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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endy An Apr 18. 2024

친구 부부의 환대와 가이드에 의지한 ‘새로운’ 여행

여행이 ‘왜’ 좋은가에 대하여 논한다면 며칠 밤을 지새울 수 있다. 유일한 정답이 없고, 수억수천만 개의 어떤 답변도 그 자체로 정답이 되는, 완벽하게 열려 있는 질문 아닌가. 실제로 머잖아 제일 하고 싶은 게 몇몇 사람들과 모여 ‘여행 이야기만 몇 날 며칠 하는 여행’을 하는 거다. 공기와 경치가 적당히 좋은 곳에 모여 잠시간의 세상과의 단절을 만끽하며 대화인지 여행인지에 아무튼 심취하는 것. 주제는 당연히 ‘우리는 왜 여행하는가’ 그리고 ‘우리는 왜 여행을 사랑하는가’로 정하고 말이다. 여행이라는 우주와 망망대해를 깊이 파고들어 어디인지 모를 저 끝까지 가보는 게 소원이랄까. 그곳엔 왠지 사랑과 자유, 철학과 문학, 음악과 미술, 서사와 역사 그리고 상상의 세계가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다. 칼의 날을 벼리듯 파고드는 이야기와 대화가 축적되고 뾰족해질수록 취향과 감각의 정수에 다다를 수 있지 않을까. 분명 무언가 값진 것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여행의 형태는 제각각 다양하다. 여행하는 우리 모두는 서로 다른 덕분이다. 여행하는 한 사람에게서 여행의 모습이 변화 혹은 진화하기도 한다. 여행이 쌓인 시간의 깊이로 인해 혹은 어떤 인연이나 만남을 계기로 사고방식이나 취향이 변하기도 하니까. 약 20년 간의 여행 연대기를 훑어보니 내게도 ‘변화’의 시점이 있었다. 물론 모든 여행은 어떤 규칙이나 패턴 없이 간헐적이었지만 지속성을 띠어 왔고, 성숙과 성장이라는 조심스러운 키워드와도 의미 있는 상관성을 갖게 됐다. 떠나야 할 때를 직감하고 계속해서 떠났고, 여행 동안에는 마음의 문과 생각의 창을 활짝 열어젖혔다. 반추와 반성의 시간을 가지기도 하고, 열망과 의지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해본 것과 안 해 본 것 사이를 묘하게 오가며 여행의 시간을 채우기도 하고, 바라고 소망하던 ‘나’를 (이미 바라던 그 존재가 된 것처럼) 흉내 내 보기도 했다.


주로 혼자 하는 여행, 그러니까 시간과 선택을 독점할 뿐만 아니라 온갖 특권으로 가득 찬 여행을 하곤 했다. 자발적인 고독을 즐겼고, 틈새마다 비집고 피어나는 외로움에 대해선 깊은 고찰을 해볼 수 있었다. 그러다 어느새부터 연인과 함께 여행을 하고 있는지가 어언 8년 째다. 삶에 일어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다. 혼자에서 둘로 변화한 여행의 모습에서 더 이상의 변화는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니까 우리는 서로 외 다른 이들과의 여행을 상상해 본 적도 없었던 것이다. 안팎으로 낯을 가리고 내향적인 나와 내적으로만 낯을 가리지만 역시 내향인인 연인, 우리 둘의 조합엔 둘만의 여행이 최적이자 최고인 것. 지난 8년의 세월 동안 축적한 커플 여행 노하우는 조금 과장해 책 한 권 분량이다. 게다가 켜켜이 함께 쌓아온 취향과 벼린 감각은 적시에 활약이 뛰어나 중독성과 만족감이 꽤 높다. 만만치 않았던 시행착오는 어느새 잊은 채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우리의 여행이 영원하길 바랄 뿐 새로움은 기대치 않고 있었다.

그런데 인생은 참 재미있다. 마지막 회사이길 바랐던 회사를 그만두고 나만의 일로 독립을 하고 나서 나 자신에게 했던 말 한마디(‘너 하고 싶은 거 다 해’) 때문에 어떤 변화가 시작됐다. 그토록 원했던 팝업 스토어를 해보고자 여행의 8할을 빈티지 제품 바잉 출장으로 둔갑시키는 흑심을 품었던 것. 귀하디 귀한 직장인의 휴가를 내 욕심과 열정에 양보해 준 연인 덕분에 하고 싶은 거 다 하는 모드로 살았던 귀한 때였다. 세상의 모든 일엔 이유가 있고 사실은 우연이 없다는 말이 유독 일리가 있게 다가왔던 시기였으니. 마침, 옛 동료이자 친구인 미현 부부가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으로 이주해 살고 있었다. 마침, 오미크론 발발로 인해 갈 수 없었던 파리의 호텔이 3년 내내 우리를 기다려주었다. 마침, 나 홀로 여행했던 암스테르담을 연인과 함께 여행하면 어떨까 호기심이 가득했던 것. 또 마침, 에인트호번은 암스테르담에서 기차로 약 1시간 거리고, 파리는 3시간 2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인 거 아닌가. 이전과는 사뭇 다른, 새롭고, 짜릿하고, 흥미로운 여행의 서막이 열리고 있었다.


