 일이 없어야겠지요. 조금 과장된 감이 없잖지만 이는 마치 '세계관의 확장'과도 같아요.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view)을 넓힐수록 보이지 않던 게 보이기 시작하고, 기회인지 모르고 지났던 것을 다시 들여다보며 기회로 만들 수 있게 되니까요. JD의 모든 부분에 100% 맞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그중 한 두 가지에 뛰어나거나, 두루두루 잘할 수 있는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합격하곤 하죠. 일하고 싶은 기업에서 해볼 만한 자리가 열려 지원하고 싶다면, 나와 관련 있는 '검색어'에만 국한해서 보는 게 아닌, 숲을 먼저 넓은 시야로 살핀 뒤 퍼즐 맞추듯 하나하나 검토해 보세요. 즉, 해당 기업에서 열린 모든 포지션을 먼저 살펴 보고 그 후에 내 경력/역량과 연결되는 지점으로 좁혀가 보세요. 어떤 기회가 '팝업'될진 정말 모르는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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