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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E SAW Mar 18. 2019

별똥별 아줌마가 들려주는 '발견의 기쁨' 이야기

[People we see] 과학 논픽션 작가, 이지유 작가님을 만나다.

[People we see]에서는 Play Fund가 만난 다양한 사람들을 소개하고, 함께 나눈 대화를 전합니다. 일상적으로, 업무 차원에서, 사적으로, 혹은 우연히 만난 사람들과 함께 나눈 생각과 순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논픽션 책은 참고서가 아니에요. 지식을 얻거나 외우려고 보는 책이 아니거든요. 과학 교육도 마찬가지예요. 과학 교육의 목적은 지식을 얻고 발견하는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발견의 기쁨을 느끼게 하는 거예요. 발견이 아니라 발견의 기쁨. 영어로 하면 joy of wonder인데 중요한 건 wonder가 아니라 joy인 거죠. 일단 사람이 기쁨을 느껴야 그다음에 발견을 해봐야겠다고 느끼고 움직이게 되거든요. 

제가 생각하는 논픽션은 기쁨을 느끼게 하는 책, 즐거운 책, 재미를 느끼는 책이에요. 그래서 책을 쓸 때 하나를 읽고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신이 나서 다음 책을 읽고 싶어 지게 만드려고 노력해요. 좋은 논픽션은 발견의 기쁨을 알게 해 주는 책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책을 만드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익숙한 근육을 떠나 '새로운 근육' 만들기를 좋아하는 탐험가


Q. 작가님 본인을 소개해주세요!  

제 직업의 정식 명칭은 과학 논픽션 작가입니다. 세상의 모든 책은 픽션과 논픽션, 이렇게 두 개로 나눌 수 있는데 저는 논픽션 중에서도 분야가 과학인 과학 논픽션 작가입니다. 그리고 저는 무엇 하나에 꽂히면 앞뒤 안 가리고 하는 스타일이에요. 하나를 10년, 20년씩 하는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 고지를 달성할 때까지 몇 년 간 매진하고 달성하면 새로운 일을 벌여요. 예를 들면 바이올린을 배울 땐 연주회하고 끝냈고 영재교육학은 공부해서 석사까지 따고 마무리했죠. 


Q. 요즘에는 무엇을 깊게 파고 계신가요? 

북바인딩과 팝업북을 배우고 있어요. 2021년이 되면 제가  "별똥별 아줌마가 들려주는" 과학시리즈 첫 책을 낸 지 20주년이라 기념할 수 있는 무언가를 하려고 준비 중이거든요.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팝업북을 대부분 중국 공장을 통해 만들기 때문에 우리나라 작가가 스스로 팝업북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에요. 그렇지만, 혹은 그래서 더 그 가능성을 실험해보고 싶어요. 과학 논픽션을 쓰는 사람으로서 팝업북으로 다루고 싶은 소재가 너무 많거든요. 종이 팝업북은 펼치면 공간 감각이 생기는, 종이가 주는 물성을 가지면서 평면을 탈출한 책이잖아요. 우주, 동물 등 과학 논픽션으로 한국에서, 한국 작가로서 팝업북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Q. 일종의 '최초'를 위한 실험인데 어렵지 않으세요?

쉽지 않을 것 같아서 하고 싶어요. 저는 일을 해서 익숙해지면 그게 싫어요. 운동도 그렇고 생각하는 것도 그렇고 무엇이든 익숙해지면 익숙한 근육이 생기잖아요. 수월해지면 저는 흥미가 감소해요. 그래서 제 책을 보면 시리즈지만 같은 형식으로 쓴 것이 하나도 없어요. 일부러 서술하는 방법도 바꾸고 주제도 다 다르게 하거든요.


