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15 단상 #6
능력이나 여력이 받쳐주어서가 아니라 어찌어찌 책을 이래저래 끼고 살다보니 병행 독서가 습관이 됐다. 출퇴근 가방엔 요네하라 마리의 책 '마녀의 한다스'가 있고(한병철의 '타자의 추방'이 들어있었고), 회사 책상엔 요네하라 마리의 '문화편력기'가 놓여져 있고(점심시간용), 서재 책상엔 김연수의 '청춘의 문장들'이 놓여져 있다. 그런데, '또 다른' 마녀가 생겼다.
지난 화요일 미팅이 있어 을지로에서 일을 마무리하고 멘토 삼고 참 많이도 의지 했던 예전 직장 상사를 만나 저녁 식사를 했다. 꽤 오랜만일세. 그녀야말로 '책' 없는 삶을 하루도 살 수 없는 사람인데, 서재에서 오래된 책들을 정리하다가 10년 전 읽었던 '마녀가 더 섹시하다'란 책을 다시 펼쳤다가 앉은 그 자리에서 다시 단숨에 읽어제꼈다고. 다 읽고 나니 내가 떠올랐단다. '선물'이라 하기 민망하니 읽고 버리라며 내게 건네준. 애초에 공주인 적도 없었지만, '마녀의 한 다스'와 '마녀가 더 섹시하다'를 아침-점심-저녁-밤으로 읽고 있노라니, 나는야 공주보다 마녀가 더 좋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