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Mad for Travel

Guten Appetit!! 베를린 미식 찬가

Vielen Dank, Berlin! #6

by Wendy An

Burgermeister

버거의 성지인 베를린에서 버거 탐험은 당연지사.

가고픈 곳들은 꽤 많았지만 그 날의 기분에 맞게, 동선에 자연스럽도록, 그러나 실은 발길 닿는 대로 향했다.

U-Bahn을 타고 향한 곳은 그 이름부터 아우라가 풍겨지는 듯한 Burgermeister.

긴 산책을 앞두고 있던 순간. 버거만큼 매력적인 식사가 있을까.


10대, 20대 그리고 우리와 같은 여행자들로 채워져 있던, 자유분방함으로 가득차 있던 곳으로 기억한다.

음식을 향한 모험을 마다않는 바이지만, 버거는 시그너처 메뉴를 먹어보아야 무언가 제대로된 기분이 든단 말이다. 어김없이 이 곳의 시그너처 버거(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비애...)와 치즈가 듬뿍담뿍 얹어진 프렌치 프라이즈를 주문, 열심히 즐겼다.

기억의 순항을 기대하며...잠시 눈을 감아본다.

딱 알맞다고 생각되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버거 사이즈가 우선 합격, 이었고.

패티가 서운치않을만큼 두꺼운데 매우 고소하면서도 juicy했다.

육즙이 살아있네, 를 연발하며 단숨에 먹어버린... 아직도 생생하게 남는 건 유독 빵이 맛있었던 기억.


정말이지 언어의 한계일까, 나의 비루한 표현력 탓일까.

말로 묘사하고 전하는 것이 여전히 어렵다. 자주 쓰는 표현인지라 조심스럽지만 어쩔 수 없다.

그 '적당함'이 너무나도 완벽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극치의 적당함, 베를린에서 종종 느꼈던 것.

이 곳의 버거에서도 역시 느꼈다. 그리고, 유럽의 감자는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감자, two thumbs up!




Ständige Vertretung "StäV"

설레는 마음으로 베를린에서의 첫 학센 맛보기 의식(?)을 치르기 위해 열심히 향했던 레스토랑 Stäv.

구 국립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슈프레강변을 따라 신나는 발걸음으로 산책하여 당도했던 곳이다.


학센, 그 무엇이관대, 이토록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인지.

베를린에서 제대로 음미해보고픈 욕심과 기대가 묘하게 섞였는지도 모르겠다.

음식을 향한 이 열정을 비슷하게나마 다른 데 쏟는다면 매우 큰 인물이 될 수도 있지 않을런지.

슈프레강이 내다보이는 곳에 자리한 레스토랑. 고풍스러운 입구가 따스한 느낌이 들었다.

예술과 역사로, 그리고 온갖 스토리로 가득 채워져 있는 듯한 벽면. 에너지가 뿜어 나오는 것만 같았다.

널찍한 자리로 안내받고 한참을 오른쪽 왼쪽 앞 뒤를 바라보며 구경했다.

이 곳의 역사를 알지는 못하지만 세월의 흔적이 꽤나 쌓여있는 곳인 듯했다.

흑백의 사진들도 제법 보였고, 빈티지 장식품들도 적잖았는데, 어떤 스토리건 흥미진진하겠다, 싶었다.

Das, Bier!! 맥주!

Natürlich!! 영어론 of course 정도 되겠다.


뮌헨 맥주였던가...

산책 후 마신 첫 맥주라 아마도 더더욱 시원했으리라. 맛좋은 에피타이저가 돼주었다.

겉은 꽤 바삭바삭. 속은 뽀얗게 부드러웠고, 맥주 또는 감자와 곁들여야 딱 좋은 정도의 짠맛이었다.

뭔가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던 맛이었다랄까. 첫 경험치고는 순항이라 생각돼 즐거웠던 순간이었다.

물론, 맥주 한 잔 더. 너무나도 맥주를 부르는 맛이더이다. 아, 베를린!!


마트에서 좋은 소시지를 사서 고르키 호텔에서 직접 구워먹었던 게 베를린표 소시지의 첫 만남이었다.

무척 맛있게, 달콤한 휴식을 취하며 먹었던 지라 커리 부어스트를 생각지 않고 있었다가 마침 이 곳에서!

소시지야 뭐 독일맛, 고마운 맛(^^). 말 그대로 '커리'가 열 일했다. 맛있게 올 클리어.


인근 직장인들로 가득채워졌던 점심시간.

학센과 맥주로 미각을 즐거이 하면서 베를리너들의 점심시간을 구경하는 재미도 함께 가졌던 순간.