주제가 다양한 이지유 작가님의 "별똥별 아줌마" 시리즈 (이미지 출처: Yes24)



'발로 쓰는 글'의 힘을 믿는 과학 논픽션 작가 


Q. 책을 쓰실 때 어떤 부분을 신경 써서 쓰시나요? 

모든 책을 쓸 때 변하지 않는 철칙 하나는 "글은 발로 쓰는 것이다"에요. 논픽션의 기본은 경험과 현장이거든요. 보통 과학책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공부를 열심히 해서 그걸로 쓰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공부해서 그 분야에 대해 아는 건 기본이고, 그걸 가지고 책을 쓰려면 현장에 가든 그 일을 직접 해보든 몸을 굴려서 지식을 체화하는 과정이 있어야 해요. 그 과정이 없으면 잠깐은 빛날 수 있어도 20년 동안 팔리는 책은 못 만들어요(웃음). 


예를 들면 제가 화산 이야기를 쓸 때는 하와이 킬라우에아 화산 옆에서 2년 동안 살았어요. 사막 이야기는 책을 쓰기 위해 서호주 사막에 가서 3개월 동안 가서 살았고요. 최근에 아프리카 이야기를 쓰려고 아프리카에 다녀왔어요. 무엇보다도 우주 이야기를 쓰게 된 배경이 재밌는데요. 경북 영천에 보현산 천문대가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광학 망원경이 있거든요. 남편이 당시 천문연구원이어서 그 망원경을 만들러 프랑스로 파견 갔을 때 같이 망원경 공장 옆에서 살았어요. 이후에도 보현산 천문대에 완성본을 가져와서 설치하는 것까지 하면 거의 8년 동안 망원경과 같이 살았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우주 이야기를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렝게티에서 만난 코끼리의 모습 (이미지 출처: 이지유 작가님)


Q. 발로 쓰는 것, 현장을 경험하는 것이 왜 중요할까요? 

화산 이야기를 쓸 때 하와이 킬라우에아 화산에서 칼데라를 봤어요. 막상 칼데라에 가면 림 둘레가 10km 정도로 너무 크니까 한눈에 안 들어오고 감이 잘 안 오거든요. 눈으로 서 있는 지점부터 한 바퀴를 쭉 돌아서 다시 나에게까지 와봐야 비로소 칼데라 둘레가 보여요. 이렇게 살면서 내 시야에 다 들어오지 않는 자연 구조물을 봤을 때의 경이로움은 직접 느껴봐야 차이를 알 수 있어요. 아까 말씀드린 망원경도 하나를 만드는데만 몇 년이 걸리고 완성되고 나서 목적한 바대로 쓰이려면 거의 10년에 걸친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이렇게 시간이 있어야만 되는 일들은 직접 경험해보면 경외감이 생깁니다. 그리고 그 경외감이 차이를 만듭니다. 직접 보고 경이로움을 느꼈던 것들이 그림과 이야기로 나타나는 거니까요. 그래서 글은 발로 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칼데라에서 느꼈던 경외감을 생생히 담은 "분화구야? 칼데라야?" 에피소드



쓰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발견의 기쁨을 느끼는 '논픽션'의 매력


Q. 작가님께서 생각하시는 논픽션은 어떤 책인가요? 

논픽션 책은 참고서가 아니에요. 지식을 얻거나 외우려고 보는 책이 아니거든요. 과학 교육도 마찬가지예요. 과학 교육의 목적은 지식을 얻고 발견하는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발견의 기쁨을 느끼게 하는 거예요. 발견이 아니라 발견의 기쁨. 영어로 하면 joy of wonder인데 중요한 건 wonder가 아니라 joy인 거죠. 일단 사람이 기쁨을 느껴야 그다음에 발견을 해봐야겠다고 느끼고 움직이게 되거든요. 


제가 생각하는 논픽션은 기쁨을 느끼게 하는 책, 즐거운 책, 재미를 느끼는 책이에요. 그래서 좋은 논픽션은 발견의 기쁨을 알게 해 주는 책이라고 생각하고, 책을 쓸 때 하나를 읽고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신이 나서 다음 책을 읽고 싶어 지게 만드려고 애를 쓰고 있습니다.


