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스톡홀름 # 1
2016년 2월 암스테르담 & 파리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2주가 채 지나기 전 스톡홀름 in 코펜하겐 out 비행기표를 10월 추석즈음으로 예약하고 열심히 일하며 하루하루 기다리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3개월이 훌쩍 지난 시간이 된 오늘. Time flies!
충분히 즐기고 만끽하며 내 기억 속 서랍에 잘 넣어 왔으니 고질적으로 게으른 나는 결코 블로깅을 할 수 없으리라 생각하며 포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기억이란 건 결코 영원할 수 없다는 게 증명되 듯 서서히 미세하게 잊혀져 가는 아름다웠던 순간들과 스토리가 사무치게 그리워질 것만 같아 어수룩하고 두서 없겠지만 '기록'의 힘을 믿어보려 이렇게 시작한다. 과연 끝까지 할 수 있을까, 싶어 두렵고 떨리지만...가보자.
기록이 만들어주는 추억의 [re:make]. Let's get started.
나홀로 (멋지게) 여행하다, 북유럽 스톡홀름 #stockholm
[Flight]
지난 해 2월경 여행에서 막 돌아와 스톡홀름과 코펜하겐으로 다음 여행지를 고려하고 있던 찰나. 러시아 항공사 Aeroflot 아에로플로트 다구간 항공권 90만원선에서 티케팅 성공. Stockholm in - Copenhagen out. 모스크바 공항에서 약 2시간 30분가량 layover time을 가졌고 수하물 받는 것에도 (여러 염려와 경험담들과는 달리) 문제가 없었다. 다만, 모스크바 공항은 not my style. 탑승동이 매우 좁고 쾌적하지 못하다. 카페도 내 기준에선 마땅찮고 면세점의 무서운 러시아 언니들은 외모는 인형인데 자국민을 제외한 다국적 손님들에겐 영 불친절하고 계산도 느리다. 혹 내게만 그랬을까, 싶지만 관찰해본 결과 꼭 그랬던 것만은 아닌듯. 항공비는 아낄 수 있으면 좋기에 또 특가가 풀린다면 다시 이용할 생각은 100%. 비행기가 비교적 new인 것 같아 쾌적했고, 승무원분들도 친절했고, 기내식과 영화 등 대부분은 만족스러웠다.
[Hotels]
서른을 훌쩍 넘긴 후의 나홀로 여행에서는 자유롭게 모든 걸 만끽하되 안전과 숙박에 만전을 기했다. 이때 아니면 언제 또 luxury escape을 해보겠나, 란 생각으로 스스로를 위로내지는 격려(?)하며, 결제할 땐 손이 약간 덜덜 떨리긴 했지만 그 때도 돌아와서의 지금도 후회가 없었던 선택. 우연히 알게된 100년 된 건물을 유지하며 호텔로 리모델링한 small luxury hotel이 있다고 하여 무조건 찜! 그곳은 이름하야 바로 Ett hem이다. 스웨덴어인데 의미는 언제 들어도 좋은 'home'. 호텔이 home같다, 란 건 어떤걸까 생각하며 기대 가득 안고 머물렀던 호텔. 결론은 two thumbs up!이었고, 반드시 다시 머물고 싶은 곳이다. 스톡홀름의 여행과 추억에서 단연코 top decision이라 생각하는 잘한 일! 예약은 official site를 통해 직접했다. 꽤 수월한 편이고 confirmation email이 발송된다. 곧 예약 확인서라고 보면 된다.
주소: Ett Hem, Skoldungagatan 2, 114 27 Stockholm, Sweden
예약: https://www.etthem.se/
on the Google map https://goo.gl/maps/UQbRc2MGpEK2
비행기 연착으로 어두워진 8시즈음 중앙역에 도착한터라 Uber로 편히 이동하고자 시도했지만 Uber drvier가 통화상 영어를 너무 못하고 내 위치를 찾지 못해 결국 아까운 9천원 가량의 수수료만 날리고 말았다. 파리에선 Uber 사용이 정말 편리했었는데, what the hell....그치만 중앙역엔 정차 대기중인 택시가 많아서 금세 잊고 택시 이용. 젠틀한 기사님 영어도 잘되시고 안전히 호텔까지 약 10분여만에 도착! 택시비는 어렴풋한 기억으로 약 만원가량이었던 것 같다. 영수증도 발급해주시고, it was good! :)
스톡홀름에 해가 진 후 도착 시엔 혼자일 경우 스마트폰에 주소지를 정확히 기재해두고 택시를 이용하는 게 꽤 괜찮았다. 호텔 이사를 할 경우에도 택시가 매우 안전하고 편리했던 기억. 참고로 Ett hem에선 체크아웃할 때 컨시어지에서 택시 이용 원하는지 물어오는데, Okay를 하면 좋은 차량의 택시로 예약해주는 센스도 발휘해준다.
예상 도착 시간보다 늦어졌지만, 다소 피곤해진 나를 맞이해준 Ett hem의 첫인상은...초인종을 누르니 달려나와준 아름다운 두 여인들의 따스한 welcoming에 아, 왔구나, 하는 안도감과 밝은 미소에 용기를 다시 얻었던 순간을 기억한다. 방 안내와 약간의 투어를 마친 후 노곤함을 달래보려 세수만 부리나케하고 아늑하고 예쁜 정원으로 향했다. Bar에서 레드 와인 한 잔을 주문하곤 정원을 거닐며 녹음을 온 몸으로 흡수하고 모닥불 곁 자리를 잡았다. 그 순간은 아마도 꽤 오랫동안 잊지 못할 터. 정원 한 켠에선 작은 디너 파티중인 이들이 보였다. 힐끗 마주치면 미소로 화답해주는 그들. 마치 호텔 ett hem도 스웨디시 그들도 그리고 정원의 녹음과 모닥불도 모두 나를 환영해주는 것만 같았다. 아, 정말이지, 스톡홀름!
비밀 정원의 느낌을 물씬 풍겼던 Ett hem 가든. 따스하고 러블리한 조명과 푸르른 녹음이 아주 자연스럽게 녹아내려 그 곳에 흐르던 공기마저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듯했다. 스몰 파티를 하고 있던 스웨디시들의 따스한 눈인사가 진정한 웰컴인 것만 같았던 첫 날밤의 the moment
잊혀지지 않는 향기. 와인의 향일까, 엣헴의 매력일까. 그립고 그리운 곳
훗날 이 공간처럼 내게 아늑함과 행복감을 안겨준 공간을 꼭 만들고 살리라, 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