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 그건 마음이 움직인 다음 얘기지

by 서그냥

하루가 지났지만 글쓰기를 괴롭히고 싶은 마음이 다행히 아직 남아있습니다.

저번 글에서 저는 의욕을 길러보고자 '괴롭히고 싶은 마음'을 바탕으로 E가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포인트가 하나 있습니다.


스스로의 변화를 위해서 '이성적 이유'가 아니라 '감정적 마음'을 근거로 이용했다고 하는 겁니다.

부지런해지고 싶은 이유를 이성적인 이유에서 찾는 사람도 많을 것입니다.

부지런하게 노력해야 목표를 이룰 수 있고, 그래야 성공할 수 있고, 그래야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게을러지면 안된다.

얼마나 이해가 쉽고, 납득이 잘 갑니까!

저도 이러한 사고 과정을 거쳤습니다.

하지만 저는 번번히 실패했어요.

아무리 노력해야하는 이유를 찾아서 나를 바꾸려해봐도 높은 목표 앞에서 한없이 게을러지고 스트레스를 받는 불행한 저를 발견할 뿐입니다.


그러던 와중 사람이 행동함에 있어서 '이성이 먼저냐, 감정이 먼저냐'를 다루는 글을 봤던 것 같습니다.

뇌과학, 행동경제학, 인지심리학 관련 책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모든 상황에서 무엇이 먼저다 단언할 수 없지만 전반적으로 감정이 먼저라는 결론에 도달했던 것 같습니다.

한 사례를 소개합니다.


세계적인 신경과학자이자 행동신경학의 권위자인 안토니오 다마지오 박사는 1994년 ‘아이오와 도박 과제(Iowa Gambling Task)’ 실험을 했습니다.

다마지오 박사는 감정 조절 능력이 손상된 환자들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도박 게임을 시켰습니다.

카드 더미 4개 중에서 매 턴 하나씩 고르게 하고, 어떤 더미는 당장은 큰 보상을 주지만 결국 손해를 보게 되는 반면, 어떤 더미는 처음엔 보상이 작지만 꾸준히 선택하면 이익을 보게 만들었습니다.

놀라운 점은, 정상적인 사람들은 약 20~30장의 카드를 고른 시점부터 이익이 나는 더미를 ‘감’으로 피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아직 명확하게 의식적으로 인식하지는 못했지만, 손해 보는 더미를 고를 때 손에 땀이 나고 불편한 감정을 느꼈다는 것이 생리 반응을 통해 포착됐습니다.

하지만 감정 반응을 느끼지 못하는 환자들은 이익·손해 여부에 대한 인지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손해를 보는 쪽의 더미를 고르는 행동을 반복했습니다.

즉, 합리적 판단 능력이 있어도 감정이 없다면 실질적인 행동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죠.

이 실험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행동을 바꾸기 위해서는 이성적인 이유 이전에 감정적인 경고, 감정적인 동기부여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 물론 무조건 감정적인 동기부여만 있고 이성적인 이유가 없다면 그 또한 올바른 결정을 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감정과 이성은 상호작용하는거죠.

이성이 특히 강조되는 21세기 현대 사회에서 자란 제게, 의식적인 행동보다 감정적 신호가 먼저 작동한다는 사실은 신선하면서도 충격적이었고, 매우 설득력 있게 다가왔습니다.


이런 사례를 이전에 접했던 영향인지, E로 변하고 싶다는 저의 이유엔 이성적인 동기도 있었지만 결국 ‘괴롭히고 싶은 마음을 가져보자’는 감정적인 접근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길지 않은 이 글을 쓰면서도 집중력이 흐려지고 귀찮아질 때, '괴롭혀야지!!' 라는 생각을 하며 저를 다잡았습니다.

약간 변태(?)가 된 느낌입니다. 하하하.

누구에게나 맞는 방법은 아닐 겁니다.

맞을지 안맞을지 모르니 한번 시도해보시길 바랍니다.

어렸을 때, 좋아하는 사람에게 장난치고 싶었던 마음을 떠올리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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