Q. 논픽션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제가 재밌어요. 가볼 곳이 실제로 있고 해 볼 것이 실제로 있으니까 더 재밌는 것 같아요. 발견할 수 있는 무언가가 많아요. 제가 도전해서 몸을 굴리면서 알아보고 싶은 세계도, 써보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이 남아있어요. 요새는 아프리카, 빅뱅 , 동굴 이야기를 작업하고 있는데요. 동굴 이야기를 쓰러 작년에는 지구 상에서 두 번째로 긴 석회 동굴, 슬로베니아의 포스토니아 동굴도 다녀오고 중국의 황룡굴도 다녀오고 강원도의 백룡동굴도 다녀왔어요. 강원도 백룡동굴은 우리나라에 하나밖에 없는 체험형 동굴인데 미리 예약하면 장비를 다 갖추고 들어갈 수 있어요.  


강원도 백룡동굴에서 (이미지 출처: 이지유 작가님 페이스북)


Q. 현장에 가기 전에 리서치는 어떻게 하시나요?

먼저 대학에서 보는 교재, 개론서를 다 봐요. 개론서를 보고 나면 관련 논문을 읽고 다큐멘터리도 찾아보고 시중에 나와있는 교양서도 봐요. 가끔 번역이 없으면 원서까지 찾아서 읽어봅니다. 그렇게 준비를 하고 현장에 가죠. 공부를 하다 보면 중요한 장소는 어떤 논문, 책이든 다 반복해서 나오니까 어디를 가야 할지 정할 수 있어요.


Q. 현장에 갈 때 마음가짐은 어떻게 하시나요?

아는 걸 다 내려놓고 가요. 아무것도 모른다고 나 자신을 속이고 가는 거죠. 그래야 새 것이 보이거든요. 아는 만큼 보인다는 얘기는 아는 것만 보인다는 뜻이에요. 그 지식에 빠지면 안 됩니다. 아는 걸 다 내려놓고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라고 생각하고 이상한 질문도 해가며 굴러야 해요. 어린이, 청소년이 읽을 수 있는 책을 쓸 때 가장 중요한 건 가르치려들면 안된다는 거예요. 저는 논픽션 작가지만 절대 가르치지 않아요. 가르치려고 하는 마음을 1도 품어서는 안 돼요. 이 책을 읽을 독자와 놀아야 해요.  



어린이 독자와 '동등하게 소통'하기 위한 노력 


Q. 어린이, 청소년을 위한 책을 쓰실 때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으시다면요? 

무조건 재밌어야 해요. 멈추지 않고 다 읽도록! 그러기 위해서 다양한 전략을 씁니다. 예를 들면 보통 챕터별로 쪽수를 비슷하게 쓰거든요. 그런데 화산 이야기는 총 5개의 챕터 중 2번을 1번이나 3번의 절반 정도로 짧게 썼어요. 그 이유는 1번은 여행기, 3번은 역사 등 화산과 관계된 흥미로운 이야기인데 2번은 화산과 관련한 과학 이야기거든요. 과학 이야기면 정제된 용어가 들어가기 때문에 분량이 많으면 거기서 대부분 읽다가 멈춰버려요. 그래서 앉은자리에서 다 읽어버릴 수 있게 필요한 지식은 다 전달하되, 최대한 시처럼 정제해서 전략적으로 절반으로 줄였어요. 그러면 또 볼 테니까요. 


사실 챕터마다 똑같이 하는 게 제일 쉬워요. 그런데 독자가 어렵다고 생각하고 못 넘어갈 곳을 잘 넘어갈 수 있게 받침대를 대어주는 게 작가가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독자 인식이라는 게 필요해요. "독자는 제2의 저자"라는 말이 있을 만큼 책은 소통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글을 쓸 때는 혼자니까 저는 가상의 독자가 앉아있다고 생각하고 그 사람과 이야기하듯이 책을 써요. 책을 재밌게 쓰려면 첫째도, 둘째도 독자예요!  


