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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언 Feb 21. 2022

권태


난 그냥 가끔 위태롭고 싶어

맞지 않는 옷을 입고 대로를 걷는 기분이야


내 안엔 흔한 단어들이 너무 많아


평범해지려고 무진장 애를 썼는데

막상 평범해지고 나니 너무 더워졌달까


난 그냥 가끔 위태롭고 싶어

낯선 곳에서 낯설어지고 싶다는 거야

난 사실 낮엔 밤이 그립고 밤엔 아침을 꿈꾸는 사람이거든

그러다 결국 미지근해져 버리는 사람이거든


난 그냥 가끔 권태로운 거야

반복되고 싶지 않은 거야, 그래


섬에서 나가고 싶어


수염을 잔뜩 기르고 도시를 활보하는 거지


난 배가 부른 걸까 고픈 걸까?

너 혹시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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