홀로 여행할 때든 함께 여행할 때든 ‘한도시에서 최소 한 주간을 머무는 여행’이 일종의 불문율이었다. 부지런한 관광보다는 낯선 환경으로 일상을 옮겨 차분히 누리고 감각하는 식의 여행을 선호했기 때문이다. 오랜 여행을 통해 발견하고 선택한 취향이기에 세월이 거듭될수록 몸과 영혼에 딱 들어맞았던 것. 그런데 호기심과 욕심은 결국 여행에 변화구를 던졌다. 10일 동안 무려 다섯 개의 도시에 발길이 닿았던 것이다. 역대급 강도와 난이도의 여행이었고, 일과 여행 사이를 묘하게 줄타기하는 여정이었다. 마지막 날 저녁 스키폴 공항에서 귀국행 비행기에 올라타 연인과 나눈 하이파이브를 잊을 수 없다. ‘해냈어 우리’ 두 마디를 뱉어냈던 순간의 감정은 희열이 깃든 뿌듯함이었을까, 다시는 할 수 없을 것만 같아 처음이자 마지막을 기념하는 심정이었을까.


변화와 새로움 속 가장 특별했던 건 ‘둘이 아닌 넷이 함께’한 여행이었다. 함께했다고 하지만 실은 전적으로 친구 미현과 아서(Arthur) 부부에 의지했던 셈이다. 이들 덕분에 발길 닿을 생각조차 못했던 에인트호번(Eindhoven)과 뉘넨(Nuenen) 그리고 유트렉(Utrecht)을 여행할 수 있었다. 뉘넨과 유트렉은 나와 연인에게 ‘유럽의 재발견’이었다. 사랑하고 동경해 마지않는 여타 유럽의 도시와는 자못 다른 느낌과 분위기를 지닌 곳이다. 동화 속으로 들어간 듯한 기분이 들더라. 환상적이진 않지만 현실적인, 어른들을 위한 아름다운 동화. 우리는 누가 먼저랄 거 없이 서로를 바라보며 ‘이게 진짜 유럽이네’를 연신 외쳤다. 어릴 적 꿈꿨던 유럽의 모습과 가장 유사한 도시를 만나니 ‘드디어!’라는 생각에 마음이 달뜬 것. 눈 속에 기억 속에 고이 넣어 두느라 그 어떤 여행에서보다 사진을 못 찍었지만 여운이 여전하다.

새로운 여행의 화룡점정은 바로 ‘코스’였는데, 친구 미현이 몇 달 동안 고심해서 이루어낸 쾌거였다. 실크의 촉감처럼 매끄럽고 잡음 없이 이어지는 현의 연주처럼 부드러웠다. 암스테르담에서의 마지막 날 이른 아침 공원 산책과 커피타임을 마치고 짐을 싸둔 뒤 와인샵에 들러 친구 부부와 함께 마실 와인을 한 병 샀다. 체크아웃을 하고 로비에 머물며 기다리는 누군가가 택시가 아닌 친구들이란 게 설레고도 새로운 일이었으니. 미현 부부가 우리를 픽업하기 위해 에인트호번에서 달려왔다. 미현의 남편 아서는 아내와 아내의 친구 커플을 위해 무려 이틀의 휴가를 내고 운전과 동행을 자처한 것이다. 일상에서의 에너지 레벨보다 몇 단계는 더 끌어올려야 하고, 일종의 각오가 깃든 마음가짐이 필요한 일임을 잘 알기에 고마움과 기쁨이 한도 초과였다. 준비성이 철저한 친구 덕분에 여행 전부터 우리 둘과 짐을 너끈히 실어 나를 수 있는 차를 함께 결정해 빌릴 수 있었다. 쾌적하고 안전한 2박 3일의 여정이 그렇게 시작됐고, 놀랍게도 시작보다 더 나은 피날레를 장식했다는 거 아니겠나. 우리가 건넬 수 있었던 최소한의 감사표현은 한국에서 사들고 온 한국 식료품 몇몇과 차 렌트비 그리고 몇 번의 식사대접이었다. 유럽에 살기 때문에 당연히 혹은 능히 할 수 있는 일이 절대 아닌 걸 알기에 준 것보다 받은 게 훨씬 크다는 걸 안다. 그래서인지 더 찬란한 기억이자 추억으로 남아있는 게 아닐지. 시간보다 더 귀한 건 세상에 없기에 시간을 내어준 고마움에 여전히 마음이 따뜻하다.