목차 살짝 맛보기 (이미지 출처: 별똥별 아줌마가 들려주는 화산 이야기)


Q. 독자가 청소년인 것과 성인인 게 어떻게 다른가요? 

가장 쉬운 건 성인 독자예요. 제가 생각하는 대로 쓰면 되거든요. 그다음으로 어려운 건 청소년 독자예요. 청소년 독자에 대해 쓰려면 청소년 독자가 현재를 어떻게 호흡하고 있는지 알아야 하거든요. 그래서 끊임없이 리서치를 합니다. 요즘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만화나 소설을 보고 그 속에서 코드를 찾고자 노력하죠. 


또한 청소년 독자는 인간의 발달로 보면 매우 불완전한 상태잖아요. 자아를 찾아야 하는데 경제적으로는 독립할 수는 없고, 이것도 저것도 해보고 싶지만 현실적으로는 너무 끈이 매달려 있고, 그러나 언젠가는 밖으로 나가야 하는 그런 심리를 잘 읽어줘야 해요. 예를 들어서 펭귄에 대해 쓴다면 귀여운 아기 펭귄이 있고 어느 정도 자라서 절벽에서 첫 점프를 하게 되는 펭귄이 있고 성인이 되어 알을 낳으려고 돌아오는 펭귄이 있고 펭귄도 나이에 따라 다르잖아요. 청소년 독자에게 펭귄에 대해 설명한다면 첫 점프를 하는 펭귄을 예로 드는 거죠. 대부분 동물을 설명할 때 성인 펭귄만 생각하거든요. 이게 청소년을 위한 글이면 펭귄도 청소년 시기의 펭귄이어야 독자가 더욱 공감하며 재미를 느낄 수 있어요.


이미지 출처: Daily mail reporter ("The world in all its natural glory")


Q. 그렇다면 어린이 독자는요? 

제일 힘든 건 어린이 독자예요. 제가 어린이가 아니니까 "어린이는 호모 사피엔스가 아니다", "나와 같은 종이 아니다"라고 생각하려고 노력해요. 전혀 다른 생명체와 소통한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동등해지지 않거든요. 동등해져야 가르치는 게 없어지고, 동등하게 놀려면 먼저 동등하게 대해줘야 해요. 그래서 동등하게 어린이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계속합니다. 


어린이들이 여리고 약한 건 맞지만 "독립된 인간"으로 생각해요. 저와 지적인 이해능력이 다른, ‘못한’이 아니라 ‘다른’ 생명체라고 생각하죠. 독자로서 동등하게 대한다는 것은 독자가 몇 살이냐에 맞게 또래 독자가 쓸 수 있는 단어들을 분류해서 그 단어들로 설명하는 거예요. 많은 전문가들이 글을 쓸 때 말투를 친절하게 쓰려고 노력하는데 그게 아니라 어린이 독자 나이대의 친구들이 쓰는 언어를 알고 그 친구들이 교과서에서 배우는 용어를 알고 그 용어로 쓰는 거예요. 그러니까 초등학교 3학년을 위해서 일반상대성이론 이런 걸 쓰면 안 되죠. 아무리 쉽게 써도 쉬워질 수가 없어요. 교과서를 따라 하는 게 아니라 교과서에 있는 단어가 기본이 되어야 해요. 


그래서 어린이책을 쓸 때는 몸에 사리가 나오는 느낌이에요. 저에게 쉬운 단어가 어린이 독자들에게 쉽지 않으니까요. 그렇지만 마치 퍼즐을 푸는 것 같아서 재밌기도 해요. 아주 제한된 단어로 무언가를 멋지게 설명했을 때 어려운 퍼즐을 푼 것 같은 희열이 있어요. 