Kreuzburger

고르키 호텔에서 가까운 곳에 있어 구글 도움 잠시 받고 늦은 저녁식사를 위해 향했던 곳.

Berliner 맥주를 못 마시고 갈까봐 괜히 미리 초조했었는데 버거와 함께 맛있게 시원하게 즐겼다.


오픈키친에서 신나게 일하던 크루들이 기억에 남는다.

힙합 음악이 크게도 흘러나오던 곳인데, 그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이 음악에 제법 잘어우러졌다.

직원들의 긍정적이고도 신나는 에너지 같은 것이 느껴지는 곳은 어디든 좋다.

내게도 그 밝은 에너지와 다이나믹함이 전해지는 것 같아서.

Burgermeister에서 베를린식 버거를 한 번 먹어봤던터라 이번엔 자신있게 variation 메뉴로 주문!

큼지막한 베이컨이 완벽하게 구워진 상태로 패티 위에 올려져있고, 녹아내린 치즈는 감칠맛이 일품이다.


The best burger ever!!! I mean it.

굽기가 완벽한, 육즙이 제대로 포위당한, 식감이 훌륭했던 패티. 베이컨은 그 자체만으로도 우선 합격.

풍성하게 들어가 있던 싱싱한 야채와 '가장 완벽했던 세사미 번'의 활약. Game over.

하, 이사람들, 맛에도 에너지를 쏟아 부었나보다, 했다.

미테 지구 탐험을 계획중인 모든 이들에게 must-go-place로 추천하고싶다.

스윗 포테이토 프라이즈는 정말 예쁜 맛!

그리운 크로이츠버거.

그리운 베를리너 맥주.

음식으로 쌓아가는 그리움은 참 맛깔난다.




(우연한) 마트 나들이

반갑지만! 결코 손이 닿을 순 없었던 공포의 누뗄라 :)

형형색색의 종류의 수를 헤아릴 수조차 없었던 요거트 천국, 베를린 마트.

싱싱한 야채와 과일

그리고 풍덩 빠져들고 싶던 치즈의 세계

너무나 싱싱해보였던, 먹음직스런 라즈베리와 블루베리를 요거트에 퐁당.

나른한 오후 티타임에 곁들일 스트룹 와플. 그리고 초코크림 맛 가득가득했던 푸딩.


아침 산책과 커피순례를 마치고 우연히 다다른 베를린 로컬 마트에서 소소하게 사 본 것들.

구경만으로도 워낙 재밌었던 터라 이 것만으로도 베를린을 맛본 느낌이었다랄까.




LUTTER & WEGNER

오스트리아의 대표 요리이지만 베를린에서도 슈니첼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100년의 역사를, 스토리를, 그리고 전통을 머금은 레스토랑에서라면 더욱 발걸음 해야하는 것 아니겠나.


아마도 카페 DoubleEye에서의 커피 순례를 마치고 비내리는 거리를 거닐다가 다시 U-Bahn을 타고 향했던 걸로 기억한다. 여행 전부터 고대하던 곳.


아무 연결고리가 없지마는 꼭 베를린 필하모닉을 가기로 한 날의 점심으로 먹고 싶었다.

그렇게 그 바람대로 멋진 식사를 했고, 잊을 수 없는 추억까지 남겼다.

다 내 마음대로 하는 여행이 최고지. 아무렴.

Since 1811년이다.

베를린 속 오스트리아를 경험한 듯한 기분이었다랄까.

이 오랜 역사를 지닌 곳은 과연 어떨까, 란 호기심도 무척 크게 발동됐다.


전통 독일심 음식이 메뉴로 훌륭하게 구성돼있는 곳이라고 한다. 더불어 슈니첼로도 유명한 곳.

로컬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곳이라고 하니 식사를 하기도 전부터 행복했다.

첫 인상은 '우아함', 그리고 '따스함', 더불어 '고상함'으로 checked!

미소에서 따스한 온도가 느껴졌던 매니저의 안내로 창가 부근 테이블에 착석.


며칠 베를린에서 지내다보니 은근히 익숙해졌던 그 한마디 "Danke!"를 외쳤다.

따스함이 고마워서 온 맘 다해 진심으로....

그는 화답을 하고 빠르게 지나가다싶더니 불쑥 다시 돌아와 나에게 물었다. "German?" (이거 실화냐?)

(아니니까....) No, no, no 라고 성급하게 답했다.

(여기서부터 눈물 날 뻔) 그는 전보다 더 따스한 눈빛과 어조로 발음이 외국어에선 정말 중요한데 좋은 것 같으니 포기하지말고 계속 공부하라고, 나를 격려해주곤, 메뉴판을 건네곤, 홀연히 사라졌다.