연인과도 친구 미현 부부와도 종종 이때의 여행을 추억하며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서로를 향한 애정과 배려, 세심한 노력과 보살핌을 그 누구도 놓치지 않았던,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지 모를 여행이었다는 사실이다.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해 에인트호번으로 향하기 전 고흐의 고향 뉘넨을 만났다. 함께 늦은 점심식사를 하며 인사와 근황을 나누고 미현의 가이드에 100% 의지하며 뉘넨을 거닐었다. 암스테르담 반 고흐 박물관에서 수년 만에 다시 만난 고흐의 작품과 스토리 앞에서 예전과는 달리 감동보다는 슬픔을 느꼈었는데 뉘넨을 보고 나니 이상하게도 안도감이 감돌았다. 그가 작품에 녹여냈던 고향이 바로 이곳이어서 다행이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나만의 해석. 그가 그리워하며 마음의 평온을 찾았던 곳이 바로 여기구나,라는 생각을 하니 어쩌면 그의 삶에도 위로가 찾아든 순간이 있었겠지 싶더라. 고요하고 잔잔한 마을을 자유롭게 이리저리 거니노라니 완벽한 한가로움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었다. 간결하지만 흥미진진한 미현의 설명과 안내는 여행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했다. 빛과 소금의 활약은 여행의 끝에 이를 때까지 계속됐다.


에인트호번으로 향하는 차창 밖으로는 넓디넓고 푸른 초원과 노을이 진풍경을 이루어내고 있었다. 눈을 뗄 수 없이 감탄하는 우리에게 친구 부부는 인자한 미소를 건네주었다. 마냥 신난 친구를 보니 너무 즐겁고 뿌듯하다면서. 이 예쁜 마음의 온기가 여전히 느껴진다. 호텔 체크인과 짐 풀기를 마치고 목욕재계를 한 다음 와인을 들고 미현의 집으로 향했다. 아쉽게도 컨디션 난조에 빠진 내 연인은 함께 할 수 없었지만, 그에게 그날 밤의 쉼은 이후 여행을 책임지는 귀한 에너지 충전의 시간이었다. 화려한 샤퀴테리 플래터와 과일과 치즈, 크래커까지 밤새 먹을 수 있는 양이 준비된 디너 테이블을 본 순간 탄성을 내지르고 말았다. 여독이 사르르 풀리는 순간이었고 와인과의 절묘한 페어링에 흥이 차오르고 만 것. 미현의 남편인 아서는 프랑스인이다. 그런데 그는 와인을 즐기는 편이 아닌 것. 당연히 와인을 좋아하겠거니 짐작하고는 프랑스 와인으로 준비한 나의 단순함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이 좋은 기회를 빌어 편견과 선입관에서 벗어나기로 결심하고는 마음가짐을 재정비했다. 물론 아서는 그날 밤 나와 대작을 해주느라 최선을 다해 와인을 즐겨주었다. 이 은혜는 결코 잊지 않기로 한다.

밤이 무르익어갈 즈음 미현은 귀한 신라면을 꺼내 끓여주더니 노래방 앱을 켜는 거 아닌가. 성공하려면 멀티플레이 하지 말라는 말은 어쩌면 거짓말인가? 그녀는 분명 동시다발적인 손놀림을 보여주었다. 라면에 집중하고 있던 차 미현의 노래 실력을 듣고는 식음을 중단한 채 빠져들었다. 친구의 다재다능함을 또 새롭게 발견한 순간이었고. 노래방에 발길 끊어진 지 한 15년쯤은 됐을 내 손에 어느새 마이크가 들려 있었고, 흥과 달큰함에 그만 나도 몇 곡을 부르고 말았다. 별생각 없이 어린아이들 마냥 신나게 놀아제낀 다섯 시간이었다. 함께하지 못한 연인을 향한 세명의 아쉬움 그리고 술과 노래로 돋아난 흥취가 한 데 섞여 농밀하게 채워진 밤이었다. 다음날은 고흐의 해바라기 밭과 어여쁜 도시 유트렉이 기다리고 있으니 부디 숙면을 하고, 연인과 함께 아침 숲 산책을 꼭 하라는 미현의 당부와 함께 고밀도 고강도의 하루가 저물었다. 그녀의 예언대로 숙면을 했고,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는 느릿느릿 숲을 산책하며 피톤치드를 한껏 빨아들였다. 긴 머리를 휘날리며 자전거를 타고 온 미현에게 합류해 하늘로 치솟아 끝이 보이지 않는 침엽수 숲길을 걸어 해바라기 밭을 보며 또 고흐를 생각했다. 돌아오는 길 어느 집 담벼락 너머로 빼꼼히 얼굴을 드러낸 로트 와일러는 무섭게 짖어댔지만 사랑스럽기 그지없던 얼굴이 잊히지 않는다. 그와 눈인사를 주고받으며 산책을 마무리했다.