친근한 '별똥별 아줌마', 이지유 작가님 (이미지 출처: 어린이 과학동아 "별똥별 아줌마 이지유 작가를 만나다!!")



'과학'과 '논픽션'을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Q. 어린이 과학책, 혹은 어린이 논픽션 책에 대한 인식은 어떤가요?

발로 쓰는 작가답게 도서관, 서점에 찾아가서 약 40명의 사람들에게 "과학책을 왜 아이들에게 보여주세요?"라고 직접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단 1명도 예외 없이 "과학시험 잘 보라고요"라고 대답하셨어요. 그런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사실로 드러나니까 놀라웠죠. 요새 논픽션 책은 책을 사는 사람도, 저자도 명확하게 지식을 주입하는 형태를 선호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과학은 과학 방법의 준말로서 명사가 아니라 동사예요. "과학 하다"의 행위로 만들어진 게 과학 지식이죠. 그런데 사람들은 과학이 곧 지식이라고 생각해요. 만드는 행위 없이 결과물만 보는 거죠.


과학 교육, 천문학, 과학영재학까지 공부한 사람으로서 결과물, 과학 지식만을 알기 쉽게 전달하는 게 아니라 지식이 만들어진 "지식의 구조"를 알려주는 책을 써야 한다고 생각해요. 당시 어떤 역사적인 배경과 문화적인 배경 속에서 과학자라는 사람이 영감을 얻어서 이런 연구를 했는지, 그리고 그 연구가 발판이 되어 지금까지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지식의 구조를 쌓아온 과정에 대해 알 수 있어야 제대로 된 과학책이라고 생각합니다. 


Q. 과학에 관심이 없는 아이에게 과학과 친해지는 팁을 주신다면?

세상의 모든 사람은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어요. 어떤 한 주제에 대해 원초적인 호기심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이죠. 과학이든 예술이든 영재의 정의는 나라마다 다른데 우리나라는 미국처럼 줄 세우는 방식을 따르고 있어요. 원론적으로나 학문적으로나 과학영재는 과학이라는 방법, 지식, 현상에 원초적인 관심이나 호기심이 있으면 영재라고 봐요. 없으면 정상(웃음). 그래서 과학에 호기심이 있는 사람은 오히려 무언가를 시킨다거나 건드리면 안 돼요. 궁금하다고 하면 관련한 것을 사다 주고 실험실을 꾸려주고 안전장치를 해주면 돼요. 


과학 대중화를 위해 호기심 없는 사람이 호기심을 가지도록 하려면 재미있어야 해요. 원래 관심이 없는 사람을 관심 있게 하는 건 아무도 못하지만 해볼 수 있는 것 중에 하나는 엄마, 아빠가 먼저 과학책을 재밌게 보는 거예요. "너도 읽어봐"라고 시키지 말고 엄마, 아빠가 재밌게 웃으며 과학책을 보면 아이도 따라 하게 돼요. 그래서 저는 과학 만화책을 많이 권해요. 야밤의 공대생 만화나 최근에 나온 과학자의 일상 웹툰들이 있어요. 엄마, 아빠가 키득키득 거리며 과학책을 보고 있으면 따로 읽으라고 말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옆 눈으로 보고 있을 거예요. 이게 제가 권하고 싶은 방법이고 이게 아니면 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핵심은 "아이들은 어릴 때 엄마, 아빠를 보고 배우는데 엄마, 아빠가 과학에 관심이 없으면 아이들도 관심 없습니다. 관심을 가지게 하고 싶다면 엄마, 아빠가 먼저 재밌는 과학책을 보았으면 좋겠고 조금이라도 강요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에요.