OMG... 민망하게도 이 에피소드를 여기저기에서 계속 말하고 다니는 나는 참 (안)우아한것인가...

좋아서 했고, 신나게 했지만, 참 늘지 않아서, 현지에 와보니 하나도 들리지 않아서 의기소침해있던 차에 이 거짓말 같은 장면 연출은 무엇이란말인가. 하지만, 실화였다. 지금까지도 내게 원동력이 돼 주는 소중한 기억!


여행 전, 블로그 이웃 독일어 과외 선생님의 오픈 무료 클래스에서 1시간 수업들으며 발음 교정받은 거 안비밀.

여행 전, 독독독 인강 등록하고 수업 열 몇개 들어본 것도 안비밀.

여행 전, 주요 회화 표현 기록해서 연습해보고, 출퇴근 길에 종종 팟캐스트 들으며 귀를 준비시킨 것도 안비밀.


여행을 위해 즐겁게 하는 소소한 외국어 공부는 때론 이렇게 빛을(?) 발하기도 한다.

질릴 때까지 뿌듯해해야지. 엣헴.

독일 레드 와인의 편견을 깨주었던.

와인 리스트가 상당해보였는데, 평을 찾아보니 이 곳의 와인리스트가 매우 훌륭하단다.

우리 테이블 담당 신사분께 추천을 부탁드렸고, 묵직한 바디감과 단맛이 잘 조화된 와인을 추천해주셨다.

레드 와인에서 남성미가 물씬 풍겨졌었는데, 기분탓일까...


스타터로 따스한 포테이토 슾을 주문했다.

비엔나 소세지를 이리도 어여쁘게 얹어주다니...

감자와 당근의 식감이 부드러웠지만 제법 견고함이 살아있었고, 육수의 깊은 맛은 무언가 마음에 위로가 됐다.

또 한 번의 유럽 감자의 빅토리였다.

따스함만 기대했던 주문이었는데, 너무나 맛있어서 저 많은 양을 거의 다 클리어.

슈니첼은 정말이지 two,,,아니 ten fingers up!! 만세!가 나으려나.

느끼함은 존재하지 않는, 바삭함과 촉촉함이 놀랍게도 공존하는, 씹는 맛이 고소하게 일품이었던 슈니첼.

소고기 썸띵 스테이크도 정말 맛있었다.

함께 곁들인 매쉬드 포테이토와 보라색 양배추 사우어크라우트의 활약이 대단했다.


음식에 이 공간이 풍긴 우아함, 매니저와 우리 테이블 담당 신사분이 안겨줬던 따스함이 배어 있었던 걸까.

이 번 여행의 힐링푸드였다. 모든 여독이 이 순간 다 녹아져내려 풀리는 것만 같았다.

디저트로 카푸치노. 완벽한 마무리였다.

큰 눈망울을 지닌 노신사분이 가져다 주셨는데, 어찌나 따스한 미소와 인사말로 우리를 대해주시던지.

이 곳의 가장 큰 경쟁력이구나, 를 금세 알 수 있었다.

팁도 두둑히! 계산서에 두고 나왔다. 서로의 마음이 분명 통한 걸로! 훗.


보타이를 한 멋진 노신사분들이 대부분의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었다.

이들만큼 즐겁게 일할 수 있다면 무언들 하겠구나 싶었다.

베를린의 모든 노년의 삶에 경의를! 내게 다가올 노년의 삶에도 응원을!



Gasthaus Zur Rippe

베를린 구 시청사 부근에 있는, 오래된 독일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곳. 니콜라이지구에 있다.

베를린 동물원에서의 짧은 여정을 뒤로하고 U-Bahn을 타고 날아왔던 곳. 학센이지 않은가.


비바람이 몰아친 궂은 날씨로 동물친구들이 매우 소극적이었던 Zoo Berlin에서의 서운함에 위로가 꼭 필요했다. 전략적 동선과 일정은 아니었지만 늦은 점심 또는 이른 저녁을 하며 지친 영혼을 달래야했다.


학센 첫 경험 이후로 경주를 더 달려야하는데 이 곳에 다다르게되어 더 이상 경주를 할 필요가 없게된, 더 남아있는 경주를 하지 않아도 트로피를 거머쥔 듯한, 진정한 의미의 '맛집' 인증을 얹어드리고 싶었던 곳!이다.

묵직한 어두운 밤색의 목조 인테리어가 기품있지마는 정겹고 따스했다.