무엇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최고의 가이드이자 추천이었던 미현의 계획과 큰 그림에 감탄하기 바빠 딴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하지만 너무나 신기한 나머지 연인과 거듭 이야기했던 건 우리가 누군가 ‘하라는 대로’ 여행을 하고 있는 셈인데 실은 그렇게 하는 게 편치 않은 성격들인지라 놀라웠던 것이다. 싫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매우 즐거이 즐기고 있다는 사실이 우리에게 찾아온 큰 변화였달까. 우리 여행 역사의 전환점이 되었다. ‘따로 또 같이’의 리듬을 함께 타는 게 꽤 편안했던 것도, 잘 이끌어주고 잘 따르는 호흡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여행해 본 것도 모두 최고의 경험이었다. 진심으로 배려했기 때문에 상대의 진심도 순도 100%로 느낄 수 있는 게 바로 진심이 통하는 때가 아닐는지. 게다가 포토그래퍼로 일했던 경험까지 겸비한 미현은 나의 진면목이 표정에 드러나있는 모습을 포착한 사진을 여럿 찍어주었는데 볼 때마다 뭉클하다. 나와 연인의 모습도 꽤 많이 포착해 주었는데 어색함을 견디지 못하는 여느 때의 우리와는 달리 즐겁고 편안한 모습이 담겨 있었다. 가진 재능이 너무도 많아 어찌할 바 모를 이 멋진 영혼에게 과연 유럽은 어떤 영감과 고난을 안겨줄까, 여전히 호기심이 인다.


둘째 날 유트렉 여행은 도시 미술관 속 그림을 거니는 기분이었다. 시선이 어느 쪽을 향해도 지나치게 예쁘고 빛나더라. 이곳을 만나려고 삶과 인연이 이렇게 흘러왔구나, 지금이어야만 했구나 싶었다. 날씨가 우리를 한껏 축복해 주었고, 낮술은 달콤했으며, 한 블록을 지나기 무섭게 보물을 계속 발견했다. 유치원 아이들처럼 미현 부부를 졸졸 쫓아다니던 덩치 큰 남자 하나와 평소와 다르게 구글맵을 주머니에 넣어둔 채 콧노래를 흥얼거리던 작은 여자 하나의 여행은 분명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었다. 단 하나도 똑같은 모습이 없는 유트렉의 풍경과 건축 그리고 햇살을 잔뜩 받아 반짝이던 운하는 단연 미현 부부가 우리에게 건네준 선물이었다. 에인트호번의 숲에서, 뉘넨의 거리에서, 그리고 유트렉의 다리 위에서 ‘한 번 살아보고 싶다’는 말을 거듭했던 연인의 모습도 꽤 새로웠다. 그가 열렬히 애정하는 빈과 파리에서는 살고 싶다는 말을 꺼낸 적이 없던 걸 보면 그에게도 특별한 만남이었음이 분명하다.


암스테르담으로 돌아가 마지막 일정인 파리로 건너가기 위해 에인트호번 중앙역으로 향했다. 이미 메시지와 통화로 인사를 나누었는데 미현은 자전거를 타고 날아와 우리를 배웅해 주었다. 일터에 있는 아서와도 통화로 인사를 나눴다. 진한 포옹을 하며 짧고 굵게 감사 인사를 건넨 후 기차에 올랐다. 새로운 여행이었고, 특별한 만남이었으며 아름다운 교감을 나눴다. 미현과 나 사이엔 10년이라는 나이 차이가 존재하지만 그게 얼마나 그리고 왜 무색한지 여실히 느낄 수 있던 여정이었다. 여행을 마친 뒤에도 여전히 우리는 그때를 추억하며 대화를 나누고 서로가 서로에게 안부를 전한다. 미현은 이미 우리의 다음 만날 날을 고대하며 또 완벽한 코스를 완성해 두었다. 상상만 해도 충만하다. 차고 넘치도록 받은 배려와 환대는 우리를 지나 결국 또 누군가에게 흘러갈 테지. 이렇게 생각하니 어쩌면 세상은 내가 생각하고 느끼고 있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곳은 아닐지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 넷은 다음에 어디서 만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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