Q. 어른들이 과학과 친해지기 위한 팁이 있다면요? 

가장 쉬운 건 재밌는 과학책이에요. 과학 강연이나 과학을 소재로 하는 영화도 보면 좋고요. 가기 싫은 아이를 억지로 끌고 과학관, 박물관을 가면 안 가는 것만도 못해요. 같이 즐기는 게 포인트죠. 아직 과학관에 마음이 열리지 않는다면 캠핑을 추천해요. 캠핑이야말로 과학과 친해지는 방법 중에 매우 좋은 방법이거든요. 캠핑 가서 불도 피워보고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방법도 배우고 그런 게 다 과학이고 환경 지식이니까요. 캠핑을 간다고 하면 다들 장비를 얼마나 구비하느냐 관심을 가지는데 장비가 많지 않아도 필드 트립처럼 즐길 수 있어요. 



'발견'하러 뛰어가게 만드는 그림책


Q. 어린이 독자들이 작가님의 책을 읽으면서 어떤 생각, 활동과 이어지길 바라나요?

저의 진짜 목표는 제 책을 읽고 책에 나온 장소에 가게 만드는 것이에요. 그래서 최대한 실감 나고 재밌고 활기차게 쓰려고 애를 써요. 화산 이야기가 초등학교 4학년 대상인데 그 의미는 일종의 하한선이라 그 이상 연령대는 다 읽을 수 있어요. 즉, 아이만 읽는 게 아니라 가족이 다 읽는 거죠. 어린이들은 재밌게 읽기만 하면 되는데 그 책을 읽은 어른들은 "어머 나 이거 가봐야겠어" 하면서 적금을 부어서 가게 만드는 게 목표예요. 곧 나올 아프리카 책은 초등학교 5학년 이상 대상인데 온 가족이 함께 책을 읽고 아프리카를 가자는 이야기가 나왔으면 좋겠어요. 제가 그 책을 쓰려고 뛰어갔듯이 독자가 그 책을 들고 어디론가 뛰어가게 만들고 싶어요. 그게 되면 나머지는 저절로 된다고 생각해요. 


작가님의 화산 이야기를 읽고 하와이로 화산 여행을 다녀온 나연 님의 가족 


저는 글을 머리로 쓰는 게 아니라 몸으로 써요. 읽는 사람도 오감으로 읽고 몸으로 읽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제 책에는 냄새, 촉감 이야기가 많이 나와요. 오감으로 읽고 독자만의 육감의 영감을 받도록 하는 것이 제가 글을 쓰는 목표입니다. 여기서 여섯 번째 감각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글을 써볼래, 어딜 가볼래와 같이 무언가 행동하도록 만드는 욕구예요. 화산 이야기 책이 처음 나왔을 때 지구과학 선생님 몇 분이 그 책을 들고 하와이에 갔어요. 사막 이야기 책도 지금 서호주 사막 투어 하시는 여행사에서 가이드북으로 쓰고 계시죠. 이처럼 제 책으로 독자들의 여섯 번째 감각을 깨워 행동하게 만들고, 독자가 그 감각을 실제 행동으로 이어가길 원합니다


Q. 좋은 과학책이란, 좋은 어린이 과학책이란 어떤 책인가요?

일단은 저자가 진짜 자기 발로 뛰고, 지식에 대해 깊이 이해한 다음에 쓴 책이에요. 처음부터 그런 책을 고르기 쉽지 않지만 책을 많이 보다 보면, 경험치가 많을수록 고르는 눈이 생길 수 있어요. 두 번째는 결과 위주의 단편적인 지식을 주는 책 보다 구조를 스스로 파악할 수 있는 긴 글의 책을 추천해요. 결과만 보고 외우는 게 아니라 스스로 글을 읽고 독해하고 이해할 수 있는 책을 읽어야 사고를 훈련할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어떤 책이든 아이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해요. 읽으라고 강요하지 말되, 하나의 선택지만 주는 게 아니라 여러 책을 같이 줘서 스스로 책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습니다. 


이지유 작가님과 함께하는 SEE SAW의 발견의 기쁨, 기대해주세요!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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