진짜 독일, 진짜 베를린으로 조금 더 깊이 들어간 느낌이었다랄까. 친구 부모님 집에 초대받은 느낌도 들고.

로컬과 여행자들로 적당히 뒤섞여있었던 공간. 시간이 다른 곳보다 느리게 가는걸까, 싶었던 여유가 공기에 떠다니는 것만 같았다. 그 여유에 잠시 hop in 했다.

아무튼, 맥주 먼저 주세요.

역시 어떤 맥주였는지 기억하지 못해 약간 씁쓸하지만, 힐링에 조금도 부족함 없었던 맛과 시원함은 기억한다.


아인슈바인(좌)과 슈바인 학센(우)

Stäv에서의 다소 짠 맛이 강했던 학센에 비하면 담백한 맛이 꽤 좋았다. 입맛에 맞아야 미식이리니, 아닐까?


슈바인학센의 바삭함과 쫄깃함도 더 일품이었고, 아인슈바인은 우리나라 족발 먹을 때의 느낌과 꽤 비슷하지만, 기름기는 덜했고 훨씬 더 부드러웠다. 사우어크라우트와 감자 곁들임은 이번에도 단연 승리!


넉넉한 인심과, 부부이신 듯한 두 주인분들의 친절함과, 편리한 영어에 더해 합리적인 가격은 최고의 보너스.


두 학센으로 충분히 위로받았던 어느 늦은 오후 in Berlin.

맛있는 음식을 먹고나면 왜이리도 뿌듯한지. 여행중에도 변함없이 뿌듯했다. 행복이겠지.



(번외)

Pizzeria Piccola Taormina

비바람이 휘몰아쳐 늦은 저녁부터 밤까지 외출을 삼갔던 어느날 밤. 거짓말처럼 비바람이 그쳐 출출함과 피로를 달래기 위해 달려갔던 이탈리아 피제리아!


호텔 Pension Funk에 머물렀을 때의 어느날 밤이었다. 샤를로텐부르크에서 꽤 유명한 이탈리안 피제리아라는 구글의 수많은 리뷰에 힘입어 한 밤 중의 피자 테잌 아웃에 도전.


들어선 순간 Grazie!만 들렸다. :) 직원들도 손님들도 모두가 마치 가족인마냥 시끌벅적 어우러지던 곳. 호기롭게 3개나 주문. 이렇게 큰 피자인줄도 모르고... 맛은? 조금 짠 맛의 부담을 덜어내면 매우 훌륭했다. 맥주와 환상 궁합이었던 걸로 높은 점수를.






SAMOWAR

베를린에서의 마지막 날.

마지막 여정은 16세기에 지어진 '샤를로텐부르크 성'에서 마음껏 머물고 노닐고 거니는 것이었다.

황홀경과 다르지 않을 듯한 감탄과 놀라움으로 성에서 나와 마지막 식사인만큼 '모험'을 감행해보기로 했다.

러시아 부페 레스토랑 SAMOWAR

샤를로텐부르크 성 바로 곁에 위치한다. 베를린에서 만난 러시아, 반갑지 아니한가!

달콤쌉싸름허니 매우 맛있었던 스타우트!

러시아 음식엔 문외한이니 일일이 토를 달 수 없지만, 정말 맛있는 점심을 했다.


러시아 전통의상을 입고, 어여쁜 미소와 훌륭한 영어를 탑재한, 매력적인 서버가 자리 안내에서부터 부페 이용방법 그리고 몇몇 메뉴 설명까지 완벽하게 해주었는데, 경탄하지 아니할 수 없었다. 그녀의 서비스에 건배를!


주말 점심 시간대여서 그런지 많은 로컬들이 브런치로 부페를 즐기고 있었다.

활기찬 베를리너들. 그들의 생동감과 훌륭했던 음식 덕분에 마지막날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랬던 것 같다.


러시아 레스토랑인 만큼 계속 울려퍼졌던 그 한마디!

спаси́бо! 고맙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떠나는 모든 이들에게 화려한 외모와 강렬한 눈빛을 지닌 사장님이 연신 외쳐댔던 한마디!


기억은 그 순간의 감정과 생각을 옮겨준다.

맛에 대한 기억도 참 많은 감정과 생각을 실어준다. 혀에 담아온 베를린.


이번 베를린 여행에선 호텔 레스토랑도, 미슐랭도 없었지만, 내 마음 속엔 온통 별잔치였다.


나도, 베를린에, 한마디 외치련다.

고마워!


다시 발길 닿는다면 또 다른 미식 탐험으로 베를린에 깊이 들어가련다.

기다려, 베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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